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_맞고남과초화만성--2014-10-8--3
뚱보강사 이기성
133_맞고남과 처화만사성 시대
아파트에서 정년퇴직한 노인 세 명이 걸어가는데 셋 다 얼굴에 멍이 들었다. 이유는 세 명 다 다르다. 첫째 60대 노인은 “아침에 외출하는 마누라에게 어딜 가느냐고 물었단다.” 덕택에 눈두덩이가 시퍼렇다. 둘째 70대 노인은 “아침에 배가 고파서 밥을 달라고 했다가” 주먹이 날라왔다고. 셋째 80대 노인은 왜 맞았는지 이유를 통 알 수 없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난 것밖에 없는데”.
60대, 70대 남자들은 요즘 시대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국가고시도 여자가 일등, 올림픽 메달도 여자가 더 따고, 학교 공부도 여자가 더 잘하고. 남존여비 시대를 살아온 노인들은 이해하고 살기가 힘들다. 예전에는 더럽고 치사해도 아내가 내가 애들 때문에 참는다고 하면서 살았는데, 요즘은 뻑하면 황혼이혼을 하자고 하니. 수십 년간 목에 힘주고 가부장으로 군림하며 밖으로만 나돌던 남편, 애들에게 큰소리로 훈계하던 아버지가 정년퇴직 후 하루 종일 집에만 박혀 있으니 애들도 아내도 이상하고 거북하다. 돈벌어 생계 부양하는 것으로 평생을 살아온 남편도 일이 없으니 죽을 맛이다. 매일 등산을 할 수도 없고.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자들은 사회진출이 늘면서 ‘가족 돌봄’과 ‘생계 부양’이라는 이중역할에 빠르게 적응해왔다. 하지만 남자들은 여전히 밖에 나가 생계 부양을 책임지는 것이 전부인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남자들은 은퇴나 실직을 하게 되면 역할이 없는 역할이 돼 버린다는 것. 일 없이 지내야 하는 시간이 늘어서가 아니라, 일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자들이 문제인 것이다. 결론은 고령화 사회가 문제가 아니라 남자가 문제라는 것. 그렇다고 맞고남(맞고 사는 남자)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정상인가?
페친 허강 교수가 ‘群鷄一妻, 당신 부인만 바라보라!’는 메일을 보내왔다. 실업자 남편이 명심해야 할 고사성어 11개를 소개했는데 그중 5개. 그중 첫째가 1. 妻和萬事成(처화만사성) : 부인과의 관계가 화목하면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없도다. 2. 처하태평(妻下泰平) : 아내 밑에 있을 때 모든 것이 평안하다. 3. 순처자는 흥하고 역처자는 망한다(順妻者興 逆妻者亡) : 아내에게 순종하면 삶이 즐겁지만, 거스르면 칼 맞는다. 4. 事必歸妻(사필귀처) : 무슨 일이든 중요한 의사 결정은 결국 아내의 결정에 따르게 되도다. 5. 群鷄一妻(군계일처) : 무릇 수많은 여성들이 있더라도 그들을 닭으로 여기고 오직 당신의 아내만을 바라보라! 반찬이 달라질 것이다.
덧붙임: 페친 오선경님의 글. ‘여섯 살들의 유머’. 어떤 아저씨가 밤에 집에 가던 중 응아가 너무 마려웠는데 주변에 화장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급히 365일 은행 캐시 센터에 들어가 옆에 있던 신문지에 응아를 한 후, 두고 나올 수 없어 신문지에 싸서 까만 비닐봉지에 담아 나왔는데, 쌩하고 오토바이 탄 아저씨가 오더니 돈인 줄 알고 훔쳐 갔다고.
[참고] ‘문제는 고령화가 아니다’, 머니투데이 유병률 최경민 김종훈 기자, 201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