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기 역사가 열리려나 ----------김평일

우리나라는 일본제국주의의 강제점령 그리고 해방, 38선 남북분단, 6.25 전쟁, 휴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변화에 단 한 번도 우리국민의 의사와 의지가 반영되지 못했고, 이러한 일련의 역사적 사실이 보여주듯 향후 우리 역사도 결국 외세가 결정하여 나가고 우리는 그냥 당하는 형국이 계속 될 것 같다.

KBS 뉴스 이재원 워싱턴 주재원은 ― 월스트리트 저널이 동북아 안보를 위해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는 북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새 대북 전략을 짜라고 사설을 소개하는 뉴스를 전해 왔다. 또한 뉴욕타임스도 월남 통일에 기여한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정부에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상황을 미·중이 사전 합의한다면 북핵 해결에 좋은 기회가 열리리라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키신저는 중국이 우려하는 완충 지대의 소멸을 고려해 주한미군 철수 공약도 포함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또한 레프코위츠 전 대북 인권특사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북한 정권을 교체하고 핵 야망을 봉쇄하는 것이 중국에 최선이라는 점을 중국에 설득시키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미국 목표가 한반도 통일이 아니란 걸 중국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의 모든 대북 주장은 폼페오 CIA 국장의 “김정은 정권 축출”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미국의 여러 입장으로 “미군 철수와 통일 한국 포기” 라는 새 역사적 상황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왜 이렇게 우리는 15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도록 우리 역사를 우리 맘대로 쓰지 못하는 것일까? ― 전 세계 200이 넘는 독립국 가운데 가장 강한 나라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패전으로 한물갔지만 일본까지, 이렇게 초강대국 모두와 직접 국경을 접한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지배한 나라가 대륙과 대양 모두를 지배 하는 나라가 된다. 150 동안 청일전쟁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전쟁의 공통분모는 바로 대양과 대륙의 패권 다툼이라는 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맘대로 할 수 없었다.

북한을 변화시켜 그 호전성과 전제성을 변화시켜 미군이 철수한 남한과 공존케 하는 새 시대를 열겠다고 미국과 중국이 협의 한다면 그리고 러시아라는 변수가 방해를 안 한다면 1953년 7월26일 휴전 이래 맞는 가장 큰 변화 시기가 도래하는 것이니 미국의 입장으로 보면 1) 애치슨 라인 설정으로 한반도 포기시대 2) 한국전쟁과 휴전시대―에 이은 3) 미국 중국 상호 보장의 남북 공존 시대로 역사는 진화 할 것이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인데 그게 또 우리 맘대로 안 되는 것인가.

해방 후 어린이 월간지 “새 벗”의 동화 ― 토끼나라에 옥토끼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었다. 수천 년을 평화롭게 살던 토끼나라에 어느 날 난데없는 늑대들이 쳐들어왔다. 늑대들은 옥토끼를 마구 잡아먹어 토끼나라는 초죽음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이리들이 쳐들어왔다. 이리들 역시 옥토끼를 마구 유린했다. 토끼나라는 온통 피바다 지옥이 되어 토끼는 깡그리 늑대와 이리 떼의 밥이 되었다. 토끼가 모조리 밥이 되어 없어지니 늑대도 이리도 잠시 먹을거리가 없어져서 유린과 약탈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멈춤도 잠시 이번에는 늑대와 이리 사이에 무시무시한 싸움이 벌어졌다. 온천지는 피투성이 주검으로 가득 찼고, 이윽고 겨울이 되니 온 천지는 눈보라가 휘날려 흰 눈은 주검을 덮어 은세계가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봄이 되었다. 언 땅이 녹아 파릇파릇 새 싹이 피어난 푸른 초원은 토끼나라 모습 그대로였다. 새소리에 아름다운 꽃들도 피어났다. 그런데 이게 웬 기적 어디선가 옥토끼가 한 마리 두 마리 다시 나타나 평화를 누리니 - 토끼나라는 부활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