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__전립선과 여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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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이기성

 

175__전립선과 여의사

 

늦둥이인지 쉰둥이인지 딸내미가 늙은 아빠를 생각해서 아재개그 문제를 낸다. “아빠, 추장보다 높은 사람은?” 고추장. 그럼 추장보다 훨씬 더 높은 사람은?” 초고추장. “발을 다친 사람은 왜 물리치료를 해?” 병을 물리치려고. “새우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대하드라마.

 

재작년 20162월에 전립선비대증 수술 날짜를 잡았다가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 발령이 나서 2년 후인 20184월로 날짜가 늦춰졌다. 49일 월요일 1시에 OOO 병원 비뇨기과에 전립선(prostate)비대증 수술차 입원. 레이저로 전립선의 커진 부분을 깎아내는 간단한 수술이란다. 혈액 검사, 혈압 검사, 혈당 체크. 왼쪽손등 가는 핏줄에 주사바늘을 꼽고 링게르병에 담긴 생리식염수를 주입하기 시작. 이젠 병원도 컴퓨터가 필수이다. 간호사 등에 멘 것은 혈압계. 겨드랑이나 귀에서 체온을 재던 것도 옛일. 요새는 이마나 앞머리카락에서 센서로 측정한다.

 

410일 화요일. 폐활량 체크. 소변 검사, 심전도 검사. 배에다 약을 바르고 초음파 검사. 내일 수술할 텐데 잘못되어도 할 수 없다는 각서에 날인하라고. 도장 안 찍으면 수술 안 해준다고.

 

411일 수요일. 아침 8시 식사 끝나고 다리 양쪽이 다 벌어져서 너덜너덜한 수술복 바지로 갈아입음. 9시 수술실에서 마취 시작. 주사약 들어가고 30초만에 잠이 들었음. 1055분 수술 종료 메시지가 보호자 손전화로 왔다고 함. 1120. 간호사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깨어남. 1127분 회복실에서 병실로 이동한다고 메시지 보냈다고. 물도 못 마시는 금식 시작.

 

412일 목요일. 아침 9시 과장님 회진시 가스가 나왔냐고 물음. 아직 안 나왔다고 하니까, 안 나왔더라도 이제부터 물은 먹어도 된다고 함. 수술한지 24시간이 지난 12시부터는 밥도 먹어도 된다고 함. 가스 나오라고 똥꼬조이기 케겔운동도 해보고 배로 숨 쉬는 복식호흡도 했지만 감감 무소식. 드디어 저녁 620분에 기다리던 뽕 뿡 뿌웅소리가 들림. 지금 내 몸에는 줄 세 개가 달려있다. 한 줄은 생리식염수+각종 항생제 등 넣는 혈관주사기에 달린 줄. 2번째 줄은 고추를 통해서 방광까지 들어가는 생리식식염수 줄. 3번째 줄은 고추를 통해서 밖으로 나오는 피와 소변이 섞여 빨간색 물이 나오는 줄. 나는야~ cable 인간.

 

413일 금요일. 부지런한 의사님. 7시반 아침식사 나오기도 전에 밤새 무탈한지확인 오심. 감사. 방광에 꼽힌 줄에서 나오는 물의 빨간색이 점점 엹어지기는 한다. 위쪽에 달린 3개의 줄과 아래에 달린 1개의 줄이 너덜너덜... 잘못하면 줄끼리 서로 엉킨다. 수술 직후부터 방광에 연결된 줄 2개중 아래쪽 줄에는 1000cc 투명 주머니가 달려있다. 3000cc짜리 생리식염수에 연결된 위쪽 줄에서 계속 내려오는 생리식염수가 고추-요도-전립선을 통해 방광에 들어가고 다시 방광에서 전립선-요도-고추를 통해 내려오는 물이 1000cc 주머니에 모인다. 수술한 전립선에서 나오는 피와 소변과 생리식염수가 섞여 빨간색인 물을 한두 시간 마다 쏟아버려야 한다. 이거 갈아주는 것과 쏟아버린 소변의 양을 차트에 적어놓는 것도 일이다. 가끔 간호사가 직접 쏟아주기도 한다.

 

414일 토요일. 매일 아침 예쁜 비뇨기과 여의사가 자상하게 고추 소독을 해준다. 알콜(?)을 묻힌 솜으로 고추와 고추푸대를 닦아준다. 거시기가 시원해서 좋은데 이제는 고추가 팽창하기 시작한다. 소독을 적당히 하다말면 고추가 상하는 수가 있다면서, 퇴원해서도 매일 잊지 말고 알콜솜으로 잘 닦아주고 말리라고 한다.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 살살 부드럽게 만지면서 닦아준다. 다 닦은 후에는 손을 펴고 양쪽으로 흔들어 바람을 만들어서 성난 고추를 말려준다. 고추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아끼는 마음이 느껴지는 손길이다.

