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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이기성
1137__ 당화혈색소. 미토콘드리아 지도. ‘3류 정치’ 대한민국
뚱보강사는 11월 7일 새벽 05시 20분에 아침밥을 굶은 채로, 과천 집에서 존경하는 예쁜 마눌님이 운전해주는 차에 타고, 흑석동 중앙대병원으로 향했다. 지난 3개월간, 매일 새벽에 측정한 공복혈당 수치와 인슐린주사맞은 양을 적은 수첩을 들고, 06시 17분에 중앙대병원 1층 채혈실에 도착했다. 07시부터 피뽑기를 시작하니까, 43분 전에 도착한 뚱보강사는 당연히 1등으로 도착한 줄 알았다. 웬걸 ‘16번’... 대기인 수가 15명이란다... 07시가 되니, 채혈전문 간호사들이 출근한다. 7팀으로 나누어 피를 뽑으니, 금방 내 순서가 온다. 오늘은 최고로 운이 좋은 날... 딱 한 번에 혈관주사를 정확히 꽂는다. 보통 3~4번을 찔러야, 뚱보강사 혈관을 찾는데... 숙달된 간호사에게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일어섰다.
서둘러서, 병원 건물 지하 1층 식당가로 내려갔다. 문재인 때, 코로나 비상사태라고 강제로, 모든 식당의 개업시간을 08시 이후로 정한 다음부터, 병원에서도 대부분의 식당이 8시 넘어서야 문을 연다. 1시간을 의자에 앉아 기다릴 생각을 하며,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마침 죽전문 식당이 문을 열었다. 죽집은 07시부터 문을 연단다... 당뇨 환자들은 채혈을 하자마자, 밥을 먹고 2시간 후에 식후혈당을 다시 재고 난 다음에, 담당 의사를 만나야 한다. 식후 2시간혈당을 측정해야하는 환자들이 죽집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전복죽을 먹을까? 맛살/날치알죽을 먹을까? 하다가, 얼른 맛살/날치알죽을 주문했다...
09시가 되자, 1층 채혈실로 다시 올라가니, 간호사가 뚱보강사의 손가락 끝을 바늘로 찔러서, 식후2시간혈당을 확인했다. 09시 10분 담당의사 진료실 앞 간호사에게 가서, 식전 채혈과 식후 2시간 혈당 체크를 받았다고 보고하니, 키/몸무게/혈압을 재고 다시 오라고 한다. 3개월동안 매일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손끝을 주사바늘로 찔러, 피를 내고 혈당을 재고, 혈당수치에 맞추어, 정해진 분량의 인슐린주사약을 배에다 맞은 것을 혈당보고수첩에 적었다. 의사진료실에 들어가서는, 3개월 90일간의 혈당수치와 인슐린주사액수치가 적힌 수첩 검토를 받고, 오늘 아침에 채혈실에서 뽑힌 피의 혈당수치(당화혈색소)와 식후2시간 혈당수치가 담당의사의 컴퓨터로 전송온 자료를 검토받아야 한다.
뚱보강사가 담당의사의 수고를 덜어드리고자, 컴퓨터(엑셀)로 3개월 90일간의 혈당 수치와 인슐린주사량 수치를, 30일씩 월별로 계산해서 수첩에 추가했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 숙달된 채혈간호사를 만나 ①혈관도 한 번에 찾았고..., ②월별 평균치도 계산해 왔으니, 의사선생님한테 칭찬받을 일만 남았다... 룰루랄라...
당화혈색소(HbA1c)
당뇨병에서, 혈당 수치(당화혈색소 수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혈당 조절이 중요하다.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당뇨 조절 목표를 세우고, 식이요법, 운동, 약물치료 등을 통해,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당뇨 환자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6.5%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당화혈색소(HbA1c)는 혈액 내 산소 운반 역할을 하는 적혈구 속 ①헤모글로빈(혈색소)과 ②혈중 포도당이 결합한 형태를 말한다. 당화혈색소는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혈색소와 결합하여 생성되는데, 적혈구 수명이 약 120일이므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통해 지난 2~3개월 간의 평균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알 수 있다. 이 검사는 당뇨를 진단받은 사람에게, 일정 시간 동안 혈당이 얼마나 잘 조절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당화혈색소의 정상 범위는 4~5.7%이며, 5.8~6.4%는 당뇨 전 단계, 6.5% 이상일 때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화혈색소 1% 상승은 평균 혈당 30mg/dL 정도 상승을 의미한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올라갈수록 당뇨합병증 위험도가 증가한다. 당뇨병, 당뇨병성 케톤산증, 신부전 등의 질병이 있을 때, 당화혈색소 수치가 증가하며, 장기간 저혈당 상태, 이상 헤모글로빈증, 빈혈이 있으면 감소할 수 있다.
