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1__대깨문과 녹정기 중화민족

=

401__대깨문과 녹정기 중화민족--------10ok

뚱보강사 이기성

 

 

401__대깨문과 녹정기 중화민족

 

히파이브, 딕패밀리, 펄시스터스, 김민기, 비틀즈나 브라더스-, 비치보이스의 롱플레이(LP) 레코드판을 모으다, 카세트테이프를 모으다가, 브이티알이 나오자 소리만 듣는 대신, 영상까지 녹화된 VTR테이프를 사서 모았다. 진공관 앰프 전축,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에서 미쓰시다의 VHS, 쏘니의 베타맥스(베타) VTR테이프 녹화기로 플레이어가 바뀌었다. 애플II+, 아이비엠XT 시대로 바뀌면서 음악, 영상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했다. 유선전화, 무선전화, 손전화, 인터넷 시대, 사물인테넷(IoT) 시대... 빠른 전송 속도에 정확한 데이터 전달... 5세대(5G) 통신 시대가 오면서 TV안테나, 위성안테나가 필요 없는 OTT(Over The Top)라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가 등장했다.

 

대부분의 OTT 서비스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구글은 2005구글 비디오를 출시했으며, 2006년에는 유튜브를 인수했다. “넷플릭스2007년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애플은 2007년부터 애플TV’를 선보였다. "왓챠(Watcha)"2011년에 설립된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박태훈, 원지현, 이태현, 이충재가 설립하였다. 201586'왓챠'는 기존 영화 중심의 콘텐츠를 드라마까지 확장하고 피드·댓글 기능 도입과 태그 기반 추천 등을 핵심으로 업데이트한 '왓챠 3.0'을 발표했다. 2018년에 사명을 '프로그램스'에서 '왓챠'로 변경하였다.

 

레코드판, 카세트 테이프, VTR 테이프를 사오면, 보관할 장소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넷플릭스’, ‘왓챠싸이트에서 보관해준다.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DP, 귀멸의 칼날, 미국 드라마 같은 걸 본다면, 왓챠에서는 중국 무협 드라마를 주로 본다. 요새는 김용 최후의 장편소설이자, 사실상 마지막 작품인 녹정기에 빠져 있다. 배경시대는 청나라 초 강희(4대 황제 성조 아이신기오로 히오완예이가 사용한 연호) 시대. 강희는 세금을 올리지 마라’, ‘새로운 세금을 걷지 말라는 부친의 부탁을 그대로 지켜, 백성을 살기 좋게 해준 성군이다. 강희 연호는 1662년부터 1722년까지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61년 동안 사용되었다.


녹정기 주인공은 무공을 전혀 못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강호와 황궁에 발을 들이게 된 위소보이다. 위소보는 뛰어난 지혜로 무림과 궁중을 오가며 승승장구한다. 위소보는 환관(내시)으로 위장하여, 강희를 도와 권신 오배를 암살한다. 그 후 천지회 수장인 진금남을 만나, 그의 마지막 제자이자 천지회 청목당의 향주가 되고, 위소보는 강희를 도와 오삼계와 신룡도를 공격하고 라찰국 원정을 마지막 임무로 여기고 떠난다...

 

모두 중화의 일부, 하나의 중국 사상

 

녹정기는 김용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 받으나, 장풍이 나오고 천하무적의 주인공이 나오는 정통 무협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도 기존 무협소설의 주인공의 성격과 거리가 먼데다, 무공도 몇 가지 초식을 흉내만 내는 정도고, 내공은 전무해서 자기 몸을 지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러나 청나라 당대의 시대상과 실제 인물, 역사적 사건을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과 절묘하게 엮어 낸 솜씨는 가히 신필이다. 제목의 '녹정'(鹿鼎 - 사슴과 솥)은 천하의 패권을 뜻한다.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의 혼란기를 지나, 청 왕조의 안정기로 들어서려는 와중에 권력의 정통성과 진정한 통치에 대한 회의가 충만한 시대상황, 그리고 정통 한족 왕조, 한인에 대한 김용 나름의 정의, 확장 등을 읽을 수 있다. 김용의 다른 작품의 주인공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외적의 침입에서 한족을 지키는 영웅이다. 그러나 위소보는 정반대로 감각적 쾌락을 탐하고, 외적에게 아첨을 하지만, 그렇지만 친구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한족이든 다른 소수민족이든 '모두 중화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사상에 가깝다.

