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통일이 꼭 필요 할까? ―김평일

한국인의 단소(短小) 콤플렉스는 유별나다. 특히 여성들은 무슨 지역에 사는지, 집은 몇 평인지, 얼마짜리 과외를 시키는지, 하다못해 애들이 키는 잘 크는지, 자나 깨나 큰 것을 사모하니. “배를 부풀리다 터져죽은 개구리 어리석음을 풍자한 이솝 우화 그대로다. 한편 -아녀자들이란-하며 비아냥거리는 남성은 어떤가? 비열한 줄서기 처세가 아녀지보다 훨씬 한심하다. 말 궁둥이에 붙어 천리를 갈 수 있다는 어느 공직자의 말을 들으면, 우리나라 사내들의 비열한 처세 수단에 환멸을 느낀다. 그렇게라도 출세한다면 그것이 무슨 파리 같은 인생들 인가.

역대 위정자들은 강대국을 꿈으로 여긴다. 그래서 후진국이란 말이 싫어 개도국, OECD국, 등 비스무리한 말로 포장하여 우리나라를 강대국으로 유도 하니 자신도 모르게 온 국민은 이 대열에 들어선다. 그러면 온 국민의 꿈꾸는 강대국이 과연 행복 할까? ―결코 아니다. 강대국 국민은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위정자에 속아 엄청난 피와 목숨을 바쳐야 했다.

초강대국 미국은 자유 평화 평등을 바라고 모인 이민자들의 나라다. 자유, 평등. 평화의 수호는 그래서 미국의 이상이다. 그러나 미국이 바로 자유와 평등, 평화를 지키기 위해 죽어간 꽃다운 이민자 아들이 수백만이다.

중국도 5000년 역사상 수많은 왕조들을 바꾸면서 엄청난 전쟁을 겪었고, 몽고족 만주족 거란족 등 수많은 지배 민족의 지배도 받았다. 그 모든 과정에 젊은 남성의 피는 강처럼 흘렀다. 그 중 가장 큰 희생은 큰 나라(大東亞)가 소원이던 침략 일본군의 만행으로 “남경학살”에서는 남성뿐 아니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30만 명을 일시에 학살하여 시체로 양자강이 막힐 정도 였다고 하는데 그게 다 큰 나라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피터 대제가 현재의 국가 틀을 만들면서 대국이 되면서 단 하루도 편치 않았다. 초기엔 몽고 제국 유민인 타타르 족과 충돌로 젊은 피를 많이 흘렸고, 이후 나폴레온 대군의 침략. 20세기엔 나치 독일의 침략으로 러시아는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전상자를 내었다. 이렇게, 미국처럼 중국처럼 러시아처럼 거대한 나라에 국민은 피 흘리며 죽어가야 했다.

이들 대국을 침략한 일본 독일 프랑스는 초강대국을 목표로 한, 단소 콤플렉스에 빠진 작은 나라들이다. 그런 망상을 꿈꾸는 나라에 우리 대한민국이 머리를 드밀려고 한다. 국민소득 연간 1인당 70달러 였던 약소국이 --많이 크다보니-- 졸부가 보이는 온갖 못난 꼴을 다 보인다. ---통일이 된다면― 우리가 고구려 고토를 회복 한다면- 핵무장이 된다면―이렇게 강성대국을 꿈꾸며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젊은이들의 철없음―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강대국으로 크려면 적어도 1000만 젊은이들이, 바로 젊은 너희들이 피를 흘려야 한다.

―작은 나라를 지향하라고 노자께서는 가르치셨다. 노자께서는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라 하셨으니,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듯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작은 생선을 구우면서 젓가락으로 너무 뒤적거리면 살이 뭉개지고, 마냥 놔두면 곧바로 타버려 숯덩이가 된다. 이렇게 큰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어렵다는 말씀하시며 나라가 작아져 이웃나라의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가 들리듯 작은 나라는 전쟁이 없다는 말씀이시다. 삼국통일 이전 신라와 백제 크기 보다 더 작은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전라민국 경상민국 충청민국으로 그보다 더 작은 나라로 나뉜다면 지역 갈등도 없다. -

전쟁은 통치자 야심 때문이다. 노자의 통치 야욕 없는 소국이 21세기에도 그런 나라가 있다. 바티칸, 모나코, 나우루, 투발루, 산마리노, 리히텐슈타인, 몰디브, 몰타, 그레나다, 바베이도스, 세이셸. 안도라, 싱가포르, 납세도 병역도 전쟁도 없는 나라 국내에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갈등 없는 나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