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돈으로 여겨야 행복하다.---치과임상 11월호

 

돈은 돈으로 여겨야 행복하다.―김평일

해질녘 관악산에 오르면 붉은 고추밭처럼 빨간 십자가가 서울을 도배하고 있음에 놀라게 된다. 사랑과 평화의 십자가가 저렇게 세상을 뒤 덮었으니, 천국이 세상에 임한 것이라고 믿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천국은커녕 세상은 점점 악마들이 들 끊고 헐뜯는 지옥이 되어가고 있을까?

범죄는 점점 악랄하고 정교하게 지능화하여 예전엔 없던 새로운 범죄 수법으로 진화되어 간다. 신종범죄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들 범죄는 디지털화 되어 범죄 대상을 불특정 다수에게 순간 살포 범행 한다. 초보 수준의 보이스 피싱이 문자 피싱까지 발전하니 불특정 다수를 놀라게 하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하여 열어 보는 사람의 전화 요금을 순간 탈취하는 그 악랄한 능력이 놀랍다.

재래식 범죄도 진화를 거듭한다. 반세기 전엔 단순 우발 살인사건도 신문에 크게 났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사건은 기삿거리가 못 된다. 쇼킹함을 넘는 반인륜 범죄쯤 되어야 기삿거리가 될까?―사랑하는 배우자, 가족을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들고 가족을 살해하여 노름빚을 갚다가 꼬리가 길어 밟힌 엽기 살인 정도가 되어야 뉴스거리가 된다.

이런 서민 범죄 뿐 아니다. 정계의 범죄는 악랄함은 치사하기도 하다. 원래 정치라는 말을 듣고 귀를 씻었다는 고사도 있지만 요즘의원님들은 국민의 혈세로 만든 세비를 타 먹으며 매번 체하는지 기본 도덕성도 무시한 추태를 벌려 주특기가 이전투구다. 더구나 거룩하고 거룩해야할 종교계의 돈 싸움은 아비목사와 아들 사이에 재판이 벌어지기도 하는 꼴불견이다. 이 모든 범죄를 지배하는 포커스 ―바로 돈 돈 돈― 돈이라는 절대 우상 때문이다.

성경에는 이런 극악세태를 예견한 대목이 있으니, 바로 “적그리스도” 라는 대목이다. 적그리스도라는 명칭이 최초로 언급된 곳은 서간경의 하나인 <요한의 편지>이다. 그 내용은 마지막 때에 강력한 통치자가 나타나 하느님을 적대시하리라는 예언인데, 누가 적그리스도 인가에 대해 천여 년 세월 속에 특정 인물들이 적그리스도라고 몰매를 맞아 왔다. 몇몇 현대 개신교 신학자들은 적그리스도를 그리스도의 주권에 저항하거나 거절하는 것, 교회와 국가의 정치권력을 신격화하는 것 등으로 추상적 개념으로 해석했지만, 종교개혁 전후부터 현대까지 적그리스도로 회자되는 인물엔 늘 교황이 그 누명을 쓰고 있었다. 최근엔 가난한 이들의 벗인 프란치스코 현재 교황이 적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나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을 적그리스도라 거론 하는 것은 하느님의 권능과 동격인 적그리스도의 격에 전혀 미흡하다 적그리스도는 하느님에 가까운 능력자이어야 한다. 첫째 못 이루는 것이 없는 전능자 이어야 하며, 둘째 그 능력을 모든 이가 믿고 온종일 그를 따라 다녀 그 능력을 받으려 하며, 셋째 결정적으로 그는 모든 종교에 깊숙이 침투 하여 거룩한 자리에 자리 한다고 한다. 더구나 전능자이기에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늙거나 병들지 않는 자여야 한다. 그러니 그런 존재는 자연인이 아닌 우상―물신(物神)― “돈”이다.

돈은 전능에 가까워 못 이루는 것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돈만 있으면 된다는 구원관으로 사람들은 눈만 뜨면 돈 되는 일에 나선다. 그야 말로 동분서주(東奔西走)다. 그리고 어느 종파 간에 교황이 깊숙이 침투하지 못했으나, 돈은 아주 깊숙이 침투해서 종교계를 지배한다. 종교계의 온갖 분쟁의 씨는 돈에 있지 않은가.

이런 돈 벼락을 맞은 사람들 로또에서 인생역전을 맞은 사람들을 인터넷에서 살펴보면 그들의 공통점은 로또 당첨 이후 부부, 가족, 친구들 사이까지 불신 때문에 고통 받아 의절이나 이혼의 아픔이 있다고 호소한다. 인생역전은 되었으나 불행으로 역전 된 것이다. 절대로 우상으로 섬기는 돈은 자비의 하느님과 다르다. 돈은 돈으로 여겨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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