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우리나라 출판산업 규모와 KDC 분류

 

뚱보강사 칼럼

102. 우리나라 출판산업 규모와 KDC 분류

 

강남의 예쁜 과부가 네 살짜리와 한 살짜리 형제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과부는 항상 한 살짜리 동생한테만 젖을 먹였다. 네 살짜리 형이 열 받아서 엄마 젖꼭지에 몰래 독약을 발라놓았다. 그 다음날, 한 살짜리 동생은 멀쩡하고, 옆집 아저씨가 죽었다.

 

한국 고유문화 말살 정책이 시행되던 일제시대 때 살아남았던 출판사는 한국 고유문화 발전 대신에 일본 고유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밖에 없었다. 출판의 첫째 목적이 자기 고유문화의 계승과 발전이고 다음 목적이 지식 전달, 여론 형성, 오락 제공 등이므로 1945년 광복은 한국 출판계와 한국 고유문화를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자유를 먹고 자라는 출판 산업이기에 광복된 조국에서는 출판계가 우리 고유문화 계승과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1945년 광복으로 일제의 식민지 정책과 우리 고유문화 말살 정책에서 벗어나고 우리의 말과 우리의 글인 한글을 되찾은 한국 출판계는 한글 서적 출판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잘 나가던 중, 두 개의 커다란 암초에 부딪쳤으니 하나는 1977년의 검인정교과서 발행 출판사 탄압사건이고 또 하나는 1997년의 IMF 경제 위기 사태였다.

 

박정희 정권이 10월 유신을 선포한(1972. 10. 17) 우리나라의 1970년대는 출판사가 전자회사와 원양회사를 인수/합병하는 정도로 출판사의 규모가 컸던 시절이다. 실제로 광명출판사, 장왕사(주), 법문사는 고려원양, 공양물산, 오양참치 회사를 인수했고, 사조사, 민중서관, 도서출판 양문사는 사조참치, 민성전자, 삼영전자 회사를 인수했다.

 

1977년 유신 정책의 반대자를 제거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벌어졌던‘검인정교과서 발행 출판사 탄압 사건’은 특수수사대가 서대문에 출판사 사장들을 한 달 가량 감금하고 117개 교과서 발행 출판사에 221억 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검인정교과서 발행권을 불법으로 징발한 사건이었다. 1990년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할 때까지(1977~1990) 14년간 한국을 대표하던 96개 대형출판사가 문을 닫았고, 우리나라의 출판 산업은 쇠퇴할 수밖에 없었다.

 

1990년 초까지 진통을 겪고 살아남은 명문 출판사들은 다시 우리나라 출판 산업을 조금씩 착실하게 발전시키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1997년의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사태를 맞아 위기를 맞는다. 이런 사실은 통계 숫자로 증명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납본 업무를 대행하고 있으며 납본된 도서를 기준으로 매년 출판 통계를 집계하여 발표하는데, 2011년 출판 통계를 살펴보면 2010년에 비해 책의 정가는 오르고, 책의 두께는 얇아진 것이다.

 

2011년도 신간 서적 발행종수는 4만4036종이고 종당 평균 발행부수는 2488부로 전년의 평균 발행부수 2639부보다 5.7% 감소했다. 권당 평균 정가는 1만3010원으로 전년 1만2820원보다 1.5% 올랐다. 책당 평균 면수는 260쪽으로 전년 272쪽보다 12쪽 줄었다. 신간 발행부수는 1억 955만 부로 2010년보다 325만 부 늘었다. 발행종수 4만4036종은 매일 120종의 신간 서적이 출판된다는 것이다.

 

책은 KDC(한국십진분류법) 방식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십진분류법(Korean Decimal Classification)은 도서를 분류하여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를 용이하게 찾을 수 있도록 공통된 주제나 같은 유형의 책을 체계적으로 분리·배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분류법이다. KDC는 일정한 도서 분류표에 따라 개개의 도서에 대하여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류 기호를 결정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근대적인 도서관의 도서 분류법으로서 최초로 고안된 듀이십진분류법(DDC, Dewey Decimal Classification)을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한 것이다.

