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_독서경영과오페라--3

뚱보강사 이기성

160_독서 경영과 오페라

고속도로를 지나는데 ‘공때려 골프점’ 간판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골때려 골프점’이다. 공치기 골프나 공때려 골프라면 이해가 가는데 왜 ‘공’이 아니고 ‘골’인지 아시는 분?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주인공은 일본 여자인데 왜 일본 여자에게 나비부인을 같이 보러가자고 하면 싫어할까요? 이탈리아 오페라에 일본인이 주인공인 오페라는 있는데 왜 한국인이 주인공인 오페라는 없을까요?

‘오페라와 명화, 영혼을 움직이는 두 예술의 만남과 교감’이라고 시공사가 광고하는 책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는 조윤선 작가의 책. 64학번 뚱보강사는 2016년까지 53년째 출판사와 출판 전공 대학에서 근무했고, 지금도 출판관련 공공기관에서 근무 중인데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책에서 새로운 편집 방법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미국인 해군 장교 핑커톤은 아름다운 일본 게이샤 초초를 만난다. 가족 부양을 위해 게이샤가 된 10대의 초초는 핑커톤과의 결혼으로 새로운 삶을 꿈꾸었으나 얼마 후 핑커톤은 곧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초초는 미국인 남편을 맞는다고 결혼식 전날 남편의 종교인 기독교로 개종한다. 핑커톤을 기다리는 동안에 초초는 홀로 아기를 낳았고, 3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주위에서는 돈 많은 야마도리와 재혼하라고 권하지만, 초초는 남편을 믿는다며, 자신은 미국인이라며 남편 핑커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미군과 사이에 혼혈아를 낳았으니, 외국인에게 몸과 영혼을 다 팔아버린 여자라고 외면당해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데, 미국 영사 샤플레스가 핑커톤의 편지를 들고 초초의 집을 찾아온다. 핑커톤이 자신은 미국에서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으니 단념해달라는 내용의 편지인데 샤플레스는 차마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샤플레스는 “만일 핑커톤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어찌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녀는 창백해지며, 다시 기생이 되거나, 아니면 죽음, 둘 중 하나라고 대답한다. 초초는 영사에게 아기를 보여주며, 그의 아들을 낳고 기다리고 있으니 핑커톤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한다.

초초를 일본에서의 놀이감으로 생각했던 미군 장교 핑커톤은 미국인 케이트와 결혼해서 일본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초초는 절망에 빠지고, 아이를 핑커톤 부부에게 보내고는 초초의 아버지가 물려준 단도로 자살하고 만다. 오페라에서 초초는 남편과의 시간을 회상하며 ‘어떤 개인 날’을 부르는데,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의 가사와는 달리, 초초는 개인 날을 맞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애가 닳아서 또 나를 부르겠지. 예전에 날 부르듯, ‘나의 작고 귀여운 아내여, 향기로운 꽃 한 송이...’ 나는 믿어, 꼭 이런 일이 일어날 거란 걸. 두려움일랑 맘속에 가둬놓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나는 그를 기다릴 거야.” 미군의 놀이감이라는 걸 모르고, 일본 여인 초초는 부인처럼 혼혈 아이를 낳고 기다리다 자살한다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내용을 알면 ‘왜 일본 여자에게 나비부인을 같이 보러가자고 하면 싫어하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책에는 기존의 음악 관련 책에는 없는 내용이 들어있다. 오페라 ‘나비 부인’의 내용은 어떻고 작곡가는 이탈리아의 푸치니이고... 이런 내용 이외에도 일본인을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가 생겨난 배경이 나와 있다. 푸치니가 토레 델 라고에 머물 때 작곡한 ‘나비 부인’은 1868년 일본이 문호를 개방한 이래 유럽을 휩쓸던 일본류(자포니즘)의 결과이다. 지금 한국의 한류가 세계를 휩쓸듯이 19세기말은 명치유신으로 일본의 쇄국정책이 무너져서 일본의 접시, 기모노, 부채, 칠기, 옷감, 도자기 같은 물건이 유럽으로 대량 유입되는 시기였다. 클로드 모네의 ‘일본 여인’ 그림도 1876년, 빈센트 반 고흐의 ‘폭우 속의 다리 -히로시게 작품을 따라서’ 그림도 1887년 작품이다.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 책의 특징은 오페라와 동 시대의 명작 그림을 함께 설명한다는 것이었다. 뚱보강사에게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새로운 책을 기획하고 편집할 때 서로 관련된 두 가지를 함께 편집할 수 있다는 것. 출판경영을 할 때 한 가지 주제가 아닌 두 가지 이상의 주제를 함께 멀티로 기획하고 편집한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이처럼 개인적 차원에서 독서가 다양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주어서 기업 실무에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정책적으로 경영자의 주도하에 필독서를 선정하고 독후감을 제출하게 하거나, 토론회를 개최할 수도 있다. 책을 읽음으로 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토론회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각자의 직위에서 새로운 운영이나 경영을 하는 것을 독서 경영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