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나는 누구인가? 백인인가? 흑인인가

  뚱보강사    38. 나는 누구인가? 백인인가? 흑인인가?

 

  내 몸이 혼자서 하늘을 날고 있다. 아래에는 포도밭이 보인다. 내가 포도를 따서 바구니에 담는다. 불행하게도 나는 포도농장 주인이 아니라 노동자이다.

 

“자, 이제 숨 크게 들여 마시고. 눈을 뜨시고. 입을 살짝 벌리고 앞니 사이로 공기가 나오게 후~우~하고 숨을 내쉬고.” 조용하게 흐르던 음악 소리가 그친다.

 

눈을 떠보니 나는 과천시내 한 체육관에서 복식호흡을 하며 명상을 하던 자세 그대로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수백 번 중얼거리며 체육복(단학선원의 도복)을 입고 인시(새벽 3시반)부터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했다.

어느 순간에 모든 거지 같은 잡생각이 사라지면서 내 몸이 부웅하고 뜨는 걸 느꼈다. 동시에 몸이 지붕 위로 올라가더니 빗물받이 홈통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눈앞이 아찔하다. 겁나서 몸을 정지하려 하지만 이미 홈통 속을 벗어나서 하늘을 날고 있다. 칼라가 아니고 흑백으로 세상이 보인다. 풍경이 다 보이는 것으로 보아 밤은 아니고 어둡지도 않은데 밝은 색은 아니다.

개천인지 강인지 하여간에 물 위를 지나서 포도농장에 도착했다.

 

   오늘 새벽에는 홈통 속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하늘을 날고 있다. 도착한 곳은 포도농원. 먼저 번에 왔던 그곳이다. 지금이 언제인가 생각하니 400년 전이란다. 장소는 유럽의 중간 프랑스란다. 옆에서 사람이 답해주는 것도 아닌데 생각만 하면 답이 떠오른다.

열심히 포도를 따고 있는데 또 부른다. “숨 들여마시고, 내쉬고...”

한 시간의 명상 시간이 참 짧게 느껴진다.

 

  신기하다. 명상 중에 내 몸은 도장에 앉아 있고 내 정신(?)인지 혼(?)인지는 400년 전의 프랑스에 가 있는데. 어떻게 과천 단학선원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릴까?

혼의 반만 프랑스로 가고, 혼의 나머지 반은 과천에 남아 있나보다.

 

  뚱보강사는 자칭 지독한 애국자였다. 우리 민족, 한민족, 조선족, 한국말을 쓰는 한국 사람, 우리 조국을 편애했다. 국수주의자라는 말까지 들었으니까. 한국만 잘 살면 그만이었다. 그대신 한국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뚱보강사의 철학이었다.

 

그러다가 전생이 프랑스에 살던 백인이었다라는 것을 알고는 혼란에 빠졌다.

나는 누구인가?

내 조국은 프랑스인가, 아님 지금의 대한민국인가?

 

   뚱보강사가 철학을 바꾸었다. 한국 사람과 프랑스 사람을 둘 다 사랑하자고.

 

그런데 일이 벌어졌다. 다음번에 명상을 하는데 이번에는 남태평양의 흑인 아이로 태어나는 것이 아닌가?

정확히 말하면 흑인이 아니라 진한 갈색 피부의 멜라네시안 종족이다.

 

아이 때 사고로 죽었다는 것이다. 짧은 인생을 살고 간 것이다.

그 다음 명상 때는 중국인으로 태어났다. 중국의 왕이었다.

중국 황제가 아니라 성주였다.

 

큰일 났다. 이제는 한국인, 프랑스인, 멜라네시안, 중국인을 전부 다 사랑하고 살아야 한다. 종교를 믿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던 뚱보강사에게 근심이 생겼다.

아니, 전생이니 윤회니 이런 얘기는 불교에서나 거론하는 것인데.

 

그리고 전생이 하나가 아니고 왜 이렇게 많아? 이거 명상이 아니고 꿈꾸는 거 아냐?

혹시 최면에 걸린 것 아냐? 언젠가 책에서 보았던 것을 착각하는 거 아냐?

의심과 의심이 꼬리를 문다.

 

  어쨌거나 뚱보강사의 지금 철학은 ‘지구인을 사랑하자’이다.  

그러나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음 번 명상에서 전생이 외계인(ET)으로 나온다면,  지구인과 외계인을 다 포함한 ‘우주인을 사랑하자’로 철학이 바뀔 지도 모른다.

 

뇌호흡9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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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Catherine Nam
    명상은 당신의 의식을 바꾼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있는 장벽을 무너뜨린다.
    그 장벽의 파괴는 곧 당신의 의식의 확장을 의미한다. ㅡ정선광
    복식호흡 명상이나 단학선원 명상, 영기통 수련이 아니더라도 태극권, 요가, 국선도, 라즈니시 명상, 신나이위빠사나 명상, 최면술이나 불교 명상, 파룬궁 명상 등 , 눈을 감고 한참 앉아 있으면 뭐가 보이는 모양인데  이게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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