식전 혈당수치를 30일씩 월별로 계산
뚱보강사 칼럼 ‘#914__ 비지칼크. 로터스1-2-3 표계산기. 스프레드시트. 치매 예방 들깻잎’에서 인용함... 지금부터 41년 전, 그러니까, 1984년 애플II+컴퓨터에서 사용하던, 비지칼크(VISI-CALC) 프로그램은 전자장부 또는 계산표 프로그램 또는 셈틀 프로그램의 원조였고, BASIC 인터프리터와 함께, 뚱보강사를 애플II-Plus 컴퓨터에 빠져들게 만든, 엄청난 프로그램이었다...
비지칼크 프로그램은 1979년, 댄 브릭클린(Dan Bricklin, 1951~)이 대학교 수업 과제로 개발한 최초의 스프레드시트(spread sheet) 소프트웨어이다. 엑셀 프로그램은 Microsoft가 1983년에 만든 CP/M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멀티플랜(Multiplan)이 시초이다.
뚱보강사가 컴퓨터(엑셀 프로그램)로 3개월 90일간의 혈당수치와 인슐린주사액수치를, 30일씩 월별로 계산해서 수첩에 추가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비지칼크, 수퍼칼크, 멀티플랜, 엑셀을 모두 사용했던 뚱보강사가 수첩을 보면서, 컴퓨터 엑셀 시트에 3개월간 자료를 날자별로 모두 입력했는데...
이제 월별로 30일간 자료를 합계하고, 30으로 나누어서 일평균을 낼 차례이다... 여태까지 뚱보강사는 “합계는 sum 명령어, 평균은 avr 명령어” 함수를 사용해왔다. a날짜(1일)에서 b날짜(30일)까지 합계를 내라고 sum(a,b) 명령을 주었더니, 답이 틀리게 나온다. 이게 왠일이지? 1일부터, 2일, 3일... 29일, 30일까지 30일간의 합계를 내라고 했더니, 1일과 30일, 2일간의 합계만 내는 것이다. sum(a.b), sum(a;b)도 안되고 sum(a:b)하니까 된다... 평균 명령어 avr(a.b)도 틀린답이 나온다. avr(a,b), avr(a;b), avr(a:b) 전부다 틀린 명령어란다... 고민하다가 avr을 average로 해봤다. average(a:b)하니까 된다... 에구... 뚱보강사도 이제 늙었나보다...
인생의 9가지 기적
2022년 1월 7일부터 힘이되는 좋은글 그룹의 중재자 Chong YI 님이 글을 주셨습니다... ♡ 인생의 9기적(人生 九蹟) ♡ 인생엔 아홉 가지 기적이 있다고 합니다.
1적(一蹟)은 건강한 몸으로 태어나는 것이요,
2蹟은 좋은 부모형제를 만나는 것입니다.
3蹟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친구를 얻는 것이요,
4蹟은 마음을 모두 주고 싶은 진실한 사랑을 만나는 것입니다.
5蹟은 효성스런 자식을 얻는 것이요,
6蹟은 존경스런 스승을 만나는 것입니다.
7蹟은 비명횡사 하지 않고 천수(天壽)를 누리는 것이요,
8蹟은 평생 재물에 궁하지 않을 만큼 갖는 것입니다.
9蹟은, 죽음에 이르러,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나는 것입니다.
어쩌면 살아내는 매일매일이 기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건강과 기쁨의 날이 되시길 바랍니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고해상도 지도
게임 동영상 크리에이터 Mega Factories님이 ‘미토콘드리아 지도’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2025년 11월 9일). --미토콘드리아 지도-- “획기적인 성과로, 과학자들이 인간 뇌 속 미토콘드리아의 최초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뇌가 우리의 생각, 감정, 그리고 질병까지도 조절하기 위해 어떻게 에너지를 생성하고 사용하는지를 새롭게 밝혀주는 연구입니다.”
