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__ 스승의날과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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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이기성

 

 

 

331__ 스승의날과 코로나-19

 

교수는 자존심을 먹고 산다. 저자를 스승으로 모시고, 명예를 존중해드려라. 저자에게는 진심으로 극상의 대우를 해야 한다.” 2018년말 100세로 돌아가신 아버님 말씀이었다. 검인정교과서 출판의 황제였던, 도서출판 장왕사 회장의 출판경영론특강의 첫마디였다. 편집국장 주재로 열리던 편집론’, 생산부장이 맡았던 출판제작론’, 영업부장이 맡았던 서점과 마케팅’, 전무가 맡았던 출판개론’, 오프셋공장장의 색채와 사진제판론’, 활판공장장의 조판과 활판인쇄론등 부서별로 이루어지던 출판특강을 1964년부터는 통틀어서 종합 출판교육을 종로2가 본사 제일빌딩에서 진행하였다. 책이 성공하려면 우선 원고가 좋아야한다. 사실 원고를 제공하는 저자를 존경하는 것이 출판인의 기본 자세이다. 출판사에서 저자를 접대하는 입장이던, 뚱보강사가 <<컴퓨터는 깡통이다>> 책을 집필한 G출판사에서는 베스트셀러 저자로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1980~1990년대 컴퓨터 분야 책은 없어서 못 팔 정도여서, 컴퓨터쪽 단행본 저자들은 영진출판사 등에서 특대우를 받는 시절이었다.

 

 

저자를 스승으로 모시고, 존중해라

 

그런데 1995년에 실업계 교과서 <<전자계산일반>>과 인문계 교과서 <<정보산업>> 책을 집필할 때는 깜짝 놀랐다. S출판사 편집장은 물론 편집사원, 영업사원까지도 저자를 대우하는 것이 아주 달랐다. 교과서는 저자와 출판사 이름을 빼고 백표지로 심사본을 만들어서 문교부에 제출하여 여러 분야 전문가 심사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받아서 합격해야만 [문교부 검정: 00.7.29: 01-4034]같은 검정번호를 부여받는다. 2020년에는 남한 전체 인구 5190만 명에 고등학생(17~19)158만 명으로 줄었지만, 1990년 인구는 4287만 명, 고등학생은 275만 명이었다. 고등학생 한 학년이 90만 명. 과목당 5종류가 합격하면, 한 출판사당 평균 18만 권의 교과서를 팔게 된다. S출판사 입장에서는 뚱보강사가 <<전자계산일반>><<정보산업>> 교과서 2가지가 합격했으니 매년 36만 권의 책을 팔아주는 베스트셀러 저자인데도, 대우가 형편없었다. 일반 단행본과 달리 검인정교과서는 5~7년간 교육과정이 변경될 때까지 매년 발행하니까, 180만 부(36X5)에서, 252만 부(36X7)를 팔아주는 밀리언셀러 저자였다.

 

S출판사의 사장은 뚱보강사가 강의하는 언론정보대학원 야간 강의실까지 찾아와서, 거액의 계약금(인세 선급금)을 내면서 저자로 계약해달라고 했는데, S출판사 편집장이나 직원들은 밀리언셀러 저자인, 검인정 교과서 저자를 몰라보고 월부 판매하러 오는 영업사원 대접하듯 한다. 도서출판 장왕사가 왜 검인정교과서 업계의 황제가 되었는지 짐작하게 했다. 장왕사의 출판사경영 방침이 교수는 자존심을 먹고 산다. 저자를 스승으로 모시고, 명예를 존중해드려라. 저자에게는 진심으로 극상의 대우를 해야 한다.”였으니까. 교과개정이 개편되어, 다음번 교과서 개편 때에 S출판사가 재계약을 하자고 했지만, 당근, 뚱보강사는 다른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S출판사는 편집장과 S출판사 직원에게 설설 기는 착한 교수 저자와 <<전자계산일반>><<정보산업>> 교과서 집필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그 저자가 쓴 책들은 검인정 심사에서 둘 다 불합격하고 말았다.

 

 

코로나-19 스승의날 모임 불가

 

20216270시 현재 코로나-19 확진환자는 614, 확진환자 합계 155071, 사망자는 1, 사망자 합계 2013명으로, 닷새 연속 600명대 확진자를 기록했다. 1529216명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전날 11159명이 접종했다. 인구 대비 접종률은 29.8%. 정부가 71일부터 현행 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4단계로 완화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6인까지 사적모임이 허용된다. 20216월까지는 4인까지만 모일 수 있으니까, 매년 515일에 동국대 앞 족발집에서 모이던 스승의날행사도 금년도는 물 건너갔다.

 

스승의날은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 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 1963년 충남지역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은사의 날을 정하고 사은행사를 개최한 것이 시초로 알려져 있다. 1964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RC)526일을 스승의 날로 지정하였으며,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15일로 변경하여 각급 학교 및 교직단체가 주관이 되어 행사를 실시하여왔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사은행사를 규제하게 되어 스승의 날이 폐지되었으나, 1982년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조성을 위하여 다시 부활되었다.