 

하나의 중국 사상이 드러나는 예시로, 주인공 위소보가 어머니는 한족이지만 아버지는 한족인지 만주족인지 회족인지 몽골인인지 티베트인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그렇다. 강희제도 한족과 만주족의 혼혈이라는 점이 강조되며, 작품의 결말도 한족이든 만주족이든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립하는 건 부질없다는 식으로 마무리된다. 그 외에도 위소보가 칭기즈 칸도 중국의 황제였으니 중국인이라며 러시아를 상대로 북방 영토를 요구하는 장면이나, 위소보가 센카쿠 열도로 유배되어, 댜오위다오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는 장면 등 영토분쟁에 관련된 중화사상도 있다.

 

 

망국병 대깨×’

 

대깨명까지 출현하면 나라의 불행... 망국병 대깨×’... 이재명 숱한 의혹에 눈감은 팬덤... ‘머리 깨져도 끝까지대깨문 닮아... ‘대깨×’는 또 다른 증오 팬덤 불러... [동아일보]의 박제균 논설주간이 보도했다(2021111). 궁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은 과연 이 후보의 욕설 녹취를 들어봤을까? 들었다면 그 이후에도 이 후보를 지지하는 마음에 변화가 없었을까?

 

조사하기도 민망한 일이지만, 이 후보 지지자들 가운데는 의외로 욕설 녹취를 들어본 사람이 적지 않은 듯하다. 도저히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 입에서 나올 거라곤 상상할 수 없는 말을 듣고도, 지지를 거두지 않은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 이재명 측이 주장하는 욕설 이유100% 수긍했기 때문일까? 그보다는 내가 지지하는데, 욕설 따위가 대수냐?’는 일종의 저항 심리가 작동한 건 아닐까? 지지자들 중에는 일부러 욕설 녹취를 찾아서 듣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떤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 명파로 가기 위한 통과의례로 봐야 하나? 이런 열혈 지지자들에게 이재명의 종북 조폭 연루, ‘공짜 불륜의혹 등은 신념을 흥미롭게 하는 양념일 뿐이다.

 

그나마 이 후보 지지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대장동 의혹이다. 지지자 입장에서 다른 의혹들은 나와 큰 관계없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렸지만, 대장동 게이트는 우리네 삶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아직도 30% 안팎의 단단한 지지율을 지탱하고 있다. 대장동 게이트가 이재명과 관련 없다고 믿고 싶어 하는지지자들에게, 그의 다른 의혹들처럼 먼 나라 얘기로 들리게 하는 신공(神功)을 이 후보가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게이트에는 벌써 3개의 녹취록이 등장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에 걸쳐서 녹음된 것들이다.

 

여태 공개된 녹취록에서 드러난 충격적인 내용만으로도 대장동 사업의 최고 책임자였던 이재명은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려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특유의 음모론과 적반하장, 야당과 언론 탓, 강변과 궤변으로 비판자들을 도리어 조소(嘲笑)하고 있다. 이쯤 되면 아무리 지지자라도 흔들릴 법하건만, 오히려 이재명의 화법에 동화(同化)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그런데 이런 무비판적인 지지의 모습,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5년 가까이 질리도록 봐온 소위 대깨문이 꼭 이랬다.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는 지도자, 내가 지지하니까 무조건 옳다는 지지자, ‘머리가 깨져도 끝까지 간다는 극렬함, 지도자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수록 더 똘똘 뭉치는 저항 심리까지. 아직 댓글 공격까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또한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대깨문에 이어 대깨명까지 출현한다면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돌아보면 민주당 쪽에서 정치적 지지 차원을 넘는 팬덤을 가졌던 정치인은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정도다. 김대중은 본인이 받은 박해와 지역차별 정서가 어우러져 호남 출신을 중심으로 살아생전에 선생님팬덤을 형성했다. 하지만 그 자신이 화해와 용서, 국민화합 행보를 솔선해 비교적 건강한 팬덤을 남기고 떠났다. 노무현의 노사모도 고인의 대통령 재임 시에는 비판적 지지를 유지했던 깨시민이 주류였다. 노사모가 열혈로 바뀐 건, 그의 비극적 선택 뒤였다. 그래도 노사모는 조직적으로 반대자를 공격하는, 자유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짓은 벌이지 않았다.