In a groundbreaking achievement, scientists have created the first-ever high-resolution map of mitochondria in the human brain —shedding new light on how the brain generates and uses energy to control our thoughts, emotions, and even diseases.
미토콘드리아는 종종 "세포의 발전소 또는 세포의 동력원"이라고 불리지만, 뇌에서는 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새로운 지도는 서로 다른 뇌 영역이 다양한 수준과 에너지 사용 유형에 의존하고 있으며, 일부 영역은 더 높은 미토콘드리아 밀도와 기억, 감정 조절, 운동 조절과 연결된 활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 팀이 수행하고,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이 연구는 초박막 조직 절편(슬라이스), 전자 현미경, AI 이미지 처리를 활용하여 세포수준까지 미토콘드리아 분포를 정밀하게 지도화(차트화)했습니다. 이 결과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연관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Mitochondria are often called the “powerhouses of the cell,” but in the brain, their role is even more critical. The new map reveals that different brain regions rely on different levels and types of energy usage, with some areas showing higher mitochondrial density and activity linked to memory, emotion regulation, and motor control.
This research, conducted by a global team of neuroscientists and published in Nature, used ultra-thin tissue slices, electron microscopy, and AI image processing to chart mitochondria distribution down to the cellular level. The findings could revolutionize our understanding of neurodegenerative disorders like Alzheimer’s and Parkinson’s, which are linked to mitochondrial dysfunction.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이 도구는 미래 치료법을 위한 청사진(설계도)입니다. 뇌세포가 에너지를 어디에서 어떻게 잃는지를, 정확하게 찾아냄으로써, 과학자들은 기능을 회복시키고, 질병의 진행을 느리게 하는, 표적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뇌 과학이 아니라, 마음의 에너지 지도를 그려낸 것입니다.
More than just a map, this tool is a blueprint for future therapies. By pinpointing where and how brain cells lose energy, scientists can now develop targeted treatments that restore function and slow disease progression. This isn’t just brain science—it’s the energy map of the mind.
‘3류 정치’가 대한민국 정신문화를 뒤엎었다
[창간 특집 | ‘존중’이 사라진 대한민국] 30년 전 상호 존중하던 정치인들은 어디로?… [신동아] 오정환 정치 칼럼니스트·전 MBC 보도본부장의 글입니다(2025년 10월 30일).
1950년 북한이 남침 준비할 때도, 국회의장서 난투극
1990년대 정치지도자들, 상대를 국정 동반자로 여겨
배석 없이 회담 후, 의견 일치 내보인 김대중-이회창
왜 했는지 의문이었던 윤석열-이재명 영수 회담
‘독설’ 여당 대표와 야당 철저히 무시한 법사위원장
갈등을 원한으로 끌어올려, 사회로 내뿜는 한국 정치
지난해 7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이미 전임 위원장 두 명을 탄핵 발의로 사퇴시킨, 더불어민주당은 이진숙 후보자도 낙마시키려 했다. 회의장은 적개심으로 가득했다. 12명이나 되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돌아가며, 이 후보자의 약점을 캐려들었다. 방통위원장으로서의 능력이나 정책 검증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필자(오정환 전 MBC 보도본부장)는 참고인으로 소환돼, 청문회 현장을 지켜봤다. 과거 취재기자로 들어갔을 때 본, 국회 풍경과는 크게 달랐다. 국민의 공복(公僕)이라던 의원들이, 증인을 범죄인 다루듯 대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다. 공직 후보자더러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모욕하는 발언도 들었다. 대한민국 정치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지, 자괴감이 드는 순간이었다.
건국보다 먼저 시작된 갈등
정치권의 갈등과 분쟁은 대한민국이 세워지는 순간에도 있었다. 1948년 8월 4일 이승만 대통령이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거의 모두 독립운동가들이었지만, 각계의 조각평은 악평 일색이었다. “내각이라기보다는 이승만 박사 비서진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김양수 국회부의장), “대통령의 독재도 좋으나, 민의에 이반된 데 실망한다”(김영동 의원),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바에야,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김광섭 공보국장). 이 대통령이 월남한 이윤영 의원을 국무총리로 지명했다가 국회에서 거부당했는데도, 실향민 단체 이북애련(以北愛聯)은 “내각에 이북 출신이 없다는 것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내각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개헌으로 이승만 정권을 끌어내리고 싶어 했다. 1950년 3월 민국당 의원 28명이 국회에 개헌안을 제출했다. 투표 결과 찬성 79, 반대 33, 기권 66, 무효 1표로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달돼 부결됐다. 민국당 지도부가 수차례 개각으로 자신들의 이해가 반영되자, 사실상의 여당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권이 66표나 된 데서 알 수 있듯, 의원들의 반감은 상당했다.