415일 일요일. 내 자리 바로 옆 할아버지는 80대인데 의식이 희미하고 식사는 코로. 담당 의사가 응급실에 입원하라는데 가족이 우겨서 임시로 입원실로 왔다. 다른 칸은 환자만 정식 침대가 있고 보호자는 바닥에 접었다 폈다하는 간이침대를 주는데 이 사람 경우는 위급환자라 그런지 보호자도 환자용과 같은 침대를 주었다. 가래를 기계로 뽑아내는데 하필 매번 식사시간 바로 전에 작업을 시작해서 시끄럽고 토할 것 같아 밥을 못 먹겠다. 병실 밖에 나와 있다가 가래 뽑기가 끝나면 내 침대로 돌아와서 밥을 겨우 먹는다.

 

1800칼로리 일반 당뇨식 식단. 싱겁고 맛도 없지만 빨리 회복되려고 억지로 꼭꼭 씹어서 삼킨다. 나흘이 지나자 방광을 돌아 나온 생리식염수 색이 빨간색은 거의 없고 누런색으로 변했다. 전립선 일부를 잘라낸 상처가 거의 아물어서 말간 생리식염수가 지나가도 피가 거의 묻어나질 않는다는 신호란다. 내일 비뇨기과 과장의사의 진단에서 퇴원 합격 점수를 받을 확률이 높아졌다고. 월요일에 입원해서 수요일에 전신마취 수술하고 일요일 저녁이 됐으니까, 일주일동안이나 병원 입원 중. 좀이 쑤신다. 컴퓨터도 없이 손전화만으로 버티자니...

 

416일 월 810. 드디어 고추에서 줄을 빼다. 매일 아침 고추 소독을 해주던 하얀 가운의 예쁜 여의사가 ~ 하고 소리 내세요. 약간 아픕니다.”라며 줄을 잡아당긴다. 5초간 아프다가 쏙 나온다. 비로드 같이 부드러운 손으로 고추를 소독 해주더니 소변통에 오줌 누시고 시간과 양을 적어주세요.”라며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12시에 싱거운 점심을 먹고 나면 식후용 항생제와 소화제를 가져오는 간호사가 나더러 성인용 기저귀를 차고 환자복을 새로 갈아입으란다. 고추에 꽂혔던 호수줄을 빼고 나니 소변이 조금씩 계속 흘러내려 바지가 젖었다. 기저귀를 차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아침에 작별했던 천사같이 아름다운 여의사가 다시 왔다. “바지를 내리세요.”하더니 아랫배에다 스캐너를 댄다. 방광에 소변이 얼마나 있는지 유속이 얼만지 알아보는 거란다. 눈치 없는 고추는 미녀를 보더니 다시 부피가 불어난다. 스캐너로 아랫배를 살살 문지르던 여의사가 축하합니다. 퇴원해도 됩니다라고 하더니 간호사에게 퇴원약 처방을 일러준다. 토마토, 마늘, 콩이 전립선에 좋은 음식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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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홍 형님, 아니지, 강회장님, 감사합니다.
    한달간 성인용diaper를 사용하여야 한답니다. 
    그래도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뚱강올림
    몸에 칼을 다는 수술이라 힘드시고 고생의 큰일을 치루셔서 위로를 해 드려야 함에도 
    어째 야동을 보는듯한 야릇한 생각을 하게 되니 어인 일입니까?
    아무튼 무사귀환 축하드립니다.
    영철 형님, 감사합니다.  뚱강올림
    뚱보강사가 누군가 궁금했는데, 기성이 자네였나?  학교 때 통통은 했던 것 같은데 뚱보라니?  어찌 됐건 살 좀 빼고 날씬해 지게.
    전립선 수술 깨끗이 아물도록 나도 기도하겠네.
    천재치과의사 김평일박사님, 며칠  더 여유를 주시면  복분자를 먹고 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뚱강올림
     
    희만이형님, 감사합니다. 뚱강올림
    태권도유단자 신동오형님, 감사합니다.  뚱강올림
    고생은했지만 수술결과가 성공적인듯하니 축하하고 조속 회복되길 비네.
    앞으로 고추가 더욱 실해질테니 함부로 휘두르지마시고!ㅎㅎ
    빨리 건강회복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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