 

국내의 출판 통계는 듀이의 10종 분류(000~900)에다 국내 출판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아동도서와 학습참고서 두 항목을 추가하고 만화 항목을 별도로 분류하여 총 13종류로 구분하여 관련 통계치를 산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서점에서의 분류는 이와 다를 수 있다. 수학에 관한 학습참고서는 KDC의 자연과학 속의 '수학'으로 분류되지 않고 학습참고서로 분류가 되기 때문에 학습참고서류의 발행 추이에 대해서는 그 통계만 보아도 내용을 잘 알 수 있다.

 

2011년 신간 발행 전체 종수는 4만 4036종이고 1위는 아동 = 9546종, 2위는 문학 = 8184종, 3위는 사회과학 = 5919종이다. 2011년 신간 전체 발행부수는 1억 955만 227부이고 1위는 아동 = 3770만 5148부, 2위는 학습참고 = 1721만 6632부, 3위는 문학 = 1583만 6935부이다. 2011년 신간 서적당 발행부수의 전체 평균부수는 2488부이고 1위는 학습참고 = 7974부, 2위는 아동 = 3950부, 3위는 종교 = 2076부이다.

 

2011년 전체 평균 정가는 1만 3010원이고 1위는 기술과학 = 2만 1647원, 2위는 순수과학 = 2만 916원, 3위는 예술 = 1만 9928원이다. 2011년 서적당 전체 평균 면수(쪽수)는 260면이고 1위는 사회과학 = 404면, 2위는 역사 = 401면, 3위는 총류 = 381면이다.

 

1998년부터 2011년까지 14년간 연도별 도서 발행 종수 상위 1위는 2006년 = 4만 5521종, 2위는 2011년 = 4만 4036종, 3위는 2005년 = 4만 3598종이다. 14년간 연도별 도서 발행 부수 순위는 1위는 1998년 = 1억 9053만 5987부, 2위는 2007년 = 1억 3250만 3119부, 3위는 2005년 = 1억 1972만 6681부이고 10위는 2011년 = 1억 955만 227부이다. 1997년의 IMF가 지나간 지 15년째이지만 우리나라의 출판산업은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 서적의 번역 종수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전체 종수는 1만 1648종이고 1위는 아동 = 2545종(21.9%), 2위는 문학 = 2415종(20.7%), 3위는 사회과학 = 1246종(10.7%)이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간 번역 출판 종수 추이 순위는 1위는 2008년 = 1만 3391종, 2위는 2007년 = 1만 2322종, 3위는 2009년 = 1만 1681종, 4위는 2011년 = 1만 1648종이다. 2011년 국가별 번역 출판 종수는 1위가 일본 = 4552종, 2위가 미국 = 3396종, 3위가 영국 = 1098종이다. 4위부터는 독일, 프랑스, 중국, 동유럽, 이탈리아, 북/중미, 러시아, 유럽, 서유럽, 호주, 스페인, 인도의 순서이고 번역 총수는 1만 1648종이다.

 

출판 산업은 제조업이지만 다른 제조업과는 크게 다르다. 첫째, 출판 산업의 유통 구조는 ‘위탁 판매 형태’로 일반 제조업계의 ‘외상 매출 형태’와 다르다. 즉 서점은 외상으로 책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만을 소유하고 출판사에서 위탁하는 책을 전시하여 판매되면 판매된 만큼의 금액을 출판사에 지급하는 형태이다. 이렇게 책의 판매구조가 위탁판매 형식인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둘째, 제조업은 자가 공장에서 자가 종업원으로 계속적인 제조 행위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출판 산업은 타인의 공장에서 타가 종업원으로 제조 행위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쇄나 제책은 주로 하청을 준다.

 

셋째, 출판은 문화 활동으로서의 가치창조와 기업의 영리 추구라는 두 기능을 아우르고 있다. 출판은 아무리 문화 활동이라 하더라도 이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산업계에서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 지구촌은 이미 지식을 팔아서 돈을 버는 사회로 들어선 지 오래되었다. 출판 산업도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 할 때가 왔다.

 

넷째, 도서정가제라는 제도가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출판물은 정가 판매가 원칙이다. 이는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자유 거래 원칙이나 공정 거래 관점에서 보면 불합리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출판 산업이 문화산업이라는 점에서 출판물이 다른 일반 상품과는 다르게 취급되어야 한다는 의지가 사회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며 출판인과 관련 산업인, 독자들이 협조하여서 가능한 것이다.

 

[참고] <출판개론>, 이기성/고경대, 서울엠

<한국출판 100년을 찾아서>, 고정일, 정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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