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두번누르기와 더블 클릭
- 뚱보강사
- 2011.12.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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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60. 두번누르기와 더블 클릭
현재는 ‘유-출판’ 시대이다.
한국식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출판’ 시대로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유비쿼터스(Ubiquitous) 출판’ 시대로 써야 멋있게 보인다나.
같은 물건이라도 한글로 이름을 말하면 500원,
영어로 이름을 말하면 1000원이 되는 나라가 있다.
가방은 1000원, 백은 2000원. 미장원은 1만원, 헤어샵은 2만원.
두번누르기나 다닥누르기는 500원 더블 클릭은 1000원, 손톱 그림은 500원
아이콘은 1000원, 움직그림은 500원, 애니메이션은 1000원, 우유는 500원 밀크는 1000원,
‘감동적이다’는 500원 ‘필이 꽂힌다’는 1000원, 파랑은 500원 블루는 1000원,
책표지는 500원 북 커버는 1000원.
'단추를 선택한다‘를 ’버튼을 클릭한다‘로 말해야 유식하게 들린단다.
‘X누러 가는 것’을 ‘다운로드하러 간다’라고 하고,
변비를 ‘다운로드 장애’로 말하는 것은 애교나 있지.
왜 한글 단어는 값을 싸게 쳐주고, 외제 단어는 값을 비싸게 쳐주나?
일제 시대에 일부 한국 여자는 일본 전통옷 기모노를 입어야 미인 측에 들어간다고
생각했고, 지금은 미제나 유럽 명품을 입어야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한국 여자가 있다.
무늬만 수박이지 내용은 호박이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나요?
한국말에 영어 단어를 섞어 쓰는 이름만 한국인이지 내용은 미국인인 사람을 많이 만난다.
머리를 노랑으로 염색하면 껍데기만 미국인이지 알맹이는 한국인으로 남아 있다.
껌을 씹고, 꼬챙이 사탕을 입에 물고,
눈에다 초록색 렌즈를 끼운다고 미국인이 되지는 않는다.
벼룩시장에 벼룩이 없고,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한국, 체첸공화국 등 무력으로 점령당한 민족은 테러 등
무력으로 독립운동을 할 수 있었다. 식민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나라를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문화로 점령당한 민족은 독립운동을 할 수 없다.
문화는 정신의 소산이다. 정신이 없는데 어떻게 식민지를 벗어날 생각을 하겠는가?
사회가 일본화하면 문화도 따라서 일본화하기 쉽다.
사회가 미국화하면 문화도 미국화하기 쉽다.
문화를 담는 그릇인 글자와 그 글자로 이루어진 출판물은 문화를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말 중에 미국말을 섞어 사용하거나 글 중에 미국 글자를 많이 섞어서 쓰면
그 사람은 미국 문화를 보존하는 역할을 하고 사는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자유의 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미국 문화의 식민지 사람이 된 것이다.
9년 전에 계원 대학에서 열린 사립미술대학모임(AIAS) 세미나에 참가한
유럽 백인 교수들을 보자. 몇 명을 빼고는 대부분 동화책 마귀할멈과 비슷하게
생기질 않았던가.
그런데도 무조건 백인이 잘 생겼고, 멋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의 국민소득이 높아 잘 살기 때문인가?
혹시 백인 선교사들이 그들의 종교를 전파하기 위해 우리의 문화와 종교를
미신으로 격하시키고 파괴한 때문인가?
일제 시대 일본의 한국문화 말살 정책의 결과인가?
미국이나 프랑스나 자기네 고유 글자가 없어 로만알파벳을 빌려서 쓰고 있는데,
한국에는 고유 글자인 한글이 있다.
긴 역사에다 세련된 문화와 광대한 포용력을 갖고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하여
이 시대의 한국 대학생들은 스스로 자존심을 갖고, 이에 걸맞는 행동을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