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경/정순남군을 기린다.(기행문)

-- 성완경군의 영상물, 정순남순의 음향이 어우러진 감동적 작품을 감상하고 주제넘게 기행의 글을 올려본다. 두 천재적 동문에게 폐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화동 김평일

 

문래공명(文來共鳴 Mullae Resonance)

- Resonance -

심상하게 흘려 들어오던 단어 하나를 이날 의미 심장하게 공부 했다.

이 날의 Resonance는 호이겐스의 원리가 적용되는 물리적인 현상 이상의 심오한 그 것이었다.

파장이 아닌 인성이 Resonance를 이루고

물량이 아닌 사랑이 Resonance를 이루고

기억과 빛과 음향과 그리고 체험까지,

거기에 기다림이나 이별까지 Resonance를 이루는 그런 것이었다.

 

이곳 문래 아트홀은 아트홀이라는 기존 개념을 파격적으로 벗어나 있었다.

철공소 뒷 집이라는 공간으로

상식적인 아트홀의 범주를 매우 자유롭게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전시장이 작업장이면서 생활 공간이어서 생활이 아트요, 아트를 생활처럼-,  

그래서 문래동 주민들 마저 훌륭한, 자유로운 설치 예술 대상이었다.

주민 뿐 아니라 뿐 아니라,  도둑 고양이 광명이와 이포, 그리고 터주 진도개 진돌이 까지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아트--.

 

8 년 전 광명 철공소 앞 길에서 줏어 온 얼룩 도둑 고양이 광명이와 

정체가 불분명하게 흘러들어 온 검정 고양이 이포

그리고

이 두 도둑과 지네들끼리의 DMZ, 유리문짝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리는

진도개 진돌이 사이의 스토리는 라이브 문학이어서

성완경군 후배 작가의 영상물로 엮어졌다.

 

층층대를 오르 내리는 구석진 곳에 도둑고양이 광명이와 이포의 보금자리가 있다. 

험난한 도시정글의 노숙생활을 버리고 주민의 도움으로 정착한지 8년, 

관록이 붙은 광명이, 이포의  2개의 밥 그릇이 전시물인 줄 알았는데 광명이와 이포 둘중 하나는

다이어트 콘트롤 중인지

밥그릇에 잔반이 남아 있어, 그것이 생활인 것을 알았다.

 

기성 작가의 작품과 더불어 주민들 작품이 어우러져 함께 전시되는 어울림은

문자 그대로 Resonance.

주민 사진작 일부는 담벼락에 전시를 해야 하는 기존 틀을 벗어나

땅 바닥 에 문짝을 눕혀 전시하는 파격을 보였다.

-- 그리운 연인 에게 보내 짧은 시귀로 부터

-- 길 건너 잘 나가는 다방의 마담 언니의 어린시절

-- 휴전 직후 영등포 초등학교 졸업사진

-- 판자집을 배경으로  나이롱 점퍼를 폼나게 차려 있은 동장님이 3000리 자건거와 함께 박은 사진 등등

-- 문래동 홈그라운드 스토리가 홈그라운드를 장식 하였다.

 

지하 계단을 돌고 돌아 내려가 가장 은밀한 곳이 완경군과 순남군의 작품 터

바로 두 대가들의 비디오 오디오의 Resonance 현장이다. 

성완경 비디오 정순남 오디오 창작이 Resonance를 이룬  

원제 그대로 -- 문래공명(文來共鳴 Mullae Resonance)은 이곳 전시의 핵심.

 

면벽 좌선 처럼

완경군과 순남군의 "철공소 셔터 담벼락 영상"을 마주 했다.

면벽 10년에 큰 스님께서는 무엇을 얻었을까--

마치 여러폭의 병풍과 같은 가게 문짝, 바로 철공소 셔터에

밤 자정 즈음에 비쳐지는 각종 신호등 전조등 방향등 불빛이

광학적 효과만 보여 주는 것만은 아니다.

그 불빛에 새겨지는 가지 가지  세상 사는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밤새 달려야 하는 사연이 다 글이 되고 

정처없이 마음 둘 곳 없이 방황하는 感傷이 시가 되는  자정의 문래동 거리

그런가 하면 사무적으로 냉정하게 찬 빛을 던지는 신호등 불빛도 있다. 

여기에 오버랩 되는 길거리 소음은 사연이 많고  많아

천가지 소설을 써내려 간다.

 

굳게 닫혀진 철공소 셧터 위에  

月印千江 月印千世

빛과 소리가 쏟아진다.  

완경군은 이들 문짝의 파노라마를

순남군은 이 문짝에 공명하는 음향을

큰스님 面壁처럼 공을 드렸다.

 

빛과 소리가 맥이되어 광란하는 틈새로.

이따금 스쳐가는

원작자 성완경의 그림자

그가 아끼는 카메라 3발이 그림자는

가진 것을 다버리지 못하여 성불에 실패 하거나

구원 받지 못한 우리네 영혼처럼  

다른 빛, 다른 소리와 다르게 Resonance 없이 튀어 나온다.

그러나

언제나  Resonance  일색이라면

그것이 어찌 사는 것 이겠는가.

 

이날 기록사진보기--1

이날 기록사진보기--2 (고화질/박성도 촬영)

 

    화동님 문래공명 기행문 잘 보았습니다.
    예술을 이해하고 감상하시는 경지에 감탄이 절로 나오며 문화해설사 내공을 훌~쩍 뛰어넘어 유명 큐레이터로 발돋움해도 되겠습니다. Thousand Than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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