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DTP와 전자출판- PC와 매킨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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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보강사    50. DTP와 전자출판- PC와 매킨토시

 

2007년 6월 22일 용평에서 경영자세미나가 열렸다. 뚱보강사가 특강을 한다.

'인쇄문화산업의 발전전략'이라는 주제의 특강 시간에 약 400명의 인쇄관련업계

경영자에게 질문을 했다.

“타이포그래피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 조용하다.

“원고지정이나 와리쓰께를 아시는 분?”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나이든 몇 분이 손을 드신다.

 

국판 교과서의 크기를 148mm X 210mm 나 A5 판이라고 부르는 세대와

효미 시야게 사이즈(정확한 재단 크기)는 욘승규부에 록승규부(4.9‘ X 6.9')로 부르는

세대의 차이가 타이포그래피와 와리쓰께(할부)의 차이이다.

일본용어를 알아야 기술자인 척하던 시대에서

영어용어를 알아야 전문가인 척하는 시대로 바뀐 모양이다.

 

한 면(쪽, 페이지)에 몇 행(줄)으로 조판하고, 한 행은 몇 자로 조판하고,

본문의 큰 제목은 3행간(제목 위 한 줄과 아래 한 줄을 비워라)이고

본문 조판용 활자는 본문체(명조)로 하고

제목은 네모체(고딕)로 조판하라고 지정하는 것이 원고지정이고,

이 원고지정을 일본말로 와리쓰께(わりつけ, 할부)라고 불렀다.

 

그러나 미술대학을 졸업한 젊은 디자이너는 원고지정이라는 우리나라의

인쇄 용어 대신에 영어로 타이포그래피라고 학교에서 배운 것이다.

 

계량 단위도 우리 고유의 몇 자 몇 치에서 영국/미국의 몇 인치로 바뀌더니

2007년 7월부터는 Cm로 쓰라고 한국 법이 바뀌었다.

국판(오칠판) 교과서용 종이를 아끼기 위하여 국전지를 16절 내지 않고

사륙전지를 25절 내어 148mm X 210mm를 만드는 편법을 쓰고,

국전지를 16절 내어 신국판(225mm X 152mm) 크기를 만들어낸 것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인쇄업계에서 100년 이상 해 온 조판 작업과 제판 작업이

바로 디자인 작업이라는 것을 누가 알고 있을까?

DTP가 전자출판이라고 모 회사에서 광고를 열심히 했다.

DTP라는 출판/인쇄 용어를 널리 알린 공적은 인정한다.

그러나 전자출판이 DTP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오해하게 만든 것은 잘못한 일이다.

 

DTP는 desk(책상)에 top(올려놓는) 크기의 컴퓨터로 publishing(출판)을 하는

탁상출판(desktop publishing)이라는 전자출판(CAP; Computer Aided Publishing)의

한 분야에 속한다.

전자출판은 출판작업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든 출판 행위를 말한다.

 

종이책을 제작할 때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전자책을 제작하는 행위가 전부

전자출판 행위이다.

CD-타이틀로 불리는 디스크책(disk book)이나

e-Book으로 불리는 화면책(network screen book) 같은 전자책을 출판하는 것이

바로 전자출판이다.

화면책은 플래시-애니메이션이나 인터넷-책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탁상출판(DTP)은 8비트급 개인용컴퓨터를 사용하여

한글 원고 입력을 시작한 도서출판 (주)장왕사를 주축으로 1982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컴퓨터에 관심이 있던 출판사와 인쇄사 경영자들이 모여서

개인용컴퓨터를 한국의 출판계와 인쇄계에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연구하였다.

 

그러나 신문에 보도된 것은 영진출판사가 국내 최초 한글DTP 방식으로

‘알기쉬운 베이식 프로그램 모음’ 책을 출판한 1987년이 최초이다.

 

우여곡절 끝에 1988년에 정식으로 한국전자출판연구회(CAPSO)가 18명의 발기인에 의해

설립되었다. 탑출판사 김병희 사장, 한울출판사 김종수 사장, 범우사 윤형두 사장,

열화당 이기웅 사장, 한길사 김언호 사장, 우신사 노양환 사장, 월간디자인사 이영혜 사장,

 도서출판 장왕사 이기성 상무, 평화출판사 허창성 사장, 도산문화사 김민영 차장,

동보출판사 임요병 부장, 보성사 이경훈 사장, 삼민사 한규면 실장, 하이테크 최인수 사장,

안그래픽스 안상수 사장, 우리출판사 김동금 사장, 출판문화협회 이두영 국장,

출판연구소 김희락 국장. 20년이 지난 지금은 직책명이 많이들 바뀌었다.

 

우리 인쇄계와 일본 인쇄계는 얼마나 격차가 있을까? 일본에서 고객의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윈도우(IBM PC) 한 대 정도를 사내에 두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윈도우 PC로 작성한 원고 데이터이면

매킨토시(맥)이 아니라 윈도우로 수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라는 것이 10년 전

일본 인쇄계의 현황이었다.

 

우리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IBM PC와 맥의 사용자는 어느 쪽이 많은가?

수정이 없는 작업이란 없으므로 수정은 데이터를 작성한 컴퓨터가 아니면 힘들다.

물론 가능하긴 하다.

그러나 컴퓨터 자체가 달라지면 색이나 폰트가 변해버려 재조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레이아웃까지 바뀌므로 다른 컴퓨터의 사용은 작업량을 많이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원가 상승을 가져오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고유 영역의 파괴가 진행되고

이제는 산업 간의 컨버전스(융합)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나라 조판업계는 DTP(탁상출판시스템, 인디자인과 쿽익스프레스)와

아래아한글(워드프로세서)이 점령하고,

제판업계는 포토샵(페인트샵프로; 이미지 처리 프로그램)이 침투하고 있다.

제판업계는 시급히 제판디자인업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생존하기에 곤란할 것이다.

 

소량 인쇄분야 역시 복사기와 POD(주문형인쇄기)가 점점 강도를 높여 위협하고 있다.

시대가 점차 변하고 있다. 우리는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참고 1] '시야게'는 ‘마무리 공정, 즉 최종으로 알맞게 다듬질 하는 공정(final finishing)'을 뜻하는 일본어.

[참고 2] 10년 전 일본 인쇄계의 현황에 대하여는 1997년 9월호 ‘인쇄계’ 잡지의 74쪽과

75쪽에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음(기술동향: 윈도우 DTP와 인재 육성).

 [참고 3]

'40만원대의 퍼스널컴퓨터를 사용해서 만든 책이 처음 등장했다. 이기성/탁연상씨가 공동 집필, 애플 컴퓨터로 펴낸『알기쉬운 BASIC 프로그램 모음』은 4·6배판 4백43페이지 분량인데 원고 작성에서부터 교정, 제판용 원도 작성까지 완벽하게 소형 컴퓨터에 의존했다. 이제까지 퍼스널컴퓨터로 제작된 책은 원고 작성이나 출판 과정을 부분적으로 사용했을 뿐이었으나 레이저프린터를 사용하여 한글과 영문으로 함께 만들어진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경향신문, 1987년 11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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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에 정식으로 창립한 한국전자출판연구회는 현재 한국전자출판학회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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