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한글 자판은 바지들고서 자판

  뚱보강사    51. 한글 자판은 바지들고서 자판

 

"안과는 외국 학자들이 연구를 꾸준히 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안과도 자연 따라서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글 기계화는 외국 사람들에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발전시킬 수밖에 없는 과제다.

나는 안과와 한글 기계화, 두가지 중에서 한글 기계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직을 버리고 '한글 글자판 연구소'하는 간판을 걸고 한글 글자판에 관한 연구를 하다가,

1989년 6월에 조국으로 영구히 돌아왔다.

(중략)

현재 불합리한 완성형 코드와 2벌식 자판은 한글 문화발전에 암적 구실을 하고 있다.

한글을 살리자는 소리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는 이 두 가지 때문이다.

한글을 살리기 위해 코드는 조합형으로 하고, 자판은 3벌식으로 통일하자는 소리가 잡지와

신문을 통하여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략)

만일 자판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자판 혼란과 비능룰적인 글자판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는 영영 후진 국가를 면할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다.

한글 자판의 통일은 우리나라 문화와 과학 발전을 크게 좌우하는 중대한 과업임을 진정으로 깨닫는

사람은, 이 과업이 얼마나 시급한가를 절실히 느낄 것이다."

 

1995년 90세로 승천하신 안과 의사 공병우 박사가 84살 때 컴퓨터 통신을 통하여 뚱보 강사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 자판은 몇 가지나 있나?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2벌식 자판이고, 또 하나는 3벌식 자판이다.

 

한글의 창제원리가 초성, 중성, 종성의 3벌식이므로 한글의 기계화에는 3벌식이 적당하다.

그러나 웬일인지 2벌식이 KS 한글 자판으로 정해졌다. 듣기에는 5공 시절에 자판을 통일시킨다

한글의 특성시킨다고 한글의 특성에 맞지 않는 2벌식으로 밀어붙였단다.

 

 그러나 알고 보면 예전의 4벌식 타자기를 2벌식 타자기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가짜 2벌식 타자기라는 사실!

2벌식은 자음 글쇠 한 가지와 모음 글쇠 한 가지만으로 한글을 치는 글자판이고,

3벌식은 초성·중성·종성에 각각 한 가지씩의 글쇠로 한글을 치는 글자판이다.

 

이런 사실과 모순을 공박사는 '국민의 눈을 속이는 한글타자기'라고 말하고 있다.

마치 타자기와 컴퓨터가 서로 통일이 된 것처럼 조작을 한 것이 밝혀진 오늘에

이를 고쳐야 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컴퓨터 자판뿐 아니라 타자기 자판 문제도 심각하다고 심 씨가 느꼈다.

그러나 저러나 고칠 때까지는 잘못된 이 자판을 써야 되는데, 글쇠(키)를 외우기가 힘들다.

젊은 분들이나 타자기를 쳐보던 분은 몇 번 치다보면 외워진다고들 한다.

 

그러나 35살만 넘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외워지질 않는다.

35살 넘어서 자판을 새로 외울 수 있는 사람은 피아노를 잘 치거나 잘 더듬는 사람일 것이다. 

또는 군대 가서 맞고 배우면 가능하긴 하다.

심 씨가 뚱보 강사에게 자판 외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2벌식 한글 자판은 한글 배열이 어떻게 되어 있지요?"

질문에 답하는 사람이 없다.

"그걸 어떻게 외우죠?"

" 그냥 쓰다보면 외워집니다."

 

총각이 "고수부지에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바지를 벗어서 들고 간다.

왜 바지를 벗지? 나도 모르지. 어쨌던 여자 친구를 만나면 좋은거야.

아프리카 말로 '쿠투치파'는 '야 신난다'라는 뜻이라나(뻥이야).

이걸 줄여보면 '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 쿠투치파'가 된다.

 

쿠투치파대신에 우리 말로 '봄바람에 기타를 친다'라는 뜻의 '키타춘풍'이라고 해도 된다'.

'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 키타춘풍'.

"여러분의 한글자판이 '바지들고서'라고 되어 있는 사람 손 들어보세요."

학생들이 멍하니 있다.

 

"왼쪽 글쇠가 'ㅂ,ㅈ,ㄷ,ㄱ,ㅅ'의 순서로 된 사람 손들어요."

이번에는 전부 다 손을 든다.

한글 자판의 왼쪽의 반이 바로 '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 쿠투치파'의 순서로 배열된 것이다.

그래서 2벌식 자판을 '바지들고서' 자판이라고 부른다.

...왼쪽 바지들고서 자판...

바지들고서-11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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