갈등은 활극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1950년 4월 19일자 한 신문기사 제목이 ‘국회의장(國會議場)에 또 난투극(亂鬪劇), 명패(名牌)가 공중비행(空中飛行)’이었다. 내용은 이랬다. “김문평 (민국당) 의원이 등단하여, 나는 이 문제에 말하지 않으려 하였으나 이진수 (국민당) 의원이 공산당을 운운하니 부득이 말한다고 전제한 후, 확실한 근거나 증거가 나타나기 전에 공연히 떠드는 말만 듣고, 국가경제에 중대 영향을 미칠 문제를 말하다가는, 이진수 의원 자신이 공산당보다 더 악질적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된다고 화살을 도로 돌려보내자, 성미 급한 이진수 의원 ‘무엇이 어째?’ 하고 탁상의 명패를 두어 번 부서지라고 두들기다, 드디어 단상의 김문평 의원을 향하여 던졌으나, 김문평 의원은 맞지 않고, 전기 스탠드를 넘어뜨린 명패는 바로 단상 앞에서 열심히 기록하던 속기사 이호용 군 이마에 명중되어, 피를 흘리고 어쩔 줄 모르자…” 북한이 4월 10일 스탈린의 남침 허가를 받고 병력과 무기를 집결하기 시작했는데, 4월 19일날 대한민국 국회에서 의원들은 명패나 던지고 있었다.
민주주의 성숙과 상호 존중
이후 대한민국이 비약적 발전을 이뤄가는 중에도,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며, 정치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일부 나타났다.
1993년 말, 이만섭 국회의장이 청와대 오찬에 참석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새해 예산안과 정당법 안기부법 통신비밀보호법 통과를 서둘러달라고 부탁했다. 오랜 야당 생활을 거친 김 대통령이었지만, 취임 첫해 의욕적인 국정 운영이 야당에 발목 잡힌 게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만섭 의장은 거절했다. 옛날에는 날치기를 반대했지 않았느냐며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서운했겠지만, 결국 예산안도 법안도 합의 처리됐다. 그해 12월 2일 ‘동아일보’는 국회 정치관계법심의특위 여야 의원들이 정당법과 통신비밀보호법에 합의한 뒤, 오찬을 함께 하며 자축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안기부법을 놓고 본회의에서 다시 육박전을 벌인 뒤, 12월 8일 이마저 합의 통과시켰다.
여야 의원들이 공식 석상에서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는 일은 특별한 게 아니었다. 1997년 8월 여야 3당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개혁 협상을 시작했다. 당초 8월 5일 상견례를 겸한 국회 정치개혁특위 첫 회의를 열고, 정치자금법과 통합선거법 개정 소위를 구성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점거했다. 신한국당, 새정치 국민회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1년 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민주당을 제외하고, 특위를 만들었던 것이다.
정치개혁특위는 계속 공전했다. 그러다 8월 26일 민주당 의원들이 전당대회 참석을 이유로 자리를 뜨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몇 번의 결렬 위기를 겪었지만, 10월 29일 목요상·박상천·이정무 3당 원내총무와 김중위 특위 위원장이 두 법의 마지막 쟁점에 합의했다. 회담을 마친 뒤, 네 사람은 환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에 응했다.
그들은 상대를 국정의 동반자로 치켜세울 줄 알았다
정당들이 서로 싸우면서도 선을 지키고 양보할 줄 알았던 것은, 당시 정치지도자들의 가치관이 지금과 달랐던 이유도 있었다. 그들은 상대를 국정의 동반자로 치켜세울 줄 알았다. 또한 정중하고 진지한 협상의 대상으로 대했다.
