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공주병도' 큰 병이다.

[뚱보강사]    5. ‘공주병도' 큰 병이다.

 30여 년간 향단이는 줄고 춘향 공주만 늘었나보다. 1970년 이후 초등학생은 3분의 2로 줄고 대학생, 대학원생은 13배로 늘어났다. 통일될 것은 염두에 두지 않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만 낳고 즐기자, 이렇게 모두를 조금만 낳아 공주같이 키우려고 애쓴 결과이다.

 

광화문에 조그만 빌딩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다. 3층에 미술학원이 들어 있었는데, 어쩌면 그렇게 대학생마다 성품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화를 낸다. 첫 번째 미술 학원을 하던 대학생은 저녁 일정 시간이 되면 퇴근을 했다. 두 번째 있던 여대생은 일주일에 3번만 학원을 열었다. 그래도 집세를 안 밀리고 꼬박꼬박 잘만 냈다. 세 번째 대학생은 저녁 퇴근 시간이 되면 친구들이 몰려 왔다. 소주병 들고 오고, 라면 들고 오고, 쥐포 들고 오고, 빌딩 관리인이 밤에 잠을 못자게 해도, 몰래 라면 상자를 깔고 잔다고 했다. 겨울에는 화장실 난방용으로 피워놓은 난로에다 라면을 끊여 먹는다.

 

사람들은 화장실에서 냄새피우며 끓고 있는 라면 냄비를 보면서 미술 학원 욕을 한다. 화장실에서 들통 가득 물을 끊여서 머리를 감는다. 빌딩의 화장실이 아니고 자기 전용 목욕실인줄 아나보다. 이 학생 덕에 모든 대학생이 욕을 먹는다.

 

청소 아줌마와도 사이가 안 좋다. 데생인가 뭔가 하는데 흰 석회벽에다 대고 연필 싱알을 간다. 연필도 복도에다 그냥 깎는다. 예쁘지도 않은 손바닥에 페인트를 칠해서 벽에다 눌러놓는다. 먼저 있던 미대생은 남자고 여자고 둘 다, 미술 학원을 깨끗하고 조용하게 운영했다. 세 번째 미대생은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관리인과 자주 싸움을 해서, 결국 내 보냈다. 아참, 그 미대생이 간 다음에도 시끄러웠다. 중국집 짜장면 값, 신문대금 등 외상값 받으러온 사람들 때문에.

 

불붙은 담배 꽁초를 들고 복도에서 다니는 사람, 담배 연기도 문제지만, 남의 옷에 구멍을 낼 수도 있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는 사람, 역시, 너무나 이기적이다.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어야 하나? 누구는 공주이고 누구는 향단이인가. 여럿이 사용하는 컴퓨터에다 암호를 거는 얌체도 있다. 자기만 쓰고 친구는 못쓰게 하는 이기주의자.

 

공주병, 왕자병은 전염되지 않으니 격리시켜 치료할 필요까지야 없다. 그러나, 이제는 친구를 위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참된 대한민국의 대학생이 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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