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_쿽익스프레스와 오토캐드 사건  

193_쿽익스프레스와오토캐드사건--5 2019-9-21

뚱보강사 이기성

 


  193_쿽익스프레스와 오토캐드 사건


이집트 왕이 살던 궁전의 벽에는 새로운 정보나 새로운 지식이 새겨져 있다. 정보를 무료로 국민 모두에게 공개하는 문화이다. 한국도 무엇을 물어보면 공짜로 답을 알려주는 문화이다. 어떤 질문을 했을 때 돈을 내야 알려주는 문화가 아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채택되고 지식도 재산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 법에도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다. 지적재산권은 '산업재산권''저작권', '첨단산업재산권', '정보재산권' 등으로 구분한다.

 

지식이나 정보가 공짜라고 알아온 문화에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의 저작자 혹은 그 승계인의 권리는 저작권법에 의해 법적으로 보호된다는 저작권 개념을 받아들이기 힘들므로 저작권 소유자 입장에서는 법으로 자기의 권리를 지킬 수밖에 없다.

 

1980년대 중반, 개인용컴퓨터 프로그램인 로터스 소프트웨어디베이스 소프트웨어30만 원씩이나 비싸게 내고 구입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사회 통념상 이해할 수 없다. 소프트웨어가 저장된 디스켓(플로피디스크) 한 장 값인 5천 원에 디스켓복사비 5천 원을 합하여 1만 원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프린터나 컴퓨터는 20만 원이고 50만 원을 내고 구입하는 것은 당연시 하면서도 달랑 디스켓 한 장(소프트웨어가 저장된)30만 원은 아주 비싸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작성하는데 들어가는 몇 달간의 시간과 노력과 인건비는 연상이 되지 않는 것이다. 2천만 원짜리 자동차에 시동키가 꼽혀 있다고 돈을 내지 않고 자동차를 가져가는 것이 절도 행위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1억 원이 들어간 프로그램을 무료로 복사하거나 인터넷으로 다운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절도 행위라는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수천 년 내려온 전통과 문화를 법조문 몇 줄로 단시간에 국민의 머릿속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개발에 수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복제하여 사용하는 행위는 자동차나 손전화를 무상으로 집어가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절도 행위인 것이다. 유럽인은 문화가 고급이라 돈을 주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아시아인은 미개인 문화라 돈을 안내고 사용하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다. 문화의 차이 때문이므로 정부는 국민에게 저작권에 대하여 자세히 알리고, 교육을 하여 형태가 안 보이는 소프트웨어도 반드시 돈을 내고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이라는 계몽을 하여야 한다.

 

유럽인이나 미국인이 문화가 높은 민족이라서 소프트웨어 불법 사용자가 적은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저작권에 대하여 잘 알리고, 불법복제하면 구속시키고 벌금 물린다고 교육시켰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본성적으로 공짜를 좋아한다. 문화인이라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던 미국에서 1년 만에 10만 명 이상이 불법으로 복제를 하고 그 디스켓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1988년에 미국에서 10만 대 이상의 개인용컴퓨터가 브레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이 사실은 미국인이 문화인이라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고, 불법복제를 할 줄 몰랐거나, 단속에 걸릴까봐서, 벌금이 무서워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 오토캐드 사건

 

풍습이나 문화를 바꾸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적소유권이나 저작권 개념을 빨리 익히게 하는 데는 교육과 광고 이외에 처벌이라는 강한 처방이 필요하다. 구속하거나 벌금을 많이 물리면 저작권을 인식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저작권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좀 더 열심히 꾸준하게 했어야 했다.

 

우리나라가 저작권 보호를 위한 국제 조약에 가입하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외국계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국내 기업에 대하여 대대적인 소송과 고발을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2007년의 쿽 익스프레스 단속 사건2010년경에 벌어진 오토캐드 내용증명 사건이다. 일반 소프트웨어보다는 출판편집용 쿽 익스프레스프로그램과 설계디자인용 오토캐드프로그램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보니 불법 복제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표적이 되었던 것 같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에 오토캐드 파동이 몰아쳤다. 20123월에 인터넷에 올라온 [질문][답변]을 검토해보자.

 

[질문] 토목 엔지니어링사무실입니다. 1주일 전에 오토캐드 고문변호사라면서 오토캐드 불법 복사본을 사용하는 걸 안다는 취지로 AutoCAD 정품 보유 수량을 묻는 내용증명 공문을 받았어요. 부서장님 보여드렸는데 확인해 보라는데 뭘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를 몰라서요. 당연히 정품 구입해야 하지만 당장 구입을 할 형편이 안 되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용증명에는 답변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하는데, 이미 하루가 지나버렸어요.


