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꼬리뼈와 목디스크
- 뚱보강사
- 2013.05.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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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꼬리뼈와 목디스크
꼬리뼈와 목디스크
페이스북의 타임라인 2012년 10월 4일자에 있는 내용입니다. “밤에 화장실 갈 때 조심하세요. 목욕탕 바닥이 미끈... 꽈당... 엉덩이뼈와 꼬리뼈가 무지 아프고, 왼손은 기브스 중...”, 회원님, 우준식님, 이진우님, 박순백님 외 38명이 좋아합니다. “고OO 정형외과에서 얼마나 걸리면 낫겠냐고 물었더니 노인네는 예측을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골다공증 아닌 게 다행이라더군요. 골다공증이었으면 목욕탕에서 평지낙상을 해도 엉치뼈가 부스러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의자에 앉으면 꼬리뼈 부분과 엉치뼈가 아파서 방석 3개를 놓고 그 위에 앉아서 컴을 합니다. ㅋㅋㅋ...", 2012년 10월 5일 오전 8:50, 뚱보강사 페이스북.
작년에 자다가 일어나서 화장실 문을 열고 슬리퍼를 신으려다가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철퍼덕했다. 왼손 손바닥으로 짚어서 엉치뼈는 괜찮은데 왼손 손목뼈가 실금이 갔다. 엉치뼈는 천추, 자리뼈, 엉치척추뼈(첫째~다섯째), sacral vertebra, 선추라고도 한다. 척추뼈는 경추(목뼈) 7개, 흉추(등뼈) 12개, 요추(허리뼈) 5개, 천추(엉치뼈, 자리뼈) 5개, 미추(꼬리뼈) 4개를 합쳐 33개로 구성되었다. 척추는 몸의 기둥 역할로 몸무게를 지탱하면서 몸의 균형을 유지해주고 외부 충격에 대하여 척수(신경)을 보호해준다.
작년 가을에 왼손목에는 기브스(Gibbs)와 보호대를 한 달 동안 하고 꼬리뼈와 엉치뼈 아픈 것은 소염제와 근이완용 신경안정제와 진통제로 3주일을 버티니 어느 정도 통증이 줄어든다. 참을 만한데 문제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와 씨름을 하는 직업이니 엉덩이가 배기고 아픈 것이다. 천사 마눌님이 치질치료용 방석을 사왔다. 도너츠처럼 가운데 구멍이 뚫린 방석. 이거 최고다. 2시간 앉아있어도 꼬리뼈가 아프지 않다. 꼬리뼈가 아픈 것은 덜한데 이제는 꼬리뼈가 시리고 속에서 찬 바람이 나오는 것 같다.
꼬리뼈 부분에 부항을 붙이고 침을 맞았더니 좀 덜하다. 근데 완전하지는 않다. 해서 윤창중 대변인처럼 인턴 여자 궁둥이를 grab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방석으로 자기 엉덩이를 따뜻하게 데워 주니까 잠시 동안은 시린 것이 훨씬 덜하다. 의자에 앉을 때 가끔 전기방석을 켜고 일하는 것으로 몇 달을 그런대로 무사히(?) 보냈다. 잔인하다는 4월이 오자 이번에는 어깨가 슬금슬금 아프기 시작한다.
‘아니, 50견이 또 왔나?’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왼쪽 어깨가 점점 더 아파지고 왼팔을 위로 들어올리기도 불편해진다. 매일 아침에 파룬궁 기본 동작으로 아침 체조를 하니까 팔다리 움직이는데 이상이 없는 걸 매일 확인할 수 있었는데... 별안간에 웬일? 왼쪽 손 손가락들도 약간씩 저리다. 의사들이 나이 먹으면 호두 2알을 손바닥 안에서 돌리는 운동을 심심할 때마다 하라고 했는데. 늙으면 말초까지 피가 잘 안 돈다나 뭐라나... 가벼운 아령을 들고 팔운동을 했다. 며칠 뒤부터는 가끔 왼 팔이 저리고 손가락에서 전기가 찌릿찌릿 오르는 것 같다. 그러더니 목이 뻐근해지고 머리통이 무겁게 느껴진다. 목에 머리 무게가 느껴지기는 처음. 라일락 향내가 풍기는 5월에 들어서자 왼팔, 왼쪽 어깨, 왼손이 번갈아가면서 저리다. 왼손 손바닥 가운데 장심이 간질간질하고 왼쪽 귓구멍속이 가렵다. 밤에 잠을 자려고 누울 때 목이 아파서 베개를 베기가 힘들다. 낮은 베개를 베고 자서 그렇다고 높은 베개를 베고 자보라고 마누라가 코치. 좀 낫기는 하지만 다음날 아침에 목이 아프기는 마찬가지.?
왼팔은 만세를 부를 수 없고, 목은 좌우로 돌리거나 아래로 향할 수가 없고, 세수하기도 불편하고 머리도 감기 힘들고, 무엇보다 목의 통증이 심해서 못 참고 드디어 동네 외과병원에 갔다. “목디스크 증상입니다”, “입원해서 수술하셔야 합니다”. 아니, 수술이라니... 멀쩡하게 내발로 걸어왔는데. 동네 약방에 가니 근이완작용과 소염진통작용을 하는 알약과 목 뒤에 붙이라고 파스를 준다. 작년 10월에 꼬리뼈 다쳤을 때 먹던 약이다. 그러니까 7개월 만에 도로 아미타불이 된 것이다. 꼬리뼈에서 목뼈로 달라지기는 했지만. 꼬리뼈에서 왼손으로 왼팔로 왼쪽 어깨로, 왼쪽 목으로 올라오는데 7개월이 걸렸다. 파스를 붙이니 후끈후끈해지고 좀 낫는 것 같다.
목디스크 수술을 하느냐? 진통제로 버티느냐? 침을 맞느냐? 목과 어깨 통증, 손가락과 팔이 저린 뚱보강사는 목하 고민중...
[용산 사무실 근처에 세워진 척추 그림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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