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__ 조은산 유서와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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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이기성

 

 

365__ 조은산 유서와 586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는 진짜 이유[한경닷컴]심형석의 부동산정석에 나와 있다(2021-07-23). 심형석(1965~) 교수는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 IAU 교수이다. 과거 예측 "베이비부머들 집 팔고 외곽 간다"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로 예측 틀려. 베이비부머 주택 유지에 신규 수요 유입결국 집값 상승. 8년 전, 2013년에 방영된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는 부동산 폭락할 것인가?’ 였다. 당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하락할 것인가?'가 아니고 '하락의 폭이 어느 정도 될 것 인가?' 였다. 요즘은 언론과 방송에 나오지 않지만, 대폭락을 이야기하는 전문가도 꽤 있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고, 그런 얘기는 이슈 자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시피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아파트 값

 

2013년 당시 부동산 시장의 폭락을 이야기하는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의 은퇴를 그 근거로 언급했다. 1955~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부머들이 은퇴와 함께 집을 팔거나, 준주택(실버타운 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한 부분은 저금리(유동성)와 고령화였다. 이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들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지금의 60~70대는 30년 전과 비교하면 40~50대 생활과 불과하다. 집을 팔거나 줄이는 40대를 본적은 없다. 연령별 인구구조를 언급할 때 가장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계층은 오히려 40대이다. 베이비부머가 여전히 주택 매입수요에 머물러 있다는 통계는 여러 곳에서 나온다. 40~50대의 주택매매거래 비중은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줄어드는데 반해, 60대 이상의 주택(아파트)매매거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1년 들어 60대 이상의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드디어 20%를 넘었다.

 

베이비부머가 주택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고령화 때문이다. 고령화는 축복이라는 말 대신에, 재앙이라고 까지는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회색쇼크(shock of gray)' 정도로는 말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빠른 은퇴와 고령화는 은퇴 계층에 소위 멘붕(멘탈붕괴)’을 불러일으킨다. 벌어놓은 것은 없는데,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아예 없어진다면? 여기에 저금리는 기름에 불을 끼얹는 격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17%의 예금금리는 꿈 같은 이야기이며, 다시 못 올 신천지이다.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로서는 불가능한 미래이다.

 

이런 이유로, 이들이 매입하는 아파트의 규모는 대부분 중소형에 집중되고 있다. 대우건설이 건국대학교 산학연구팀과 공동으로 조사한 주택 수요 추정 빅데이터 결과에 의하면, 전용면적 40~50소형주택의 50대 이상 계약자 비중이 36.4%로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도 30.3%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노후대비 아파트

 

이렇게 작은 규모의 주택을 매입하는 이유는? 아마도 본인들이 거주하겠다는 의도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저금리, 고령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그나마 안정적인 아파트 상품을 매입해 노후를 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자식에 대한 상속이나 증여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얻은 후에 자식들에게 물려주면, 꿩 먹고 알 먹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MZ세대도 마찬가지지만, 베이비부머 또한 현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다.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질 것 같기도 하지만, 반대로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어떤 세대도 행복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아파트 시장을 떠나지 않고, MZ세대는 본격적으로 아파트 시장에 들어오면서 안정적인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떠나야할 사람은 가지 않는데 들어오는 사람은 늘어난다면 아파트 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조은산 유서와 586

 

조선일보 202193일자에 [논객 조은산의 시선] “썩은 586을 멸해다오내 젊은 날의 유서라는 글이 실렸다. 논객 조은산은 국민청원 '시무 7'의 필자로 유명하다. 아직 젊다 여겨 머뭇거렸던 유서 쓰려다, “사망 시 1보험부터 하나 더 들었네. 오늘에야 겨우 용기 내 마지막 말 남기려네. “여보, 일단 집은 팔지 마시오. 이기면 10억은 뛸 테니 종부세 준비하오” 아들아, 노트북과 블로그를 네게 주마. 막장경제 시신정치 썩은 586, 네가 멸해다오

 

난생처음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을 때도, 그저 생각에만 머물렀을 뿐이다. 유서를 써야겠다는 것이 말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유서는 꼭 죽기 직전에 써야만 하는 게 아니라며, 홀로 앉아 담담히 마지막 말들을 준비하며, 때론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삶에 대한 연민과 주지 못한 마음들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나 죽음이 삶을 일깨운다는 역설 앞에서 나는 아직 젊다는 이유로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나의 유서는 결국 훗날을 기약하게 된다.

 

다시 유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건 다름 아닌 사고로 목숨을 잃은 입사 동기의 비보를 접한 뒤였다. 나는 남은 그의 아내와 아이들을 생각했고 그 뒤에 가린 나의 죽음을 생각했다. 그리고 쓰지 못한 유서를 떠올렸을 때, 이젠 정말 써야 할 때가 온 것만 같았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책상 앞에 앉아 종이와 펜을 꺼내 드는데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이 아닌가. ‘무슨 말을 남길 것인가하는 나의 고뇌가 무엇을, 얼마만큼 남길 것인가라는 번잡한 상념으로 변한 것이다.