1. 만약 내용증명에 답변하지 않으면 불법 복제 캐드를 사용한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나요?

2. ‘Auto CAD 정품 2012’를 요즘 보통 얼마에 구입할 수가 있나요?

3. 저희 회사는 자체적으로 만든 리습을 많이 사용하는데 오토캐드 엘티(AutoCAD LT)는 리습도 안 되어서 불편하기도 하고, 그래서 풀 버전을 사용해야 할 같은데, 특별히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박스 오픈이 안 된 옛날 버전을 찾아 구입한다면 문제가 되나요?

4. 내용증명에 답변을 안 하면 직접 찾아 올 수도 있다고 하던데 친구 회사의 autoCAD를 잠시 빌려 와서 보여주면 괜찮을까요?

 

[답변 1] 저희 회사도 2년 전에 위와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1. 내용증명을 받았으면 가급적 빨리 소명하시는 방법아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 답장을 한다면... 우리 회사는 불법 복제본을 사용하지 않는다등으로. 내용증명에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버전을 사용하는지 기재하라는 식의 내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저희 회사는 정품 오토캐드2008 xx, 정품 캐디안 2008 xx개를 사용한다고 답변 했습니다. 혹시 만약 정품이 아예 없다면 우리는 AutoCAD 사용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 답장을 하지 않을 경우... 접수한 내용증명을 무시하는 경우입니다. 일방적으로 받은 것이니, 답을 하지 않고 그 대신에 철저히 대책을 강구하는 경우도 가능합니다. 연락이 당연히 올 텐데, 그 때에 '우리는 오토캐드 사용 안 합니다' 라고 하면 됩니다. 물론 깨끗하게 제거(시스템 로우포맷이나 하드 교체)하고 오토캐드를 구입하거나 다른 캐드(: 캐디안 같은 우리나라 캐드)를 준비해야겠지요.


2. 오토캐드 가격은 제가 총무부에 물어보니깐 저희는 2008을 구매 당시 개당 430만원인가 주었고, 1년 단위로 무상 업그레이드되는 서브스크립션에 가입되있더고 하더군요. 1년 서브스크립션은 매년 갱신비가 카피당 65만원정도한다고 들었습니다.


3. 저희도 엘티가 금액이 저렴한 건 알지만, 리습이나, 익스프레스등의 기능이 안 된다고 해서 공무부 쪽에 2개만 사용합니다. 제대로 쓰려면 풀버전으로 구매해야 좋습니다. 그리고 구버전은 이미 등록된 걸 건데, 사용하면 이 역시 불법일겁니다.


4. 아마 단속하러 오는 사람들은 소프트웨어 잘 아는 사람일 텐데 상식적으로 볼 때 위험한 듯합니다. 저희 회사에 예전에 단속반이 왔을 당시 무슨 USB 메모리를 꼽아서 프로그램을 돌리면 싹 목록이 정리되어서 버전, 일련번호, 사용 날짜 등이 모두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 목록을 출력해서 서명하라고 한답니다. 서명하면 인정하는 게 되니까, 사무실로 찾아 올 경우에는 바쁘다고 하면서 최대한 미루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품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게 상책일 겁니다. FTA 발효되면 정품 소프트웨어는 어차피 사야만 하니까요.

 

2. 쿽 익스프레스 사건

 

2007824일자 오마이뉴스 통신의 선대식 기자는 수백만 원 짜리 S/W 4일 안에 사라고?’ 제목에 출판업계, '쿽 익스프레스'의 고압적 불법복제 단속에 분개라는 부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2-1. 서울 충무로에서 인쇄물 제작 업체를 운영하는 하XX

그는 '이번에 쿽 익스프레스 6.5k'를 샀지만 정작 사용하지는 못하고, 3.3k 버전을 사용하고 있다. "20077월부터 4일 안에 매킨토시 컴퓨터마다 250만 원짜리 정품 소프트웨어를 사라고 우편물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푹 찔러놓고 안 사면 불법복제 고발하겠다는 거다. 그것도 당장 쓸 수도 없는 6.5k프로그램이다. 유예기간도 없다. 이러니 분통 터진다", "요즘 출판업계는 ''의 높은 가격과 고압적인 불법 복제 단속으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미국 쿽(Quark)사에서 내놓은 출판·편집 프로그램인 '쿽 익스프레스'를 말한다. 이는 출판·디자인·출력 회사 등 출판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한국 출판업계에서는 제품의 높은 가격 등으로 지난 1994년에 출시된 3.3k버전을 불법 복제해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 쿽사는 20056.5k버전을 내놓은 이후, 한국 쪽 법률 대리인을 통해 2007년부터 불법 복제 단속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영세 출판 업체들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씨는 "당연히 정품 쓰는 게 맞다"면서도 "불법 단속을 하면서 250만 원 하는 프로그램을 며칠 안에 사라고 한다, 그럴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단속이 너무 고압적이다"는 하씨의 얘기를 듣기 위해 그의 사무실에 닿은 건 21일 오후 3시께. 직원 한명과 함께 2~3평 정도 되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는 자신의 형편을 출판업계의 평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S법률사무소로부터 2007326일 받았다는 우편물에는 "쿽사를 대리해 서신을 드린다""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고 정품 프로그램을 구입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어 "330일까지 정품 프로그램 사용여부에 관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법적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에 착수할 것이다"고 쓰여 있었다.