 

그런데 대깨문은 반대자를 적으로 돌리는 지도자에게 영향 받아 상대를 배척하고 공격했다. 대깨문에 이어 대깨명이 나타난다면 더 두렵다. 이 후보는 반대자를 배척하는 문재인 대통령보다 한술 더 떠, 반대자를 겁박하고 심지어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측 윤석열 홍준표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는 어떤가? 아직은 두 사람이 좋아서라기보다 문재인-이재명으로 이어지는 정권 승계에 대한 거부감이 더 큰 소극적 팬덤이다. 그만큼 지지 기반이 물렁하다. 하지만 노사모가 대깨문을 낳고, 대깨문이 대깨명을 낳을 조짐을 보이듯,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 대깨윤’ ‘대깨홍도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바닥에 상대에 대한 증오가 깔린 팬덤은 또 다른 증오의 팬덤을 부르게 마련이다. 그런 증오와 분열의 정치가 갈 길은 오직 하나, 망국(亡國)이다.

 

 

56개 다른 민족들이

어떻게 단일의 중화민족

 

중국공산당은 왜 인민대신 민족을 부르짖을까?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가 20211023[조선일보]에 기고했다. 송재윤의 슬픈 중국: 대륙의 자유인들... 한국의 성공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중국인의 심리...

 

2002년 여름 월드컵 경기가 한창일 때 나는 중국 저장(浙江)성 진화(金華) 지방에서 역사 현장 답사를 하고 있었다. 한국 대표단이 16, 8강에 진입한 후, 급기야 이탈리아를 꺾고 4강에 오르자 많은 중국인들은 한국이 홈그라운드에서 심판을 매수했다며 비분강개했다. 중국 공영 방송의 한 앵커는 한국에 가봤더니 화장실 사용할 때 돈을 받더라!”는 현실성 없는 멘트를 내뱉으며 한국인들이 쩨쩨하다(小氣)”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쉽게 한국의 약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 BC 206- AD 202) 제국 이래 견고하게 뿌리내린 중화 중심주의 조공 체제의 유습이라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청일전쟁(1894-1895)의 패배로 조선의 완전무결한 독립국임을 확인하기 전까지, 중국이 한반도를 대대로 지배하고 있었다고 믿고 있다. 변방에서 중화제국을 보위하던 작은 번국(藩國, 울타리 나라)이 세계적 국가로 발돋움한 현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심리다. 북한처럼 가난에 허덕이며 중국에서 기름을 받아가며 연명해야 당연하다 생각하는 걸까?

 

“56개 민족 15억 인구가 단일한 중화민족을 이룬다”... 한 중국학자는 사석에서 내게 한국은 작은 나라일 뿐이라고 퉁명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인구로 보면 한국은 세계 193개 국가 중 28번째로 큰 나라다. 상식적으로 한국이 작은 나라가 아니라 중국이 특별히 지나치게 커다란 나라일 뿐이다. 중국의 총 인구수는 세계 전체 인구의 18.47%에 달한다. 이 세상 사람들 다섯 명 중에 거의 한 명꼴로 중국에 살고 있는 셈이다. 또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중국공산당 일당 독재 아래서 살아가고 있다. 실로 중국은 세계사에 유래 없는 극히 예외적인 비대한 대륙국가다.