 

결국 펜을 집어던진 나는 그 길로 보험을 하나 더 가입하고 만다. 보장된 죽음이 남은 삶을 지켜줄 거라는 정설이 보험 약관에 담겨 있었다. 사마천이 환생한들 보험 약관을 능가하는 명문을 쓸 수 있을까? 어느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느 죽음은 깃털보다 가볍다던 그의 말을 기억한다. 사망 시 1억 원이라는 글귀에 탄복한 나는 어느새 태산같이 무거운 존재가 되어 있었다. 유서는 결국 쓰지 못했다.

 

이제 오늘, 겨우 용기 내 자리에 앉은 나는 내 마지막 말을 이곳에 남긴다. 이유는 별거 없다. 지난 4회에 걸친 조선일보 칼럼과 출간 작업을 위해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나다. 게다가 풀리지 않는 글을 위해 많은 알코올과 카페인을 습관적으로 섭취해왔으니 심혈관계가 비로소 너덜너덜해진 것이다. 나는 나의 얄팍하고 가녀린 혈관들로 이 모든 화학물질에 맞설 재간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새롭게 추가한 심혈관 질환 보험과 더불어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이곳에 유서를 남긴다. 이 또한 사망 시 1억 원이니, 나의 유서는 그토록 가벼운 마음으로 날아올라 무겁게 이 지면으로 내려앉으리.

 

 

일단 집은 팔지 마시오

 

여보. 이 유서는 200자 원고지 14장으로 한정이 돼 있으니, 나는 바로 말하겠소. 일단 집은 팔지 마시오. 내가 항상 당신에게 말해왔던 부동산 매매의 원칙이 있소. 진보 정권 때는 집값이 오르고, 보수 정권 때는 집값이 내린다는 부동산 투자 제1의 법칙이오. 그러니 당신은 이번 대선의 추이를 잘 지켜보다가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면 보유로 가닥을 잡고, 야당이 승리하는 순간 정확히 16개월 후 매도 일자를 잡으시오. 더 싼값에, 더 좋은 지역으로 이사할 수 있는 기회이니 내 말을 꼭 명심하시오.

 

아 참,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나, 민주당의 박용진이라는 양반이 당선되거든 마찬가지로 집을 파시오. 그 양반은 그나마 제정신에 가까운 사람이오. 그러나 만일 민주당의 다른 유력 주자가 당선되거든 당장 가서 벤츠 AMG GT 라인을 한 대 계약해도 좋소. 그의 주택 정책을 보아하니, 집값이 지금보다 10억 원은 더 뛸 것이니 마땅히 종부세를 준비하고 양도세 비과세에 대비하시오. 그리고 아들아. 네가 이 글을 보게 되었을 때 이미 나는 진공 유골함 속 분말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너는 네가 슬퍼할 겨를이 없음을 먼저 알아야 한다. 네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너는 내가 죽거든 가장 먼저 네 어머니에게 달려가 내 노트북을 건네받아라. 그리고 내 블로그의 아이디와 비번 역시 함께 인계 받거라. 네가 곧 진인 조은산이다. 이제 나는 너에게 진보와 보수로 갈린 이 시대의 극명한 정치 현실을 물려줘야 하는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죄스럽고 비통하다. 그러나 네가 알아야 할 건, 모든 사물의 이치가 그렇듯 음양이 공존하고 천지가 마주하며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것처럼, 이 나라의 진보와 보수 역시 개처럼 싸우면서도 함께 굴러가며 부대끼는 공존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들아. 진보와 보수로 맞물린 상생의 톱니바퀴, 그사이에 끼어든 썩은 나무토막에 불과한 저 586 운동권 세력을 너는 나를 대신해 멸해다오. 민주화 운동에 기생해 사회주의 사상을 실현하려는 저들은 진보도 아니고 뭣도 아닌, 된장에 스며든 똥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면 포털 뉴스 사회 코너에서 전태일과 귀족 노조, 경제에서 이명박과 문재인의 집값, 외교에서 평양냉면과 영변 핵 시설 재가동, 정치에서 노무현 정신과 민주당을 검색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니, 너는 나를 대신해 시장경제가 아닌 막장 경제로, 시민 정치가 아닌 시신 정치로 이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저들을 반드시 멸해다오. 맑시즘에 물든 저들의 붉은 뇌수가 맑은 시즙이 되어 흘러내렸을 때, 진보의 가치는 비로소 진일보하게 될 테니.