김대중 총재의 평화민주당(평민당)은 1990년 1월 3당 합당으로 고립되었다. 유일한 야당이 된 평민당의 반발로 정국이 경색되자, 6월 17일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총재의 여야 영수 회담이 개최됐다. 두 사람은 배석자 없이 2시간 반 동안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때로는 고성이 오가며 얼굴을 붉혔다고 전해진다. 회담을 마치고 함께 도가니탕으로 식사한 뒤 헤어지면서, 김대중 총재가 “빈손으로 돌아가게 돼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이 “앞으로 자주 만나 협의하자”고 답했다. 국내정치 분야는 그랬지만, 외교와 대북 문제는 초당적으로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김대중 총재는 “이번 회담은 구체적인 성과를 얻는 것보다 정치적인 분기점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시간이 흘러 1999년 3월 17일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여야 영수 회담이 열렸다. 정권교체 이후, 1년 넘게 여야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던 때였다. 아침 일찍 조찬을 겸해서 만난 두 사람은 3시간 동안 배석자 없이 대화했다. 회담을 마친 뒤, 김대중 대통령은 “여야가 건전한 파트너로서 나라를 위해 바람직한 정치 풍토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완전한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회창 총재도 “진솔하게 여러 의견을 나눴다”면서, “이번 대화가 정국 경색을 풀고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시 절멸의 대상으로
--민주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승리하자,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갖겠다고 고집--
그런데, 역사가 항상 앞을 향해 나아가지는 않는다. 한국의 정치 문화 역시 그랬다. 2022년 대선이 끝난 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여야 영수 회담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 대표와 다자 회담을 하자며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가 아니다’라는 극한 표현도 사용했다. 그러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하고 나서야, 양자 회담이 성사됐다.
회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인사말이 끝나자 이재명 대표가 A4 용지를 꺼내 들었다. 그 안에 채 상병 특검, 이태원 참사 특별법, 김건희 여사 의혹 등 회담에서 내놓을 주장이 모두 들어 있었다. 방송사들이 생중계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15분간 원고를 낭독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서 있어야 했다. 회담은 양측에서 3명씩 배석한 가운데,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회담이 끝난 뒤 민주당 측은 “상황 인식이 안이하고, 국정 기조를 변화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회담 내내 윤 대통령이 거의 혼자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정국은 오히려 경색됐고, 영수회담을 왜 했는지, 의문스러운 지경이 됐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당의 지위를 무소불위 권력처럼 휘둘렀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승리하자,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갖겠다고 고집했다. 수십 년의 관행을 깨겠다는 것이었다. 1987년 이후 여야는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의석수에 따라 배분했다. 특히 법안 처리의 관문인 법사위원장이 중요한데, 김대중 정부 때, 여당인 국민회의가 제1당 한나라당에 양보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이 야당인 한나라당에 다시 이를 양보하면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1, 2당이 나누는 게 확고한 관행이 됐다. 그런데 2020년 민주당은 이를 무시했고 협상이 교착되자, 아예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차지해 버렸다. 4년이 지나 22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하자, 또 국회의장과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을 모두 갖겠다고 주장했다. 상임위원장 독식을 경험했던 국민의힘은 울며 겨자 먹기로, 나누어주는 7개 자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월 21일, 추미애 의원이 이춘석 의원을 대신해 법사위원장이 됐다. 그리고 야당이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졌다. 며칠 뒤 열린 법사위 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은 안건에 대해 야당과 협의는커녕, 내용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법사위 소위 어디에 배치할지, 추미애 위원장 마음대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이 나경원 의원을 법사위 간사로 내정하자, 추미애 위원장은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그러다 표결에 부쳐,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국정감사 때 조희대 대법원장의 서면 답변서가, 오자 여권(민주당) 의원들에게만 보여주고,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알리지도 않았다.