 

문제는 중국공산당이 중국의 총인구 145천만 명과 5천만 해외 중국계 인구를 모두 합해서 중화민족(中華民族)”이라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때의 중화민족은 한족(漢族), 위구르족, 티베트족, 몽골족, 조선족, 장족, 먀오족 등등 중공 정부 공인의 56개 민족들 모두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중공 정부의 표현을 빌면, “중화민족엔 56개 민족들이 있다.” 56개 각기 다른 민족들이 모여서 어떻게 단일의 중화민족을 이룰 수 있단 말인가?

 

량치차오(梁啓超, 1873-1929)는 통일된 국가에서 장시간 살게 되면 다양한 민족들이 결국 혼융되어 다원일체(多元一體)국족(國族)”을 이룬다는 주장을 펼쳤다. 다문화, 다인종, 다언어의 유럽, 북아메리카, 아프리카도 한 나라로 통일되면 결국 유럽민족,” “아메리카민족,” “아프리카민족을 이룬다는 정치적 주장이었다. 그 속엔 청제국의 모든 영토를 그대로 유지한 채 다민족의 중국을 단일한 민족국가로 재건하는 묘책이 깔려 있었다. 량치차오가 발명한 국족개념은 중국공산당에 의해 중화민족으로 구체화되었다.

 

프롤레타리아 계급 정당이라면서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부르짖어... 20196월부터 20201월까지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전 조직을 대상으로 이른바 주제 교육운동을 벌였다. 그 주제란 바로 불망초심 뇌기사명(不忘初心牢記使命,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명심하자!)”였다. 100주년 기념식에서도 시진핑은 중국공산당의 그 초심을 내내 강조했는데, 그 초심은 다름 아닌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 단정했다.

 

마르크스는 계급소멸의 합법칙성을 주장했고, 레닌은 프롤레타리아 혁명으로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렸고, 마오쩌둥은 한 평생 절대로 계급투쟁을 잊지 말라!(千萬不忘階級革命!)”를 부르짖었다. 지금도 중국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을 이념의 기둥으로 삼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정당을 자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진실로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위해 결성된 조직이었나? 시진핑은 무슨 근거로 중국공산당의 초심이 중화민족의 부흥이라 주장하고 있나?

 

중국은 공산당이 만든 당 국가’...당초 제1강령은 계급 투쟁”... 1921723일부터 중국공산당은 코민테른의 지원 아래서 일주일 간 상하이 프랑스 조계(租界, 조차구)에서 제1차 대표대회를 열었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대표로 참석한 인원은 마오쩌둥을 포함해 13명에 불과했다. 모스크바에서 파견된 두 명의 코민테른 참관 요원이 현장에 있었다. 당시 전국 및 재외 당원 수는 다 합쳐야 고작 57여명에 불과했다. 대회 마지막 날, 폐회식은 조계 경찰을 피해 저장(浙江)성 자싱(嘉興) 난후(南湖)의 선상에서 폐막식을 열 수밖에 없었다.

 

중국공산당의 시작은 그만큼 불안하고도 미약했다. 그 후 100년의 세월 동안 중국공산당은 9500만 명의 열심 당원을 자랑하는, 명실 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막강한 정치조직으로 성장했다. 중국공산당을 어느 나라에나 있는 그저 일개 정당이라 여긴다면 큰 착각이다. 민주 국가의 정당과는 달리 중국공산당은 무장집단을 조직하고, 게릴라 전투로 관할 지역을 넓혀가고, 급기야 내전을 거쳐 전 영토를 점령한 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웠다. 당이 군을 만들고 나라를 세웠다. 그 점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은 중국공산당이 만든 당-국가(party-state)이다. 오늘날 중국공산당이 일당독재의 지배체제를 유지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19217월 말 성립된 중국공산당의 초심은 무엇이었나? 러시아어로 작성해서 공표한 중국공산당 제1강령에 잘 나타나 있다.

1. 혁명군대는 반드시 자본가 계급의 정권을 전복하고 노동자 계급을 지원하며, 사회 계급의 구분이 소멸되면 해산한다.

