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한글의 가독성(판독성)과 이독성(readability)
- 뚱보강사
- 2012.09.0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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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칼럼
108. 한글의 가독성(판독성)과 이독성(readability)
여자에게 사랑받는 비결 (1) 남자 “동전좀 빌려 주실래요?”, 여자 “뭐하시게요?”, 남자 “ 어머니께 전화해서 꿈에 그리던 여인을 만났다고 말하게요”. (2) 남자 “응급처치 할 줄아세요?”, 여자 “왜요?”, 남자 “당신이 제 심장을 멎게 하거든요!” (3) 남자 “지금 당신이 입고 있는 셔츠 상표 봐도 되냐요?”, 여자 “왜요?”, 남자 “천사표인가 보려고요”.
한글 같은 음소/음절 글자군은 로만 알파벳(자소) 문자와 특성이 다르므로, ‘초성, 중성, 받침의 자소 모양이 음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음절 타이포그래피를 정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자를 분류하는 방식에는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다음과 같이 5가지로도 분류한다.
① 단어 문자(letter) : 한자와 같이 한글자로 뜻과 음이 있는 문자. (보기) 字[글자; 자], ② 음절(syllable) 문자 : 일본어와 같이 자음과 모음의 형태로 분류할 수 없는 문자. (보기) ざ[자], ③ 음소(phoneme) 문자[음운문자] : 한글과 같이 자음 자소나 모음 자소가 각기 변하지 않는 음을 갖고 있는 문자. (보기) 글[ㄱ ㅡ ㄹ], ④ 자소(alphabet) 문자 : 영문자와 같이 로만 알파벳 자소가 모여서 단어를 먼저 만드는 문자. (보기) nice, ⑤ 음소/음절 문자 : 한글과 같이 음소문자이면서 초성(first consonant), 중성(vowel), 받침(coda/final consonant) 등 일정한 원칙에 의해 음절(syllable)을 먼저 만들고 이 음절들이 모여서 단어(word)가 되는 문자. (보기) 한글 [ㅎ ㅏ ㄴ ][ㄱ ㅡ ㄹ ].
한글은 5개 중 ③ 음소 문자[음운문자]에 해당하지만, 입력된 자음(consonant) 자소/음소와 모음(vowel) 자소/음소가 다시 초성/중성/받침으로 모여서 음절(syllable)을 완성하는 ⑤ 음소/음절 문자(pre-syllabled letter)에 해당한다. 로만 알파벳 문자는 ④ 자소 문자이므로 단어(word)를 만들고 단어를 다시 음절로 나누는(syllabicate the word) 분절 문자(syllabicated letter)라 할 수 있다.
글자 하나하나를 얼마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가를 가름하는 것이 가독성(legibility, 글자의 판독성)이고, 문장을 얼마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를 가름하는 것이 이독성(readability, 읽힘성)이다. 글자를 얼마나 충실하게 인쇄해냈는가 즉, 얼마나 완전하게 제대로 표현해서 판독하기에 적당한가(easily read, easy decoding, 변별)를 나타내는 것이 가독성이다. 반면에 한 문단이나 한 페이지에 인쇄된 문장을 읽고 이해하기가 쉬운가(understand, comprehend, 읽힘/이해)를 나타내는 것이 이독성이다.
영어권에서는 활자 자체의 읽기 쉬움과 문장의 읽기 쉬움을 명확하게 구별하지만, 우리는 한글 음절 한 글자를 읽기 쉬운 것(읽고 판독해내는 것, legibility)과 한 페이지의 문장을 읽고 그 문장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는 것(readability)을 둘 다 ‘읽기 쉬운 정도(가독성)’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에서는 글자를 판독하는 것을 가독성 대신에 판독성(변별성)으로, 문장을 이해하는 것을 이독성 대신에 가독성으로 부르기도 한다.
가독성(변별성, 판독성)은 글자의 몇 %까지 잘려져 나갔을 때 완벽하게 판독해내는지를 비교해보는 것으로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이독성(읽힘성, 가독성, 이해성)은 활자의 크기, 글꼴, 한 줄의 길이, 행간, 자간, 색깔, 단 수 등 조판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 가독성이냐 이독성이냐를 따지는 것보다 타이포그래피에서는 책(출판물) 전체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체재가 중요하다. 비록 판독성이 높은 활자라 하더라도 행간이나 자간, 활자의 크기가 적당치 않게 조판이 되면 문장 전체를 이해하는 이독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활자의 모양과 조판 체재 모두가 독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림] 판독성 100% 활자(잘리지 않은 완전한 글자)와 가로로 얼마큼 자르면 괜찮은가(5단계), 세로로 얼마큼 자르면 괜찮은가(5단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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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한글 활자의 크기 비교(호/급/Point/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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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글자 6호(7.5 포인트), 5호(10.5 포인트), 4호(14 포인트), 3호(16 포인트), 크기부터 26 포인트 크기까지 그 모양을 비교하여 보자.[그림] 글자의 크기 비교(7.5p. ~ 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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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타이포그래피와 한글디자인>, 이기성, 한국학술정보(주)
[참고] 이기성, ‘전자출판용 한글 폰트 디자인에 관한 연구’, <<출판잡지연구 제11호>>, 출판문화학회, 200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