2023년 2월,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 소추했다. 장관이 탄핵 소추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었다. 그것은 탄핵 사태의 시작이었다. 민주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잇달아 탄핵 소추했다. 모두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됐지만, 몇 달씩 직무가 정지됐다. 이동관·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 등은 탄핵 소추가 진행되자, 자진사퇴했다. 건국 이후 74년 동안 21건에 불과했던 탄핵 소추가, 윤석열 정부 들어 29건이나 발의됐다. 결국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헌재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거대 야당의 공직자 줄탄핵은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차원을 넘어, 헌정 질서 붕괴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을 원한으로 끌어올려 사회로 내뿜는 존재
거대 야당에 의한 국정 마비 논란의 대표적 예가,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파상 공세였다. 민주당은 국회의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을 막아, 방통위를 2인 체제로 만들었다. 그나마 위원장이 공석이 되면, 방통위는 ‘합의’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이진숙 위원장 인사청문회는 사흘이나 계속됐다. 매일 자정에 차수를 변경해 새벽까지 청문회를 계속했는데, 의원들은 돌아가며 쉬고 오지만, 이진숙 위원장 후보자는 초긴장 상태로 버텨야 했다. 고문이 따로 없었다. 그런 청문회를 거쳐 방통위원장에 취임하고, 이틀 만에 탄핵 소추됐다. 탄핵 기각으로 이진숙 위원장이 돌아오자, 이번에는 법을 만들어, 방통위 이름을 바꾸면서, 이진숙 위원장의 직위를 빼앗았다. 그리고 다음 날, 경찰이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도 모욕적 처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5월 14일 국회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총리 등과 만나, 이재명 후보 사건 처리를 논의했다는 제보자의 녹음을 공개했다. 그런데 제보자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나흘 전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한 녹음을 전달받은 것인데, 조작 논란이 있고, 해당 유튜버도 제보자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9월 30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4명을 증인으로 소환했는데, 소환에 불응하자, 강하게 압박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는 글을 올렸다.
2024년 7월 26일 사흘째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이진숙 후보자를 향해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자, 이진숙 후보자가 불쾌해하며 손을 번쩍 들어 “사과를 원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10월 13일 국정감사장에 나와, 관례대로 인사만 하고 퇴장하려 했다. 그런데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석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90분 동안 침묵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민주당 의원들이 질문을 퍼부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경위를 밝히라는 것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법원장 감금’이라고 반발하자, 소동이 일었다.
그 와중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일부 재판이 ‘친일사법’이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 얼굴을 합성한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림을, 카메라 앞에 들어 보였다. 팻말 우상단에, 조희대 대법원장 얼굴을 개 몸통에 붙인 그림까지 있었다.
국정감사는 곳곳에서 고성과 욕설로 얼룩졌다. 과방위 국감에서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전화번호가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김우영 민주당 의원에게 “한심한 XX”라고 말했다. 법사위 국감에서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왜 반말을 하느냐?는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의 항의에, “너한테 해도 돼”라고 대답해, 소란이 벌어졌다.
국회의원과 대변인뿐 아니라, 당대표들까지 막말 논란을 일으킨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9월 21일 장외집회에서 “여당 대표라는 정청래는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석열 내란 수괴 똘마니 주제에, 얻다 대고 입으로 오물 배설인가?”라며 “냄새나니 입이나 닦아라”라고 썼다.
특히,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국민의힘 해산’을 주장했다. 지난 8월 4일 당선된 직후에는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악수도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청래 대표는 당선 인사를 다닐 때,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만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 해산 청구를 실제로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래전, 한 국회의원이 방송에 나와 “정치인들은 왜 항상 싸우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었다. “사회의 갈등을 국회 안으로 가져와, 대신 싸우고 해법을 찾는 게 정치다.” 그때는 그 말이 옳았지만, 지금은 궤변이 된 것 같다... 지금 한국의 정치는 갈등을 원한으로 끌어올려, 사회로 내뿜는 존재가 아닌가 우려된다.
[참고] ‘#914__ 비지칼크. 로터스1-2-3 표계산기. 스프레드시트. 치매 예방 들깻잎’, 뚱보강사, 2024.10.23., 299회.
https://kg60.kr/cmnt/2342/boardInfo.do?bidx=977967
[참고] Chong YI, 2022년 1월 7일부터 힘이되는 좋은글 그룹의 중재자 .
https://www.facebook.com/groups/708132306017947/user/100000965669244
[참고] 게임 동영상 크리에이터 Mega Factories, 2025-11-9.
https://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86261781068
[참고] [신동아] 오정환 정치 칼럼니스트·전 MBC 보도본부장 2025-10-30
https://shindonga.donga.com/politics/article/all/13/5930440/1?fbclid=IwY2xjawN2LQBleHRuA2FlbQIxMQABHpkdbJDOhHHRpeG0iXDQ697nQHeMMNGfewlX8UYdd5ajqEonVDzO3MVvfXMY_aem_G9hUHFNuLxRe2Ja5LdUQ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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