2. 계급투쟁을 종식하고 사회적 계급 구분이 소멸될 때까지 무산계급독재를 승인한다.

3. 자본가 사유제를 소멸하고 기기, 토지, 공장 및 반제품 생산 자료(資料) 모두를 사회 공유로 귀속한다.

4. [1919년 모스크바에서 창립된] “3국제(코민테른)”와 연합한다.

 

950자 남짓한 중국공산당 제1강령의 키워드는 계급투쟁,” “프롤레타리아 독재,” “사회 계급의 철폐이다. 그 어디에도 중화민족같은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등이 제창한 공산주의의 근본이념에 따르면, 공산당의 궁극적 목적은 사적 소유의 폐지, 착취구조의 혁파, 계급모순의 철폐를 통한 공산 유토피아의 건설이다. 마르크스-레닌중의 강령에 입각해서 1921년 중국공산당은 계급 철폐와 사적소유제 폐기, 국제 연대, 공산주의 실현 등을 창당의 목적으로 삼았다.

 

 

중국인민대신 중화민족

 

1920-30년대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은 프롤레타리아 계급투쟁이야말로 민족모순을 해결하는 근본적 대안이라 믿고서 공산주의 운동에 참가했다. 적어도 공산당원들 사이에선 계급의식이 민족의식에 우선했다. 중국공산당은 노동자·농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계급정당으로 출발했다. 빈부 격차가 벌어지고 자산 계급 등장하면서 인민대신 중화민족강조... 1950-60년대 마오쩌둥도 민족모순보단 계급모순을 더욱 부각시켰다. 문화혁명 당시엔 중화민족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 중국인의 범칭으로는 중국인민이나 각 민족등의 용어가 더욱 상용됐다. 문혁의 정신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계급투쟁이었다.

 

197699일 마오쩌둥 서거 후, 중공 정부는 점점 중화민족이란 용어를 자주 쓰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의외로 쉽게 설명된다. 1978년 이래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본격적인 자산계급이 등장했다. 세계 제2위 경제규모를 자랑하지만, 월수입 미화 140불 이하의 극빈층이 6억 명, 인구의 40%에 달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공 정부는 중국인민대신 중화민족이 강조할 수밖에 없다. 마오쩌둥의 표현을 빌면, 계급모순을 감추기 위해 민족모순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100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중국공산당은 노동자·농민의 계급정당에서 중화민족의 민족정당으로 탈바꿈했다. “중화민족은 다민족의 대륙에 민족국가로 세우기 위해 중국공산당이 고안한 비자연적, 비과학적, 비논리적 정치 언어다. 그럼에도 중화민족은 놀라운 정치적 효력을 발휘한다. 다민족의 대륙을 단일 종족(single ethnicity)”민족국가(nation-state)”로 뒤바꾸는 정치 마술의 주문(呪文)과도 같다.

 

중화민족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공산당은 유엔헌장에 명시된 인류적 보편가치를 부정한다. 오로지 중국만의, 중국 특색의, 중화주의의 특수 가치를 선양할 뿐이다. 그 결과 중화민족이 인류에서 분리되고, 인류와 충돌하고 있다. 중국 밖의 전 세계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우려하고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참고] [나무위키] 녹정기

The Deer and the Cauldron (Duke of Mount Deer)

https://namu.wiki/w/%EB%85%B9%EC%A0%95%EA%B8%B0

[참고] [동아일보], 박제균, 망국병 대깨×’, 2021.11.01.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390763

[참고]

[조선일보] 송재윤 교수, 2021.10.23.

https://www.msn.com/ko-kr/sports/other/%ec%a4%91%ea%b5%ad%ea%b3%b5%ec%82%b0%eb%8b%b9%ec%9d%80-%ec%99%9c-%ec%9d%b8%eb%af%bc-%eb%8c%80%ec%8b%a0-%eb%af%bc%ec%a1%b1%ec%9d%84-%eb%b6%80%eb%a5%b4%ec%a7%96%ec%9d%84%ea%b9%8c/ar-AAPQFzV?ocid=se

 

=


화살표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