 

마지막으로 아들아. 자기 전에 양치 꼭 위아래 백 번씩하고 길 건널 때 꼭 차 잘 살필 것이며, 네 엄마 잘 챙기거라.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네 아비는 참이슬 오리지널로 내장을 축이고 있음이 부끄럽다. 이게 내 마지막 말들이다. 그리고 내가 여기까지 썼을 때, 문자 한 통이 알림음을 토하며 휴대폰에 현출됐고, 그것은 이번 달 대출 원리금이 무사히 입금됐다는 금융기관의 치하문이었다. 문득, 남은 상환 기간을 살피던 나는 277개월이라는 까마득한 세월에 놀라 급히 홍삼 한 팩과 종합 비타민제를 한입에 쏟아 넣었으니 아, 내가 일으킨 건 대출이 아닌 삶에 대한 투지였던가. 하여 202193일 새벽, 대출마저 막힌 세상에 스스로 안도하며 진인 조은산이 이 유서를 쓰다.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지 말라

 

[UPI뉴스] 202192일자에 강준만의 직설이 실렸다. 제목은 "너는 어느 편이냐?"고 묻지 말라. 우리는 남북분단의 이유에 대해 늘 '외세의 개입'이라는 모범답안을 준비해놓고 있지만, 3년간의 해방정국을 좌우 갈등과 투쟁 대신 타협과 협력으로 보냈더라면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는 점에 대해선 잘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남탓'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겠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그 어떤 역사적 교훈과 그에 따른 후세 교육을 제대로 챙기질 못했다.

 

그래서 해방정국의 갈등과 투쟁은 그 내용과 양상만 달리 한 채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리적 폭력은 없다는 진보는 이루었지만, 편을 갈라 상대편을 적대하고 증오하는 건 별로 달라진 게 없다. 해방정국에서도 그랬듯이, 늘 그런 편가르기에 동원되는 명분은 '정의''이념'이다. 자기편이 정권을 잡아 더 많은 이익을 누려보겠다는 욕심이 클수록 그걸 감추기 위한 수사(修辭)는 더욱 화려하고 웅장해진다. 이런 사람들은 끊임없이 묻는다. "너는 어느 편이냐?".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은 무소속으로 살아가면 안 되는 건가?

 

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무 7'라는 글을 올린 조은산이 최근 출간한 동명의 책을 읽으면서 해본 생각이다. 이 글은 43만 개의 동의와 12만 개의 댓글, 260회의 언론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를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난 명 논객으로 만들어 주었다. "나는 39세 애 아빠다"라는 글로 시작하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눈여겨 본 글은 세 번째로 등장하는 "너는 어느 편이냐?"라는 글이었다. 그가 가장 곤혹스러워 한 질문이었을 게다. 흘러 넘치는 정파적 열정을 주체할 길이 없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일반적인 보통사람들은 그런 편가르기 없이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공론장에 나서는 사람들에겐 "너는 어느 편이냐?"라는 질문이나 추궁이 암묵적인 형식으로나마 끊임없이 던져진다. 그러니 곤혹스러울 수밖에.

 

그 편가르기가 평등이라는 가치의 실천에 얼마나 적극적이냐에 따라 '진보''보수'로 나누는 것이라면 그건 정당민주주의의 원리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것은 그런 편가르기가 아니다. 예컨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무주택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세력이 진보를 자처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실정을 비판하면 보수인가? 그게 아니잖은가. 그런데 그런 '자칭 진보'를 비판하면 곧 보수라는 단세포적 발상이 횡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편가르기가 '이권 쟁탈전'으로 타락했음을 시사해주는 건 아닐까?

 

조은산은 자신이 "과거 노무현을 지지했던 진보도 보수도 아닌 자"로 판명되었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그럼에도 "너는 어느 편이냐?"라는 추궁에 질린 탓인지 "내가 진보인지 보수인지, 차라리 누가 대신 나를 정의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진보·보수라는 이분법은 이론으로만 의미를 가질 뿐 현실 세계에선 '이권 쟁탈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도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답을 드리고 싶다. 그래도 다시 묻는다면, "나는 오염되지 않은 상식의 편이다"라고 말하면 좋을 것 같다.

 

 

[참고] 조은산, 2021.09.03.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9/03/BUUALO7QXZGQVBY3ECK4I4PEB4/?utm_source=facebook&utm_medium=social&utm_campaign=facebook-post&fbclid=IwAR0XdoP-1eHeC1FDUF4n0AyIJTol8eWWq3TKWNZvIFe3EP_hF904fIQu_To

[참고]

[한경] 심형석, 2021.07.23.

https://www.hankyung.com/thepen/moneyist/article/202107221475Q

[참고]

[UPI뉴스] 강준만, 2021-09-02.

http://www.upinews.kr/newsView/upi20210902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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