 

 

전도 수업 해혹

 

한국전자출판교육원장인 뚱보강사가 존경하는 Y교수가 201512월 뚱보강사의 대학원 겸임교수 정년퇴임식 때 참석하여, 이글을 발표해주셨다. “ ‘전도수업해혹을 실천하시는 우리 시대의 스승님이란 제목이다. 제가 이기성 원장님을 존경하는 이유는 그분의 학문적인 업적과 제자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스스로를 초지일관 뚱보강사로 말씀하실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입니다. 저는 원장님을 뵐 때마다 스승의 도리를 실천하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 당나라 한유(韓愈, 768~824)<<사설(師說)>>이란 책을 지었는데, 이 책에는 스승이 해야 할 일을 세 가지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가 전도(傳導), 두 번째가 수업(授業), 세 번째가 해혹(解惑)입니다.

 

전도란 삶의 길에서 어떻게 사는 길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가? 학생들에게 몸소 보여주고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수업이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가지고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그걸 업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고 길을 터주는 것을 말합니다.   

해혹이란 살다보면 많은 의문도 나고 질문도 생기고, 풀어야 할 여러 가지 숙제도 생깁니다. 학생들이 그런 의문을 가졌을 때, 명쾌하게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기성 원장님이 출판교육을 하면서도 전도수업해혹이라는 스승의 도리를 실천하셨듯이, 출판 진흥을 하면서도 출판의 길을 열어주시고, 출판인들이 잘 살아가도록 길을 터주시고, 출판계에 산적해 있는 어려운 문제들도 말끔히 해결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Y교수가 말한 대로, 뚱보강사는 2달 뒤인 20162월 말에 전주 시에 있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으로 임명되어, 201712월 말까지 근무하면서 22개월간 한국 출판 진흥 사업에 힘썼고, 특히 전자출판의 가장 기본 필수품인 한글폰트(순바탕체 패밀리)를 개발했다.

 

 

강직한 자연인

 

동갑내기 B교수가 2011년 한국전자출판학회에서 엮은 <<직지에서 구름책으로>> 책에 뚱보강사의 계원예술대학교 교수 정년퇴임식 기념사(제목: ‘강직한 자연인’)를 발표해주셨다.

 

나의 스승이자, 한 길을 가는 동갑친구 이기성 교수님을 알게 된 지도 올해로 딱 25년이 된다. 감히 동갑친구라 칭하는 것은 분명 무례한 일이지만, 교수님의 그 소탈함이 이 같은 나의 무례를 감싸준다. PC 사용자가 흔치 않았던 시절, 나에게 보석글데이터베이스라는 신천지 문화를 가르쳐 준 분이 이기성 교수님이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나는 뚱강 이기성문하생으로 자청해서 입문하여 대학원 제자, 디지털 제자로 나이답지 않게 이것저것 아쉬움 없이 활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환갑을 넘긴 내 친구들에게 컴퓨터 선생으로 행세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이기성 교수님의 자극과 배려 덕분이다.

 

이런 과정에서 나는 강직한 인품과 호불호가 뚜렷한 성격으로, 세상일에 항상 손해를 보는 이기성 교수님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다. 한글 코드 문제를 비롯해 전자출판의 표준화 문제, 디지털 한글 글꼴 문제 등등 소신을 가지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일을 많이 당하셨다. 그럴 때마다 특유의 호방함과 넉넉함으로 이를 잘 극복해 나가셨다. 이기성 교수님께는 충성도 높은 팬 층이 많다. 출판계뿐 아니라 대학과 대학원의 제자, 언론계 등등 다양하다. 20대에서 60대까지 나이들도 제각각이다. 이런 인기는 흡인력이나 친화력이란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25년의 교유를 통해 얻은 나의 결론은 이기성 교수님의 자연인기질이다. 세상사는 데는 격식이 필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일본의 정원처럼 잘 다듬어진 형식을 이 교수님은 싫어하신다. 자연 맛의 그대로인 소박하고, 다소는 투박한 한국식 정원처럼, 그런 자연스러움을 사랑하는 분이다. ‘정장보다 캐주얼 복을 고집하며, ‘품위어(品位語)’보다 자연어를 더 좋아하는 이기성 교수님의 소탈함에 나는 25년간 힘없이 빨려들었다.

 

정년퇴임이란, 새로운 정년을 향해 출발한다는 함의가 있다. 새출발하는 이기성 교수님께 경의와 함께, 새 정년에도 여전히 내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예감을 벌써부터 하고 있다.

 

 

 

[참고]

[경향신문] 코로나-19

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106270938001#csidxbc5106a29d3102e87ddd32a323f15fd

[한국민족문화대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59459&cid=46625&categoryId=46625

[참고]

이기성 교수 정년기념문집 <<직지에서 구름책으로>>, 한국전자출판학회,춘명,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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