 

하씨는 "30만원 월세도 빠듯한데 4일 안에 250만원 하는 '쿽 익스프레스 6.5k' 2개를 사라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부담돼서 1개만 카드를 긁어 샀다""컴퓨터 한 대는 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전에 '쿽 익스프레스' 한국 내 독점 판매사인 인큐브테크 실사팀이 찾아와서 불법복제 사실을 확인하고 구입 유예기간을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뒤통수를 쳤다"고 말했다.

 

하씨는 "계속 불법 복제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정품을 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150만 원 정도만 되거나, 구입 유예기간, 구입 비용 분할 납부, 구매 개수의 유연한 적용 등이 가능해지면 사라고 하지 않아도 살 것이다"고 밝혔다. "(쿽사가) 영세한 한국 출판 업계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비싼 가격에 강압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다""독점 기업이기 때문에 한국시장을 물로 보고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2-2. "쿽사의 정책은 강매이자 협박이다"

경남 김해에서 인쇄물 제조 업체를 운영하는 김XX씨 역시 ''에 대한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쿽 익스프레스 6.5k') 250만 원에 판다는 건 폭리를 취하는 도둑이다"고 소리 높였다. 김씨 역시 20076월말 S법무법인으로부터 "710일까지 정품 사용여부 확인 조치를 해달라"는 우편물을 받았다. 김씨는 8월 초 카드 할부로 프로그램을 겨우 구입했다. 김씨는 "분납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권고기간도 없이 이렇게 하는 것은 강매이자 협박이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당장 쓰기 위해서는 사는 게 아니라, 단속을 피하려고 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오혜경 '서울특별시 인쇄정보산업 협동조합' 홍보실 과장은 불법복제 단속과 관련해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불법복제 사실이 드러날 경우에 큰 피해 없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조정의 여지가 있지만 쿽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출판업계는 '쿽 익스프레스'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쿽사와 인큐브테크는 모든 부담을 소비자한테 떠넘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쿽 익스프레스 6.5버전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베이에서는 약 70만 원(744.05달러), 아마존닷컴에서는 약 71만 원(749.49달러)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 내 판매 가격은 이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것이다.

 

2-3. 인큐브테크 "'소프트웨어는 무료라는' 인식을 바꿔야"

한편 쿽 프로그램의 한국 판매권을 가진 인큐브테크 쪽은 "출판업계의 비싼 제품가격 등에 대한 불만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 쪽은 우선 한국 내 판매 가격이 비싼 이유에 대해 "쿽사 정책 상 미국 내 판매 가격과 인터내셔널판의 판매 가격의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글판 제품은 국내 출판 문화와 환경에 맞춰 많은 부분이 추가되거나 새롭게 제작된 제품이다"라고 강조했다. "판매 가격이 영세업자에게 부담스럽다"는 출판 업계의 주장에 대해 인큐브테크는 "매킨토시 같은 컴퓨터 하드웨어는 고가의 비용도 감수하면서 컴퓨터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쓰려고 하는 고객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7쿽 익스프레스 사건’, 2012오토캐드 파동을 겪어오면서 현 2019년에는 원본 소프트웨어를 유료로 사야한다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공공기관이니까, 언론기관이니까 공짜로 책을 보내라’, ‘우리는 교육기관이니까 공짜로 소프트웨어를 쓰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잘못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남아 있다. 노래나 소설, , 사진, 책은 돈을 주고 사면서도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폰트(디지털 활자) 같은 첨단 산업재산을 유료로 구입해야 한다는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많은 인력과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여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거나 불법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하는 것은 범죄 행위일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을 망하게 하여 국가 경제에도 큰 피해를 준다는 것을 국가가 나서서 홍보하고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 쿽 익스프레스 회사, 어도비 회사, 오토캐드 회사의 내용증명 사태발생은 저작권에 대한 홍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 책임도 일부 있을 것이다. 외국계 소프트업체들이 강력하게 내용증명 사태를 일으킨 사건은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사용자들에게서 손해배상을 받아냄은 물론 앞으로도 불법복제 사용을 못하게 하는 경고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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