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__ 제페토와 디지털 라이프

-

297__제페토와-디지털라이프------15ok

뚱보강사 이기성

 

 

297__ 제페토와 디지털 라이프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인 소만은 양력으로 521~22일에 온다. 소만(小滿)滿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 달래, 냉이는 들어가고, 작년 10월에 파종한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다. 60년 전인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시골에는 춘궁기가 남아 있었다. 빠르면 4월부터 시작되던 춘궁기의 정점인 5. 보릿고개 춘궁기인 55일경 입하(立夏)를 지나고, 보름 후 소만을 거치면서, 다시 보름을 참으면 드디어 65~6일 망종(芒種)이 온다. 이맘때면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된다. 19686월 초 뚱보강사가 김해 공병학교에서 종아리에 모래주머니를 달아매고 구보를 하던 때. 김해에서 부산 구포다리까지 주야간 행군과 구보를 할 때, 아스팔트 길바닥에 보릿단이 밟히면 3월부터 시작된 ROTC 장교들의 초등군사반(officer's basic course) 교육이 끝날 때가 왔다는 신호였다.

 

노후의 디지털 라이프’. ‘제페토는 네이버 제트가 만든 증강현실 아바타 앱’. 2021515일에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대표가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제목이다. 시니어(노인, 어르신, 고령자)들의 디지털 라이프. 삶의 공간으로 받아들이면 인생 후반기 삶 더 풍성해져. 시니어에게 디지털 라이프 교육 필요. “제페토(Zepeto)를 아시나요?” 들어본 적이 있으면 디지털 라이프에 아주 뒤처진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만나는 50대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그게 뭐예요?’라고 묻는다. 제페토(Zepeto)는 네이버 제트가 만든 증강현실 아바타 앱이다. 사이월드 때의 아바타와 같은 개념이다. 10대들이 얼굴 인식, 3D(3차원) 기술, 증강현실을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삶을 즐기는 곳이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 월드에서 신곡을 발표하고 사인회를 열었는데 5000만 명에 가까운 팬들이 가상공간에 모였다. 가수 조용필의 50주년 콘서트가 2018년 잠실에서 열렸을 때 공연장을 꽉 채운 청중이 45000명이었으니, 5000만 명이면 가왕 때의 1000배가 넘는다. 제페토는 아바타를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여기서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을 말한다. 20188월 출시된 제페토는 AR 콘텐츠와 게임, SNS 기능을 모두 담고 있어 특히 1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21년 현재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참고] 뚱보강사 칼럼 “#263__ 라이따이한과 제페토”. 증강현실 앱 제페토에서 방탄소년단(BTS)은 액션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공연을 한다. 10대들은 이미 메타버스공간에서 관계를 맺고 게임을 즐기는데, 게임에 대한 부모 세대의 인식은 오락실에 머물러 있다.

 

 

 

제페토는 증강현실 아바타 앱

 

 

사람이 자연 환경에서 살아가지만, 디지털 세상에서는 자기가 자기를 대신할 아바타를 만들어 아바타가 살아간다. 컴퓨터가 생기기 전에는 인간인 자기 하나의 인생만 살았지만, 스마트폰(손전화)이나 컴퓨터가 일상적으로 같이 사는 현재는 손전화나 컴퓨터속의 디지털 세상(가상공간)에서 자기가 만든 아바타가 또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디지털 라이프는 가상공간인 디지털 세계를 삶의 공간으로 가져와서 활용하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활용법을 익히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제페토는 이용자와 닮은 3차원(3D) 아바타를 만든 뒤, AR 기술로 실제 사진이나 가상 배경에 자연스럽게 합성해준다. 우선 앱을 켜고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사용자와 닮은 캐릭터가 생성된다. 표정과 몸짓, 패션스타일 등 캐릭터의 요소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이용자끼리 가상공간에서 문자·음성·이모티콘 등으로 교류할 수 있으며, 가상세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모여 게임을 하거나 춤을 추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디지털 라이프는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제페토(Zepeto)10대들의 디지털 라이프라면, 시니어들에게 적합한 디지털 라이프가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가상현실, 게임, 인공지능 등이 해당된다. 아쉽게도 이를 활용하는 사람이 아직은 소수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그야말로 고령자들의 영역이다. 만보 걷기를 효과적으로 측정해줄 수 있는 앱, 스마트폰 케이스에 부착해서 심전도를 측정하거나,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트라이코더(Tricorder)처럼 신체 활력 징후를 체크해주는 장치들이 그 예다. 부정맥 환자들은 스마트폰 심전도 측정으로 평상시 자신의 심장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우울증이나 치매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게임도 있다. 시 히어로 퀘스트(Sea Hero Quest)라는 게임은 가상현실에서 보트를 타고 항해하는데플레이어의 공간지각 능력을 감지해서 치매를 초기에 진단할 수 있다. 인터넷 장기나 바둑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략 게임을 즐겨도 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게임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관계망을 확장할 수 있다. 이처럼 노후의 게임은 사행성이나 중독의 관점이 아닌 라이프의 관점에서 보면 범위가 넓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가상현실에서 살아볼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이라는 영화에서는 가상현실, 게임, 가상화폐로 움직이는 세계를 보여 준다. 미래에 관련된 책 여러 권을 읽는 것보다 미래 사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미국 은퇴 커뮤니티에서는 고해상도 가상현실 헤드셋을 사용해 노인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방문하는 등 가상 여행을 즐기고 있다. 예전에 자신이 살던 동네로 여행할 수도 있다. 어릴 때 모습으로 고향에서 엄마와 같이 노는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될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애완견 로봇이나 말벗 로봇을 통해 노후의 고독을 달래 줄 수단을 가질 수 있다. 시니어들이 디지털 라이프를 잘 활용하면 4차 산업혁명이 확산되어 경제를 성장시키는 효과도 있다. 현재, 게임은 젊은이들 대상으로 시장이 국한되어 있는데, 중년층 이상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찾을 수 있다. 게임 하나에 투자되는 거액의 투자금과 고용 인력을 감안하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고령자들을 위한 가상공간이 활성화되고 여기서 소비를 한다면 고령자의 소비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퇴직자 교육 현장은 아직 트렌드를 못 따라가는 것 같다. 대부분 재무설계, 연금, 건강보험, 취미, 귀농·귀촌, 일자리, 창직(創職) 등 비슷한 과목들이다. 그 외에 스마트폰 활용법, 유튜브 제작하기, 사진 찍기, 블로그 만들기처럼 디지털 기초 학습 과목도 가끔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디지털 라이프를 가르치는 곳은 못 봤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라이프 교육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는 현실 삶에서는 베테랑이지만 디지털 라이프에서는 젬병이지 않은가. 디지털 라이프는 인생 후반전의 경험을 훨씬 풍부하게 해 줄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에게 디지털 라이프를 누릴 기회가 왔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다만 자신의 노력에 따라 이를 누릴 수도 있고 전형적인 노년을 보낼 수도 있다. 길의 선택에 따라 디지털 라이프 격차가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실제 노후 삶의 격차도 가져오게 된다. 수명이 길어지고 노후 시간이 많아지는 때 디지털 라이프를 삶의 한 양식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스타트업 스페이셜

 

 

2021521일에 [dongA]의 신동진 기자가 보도했다. 메타버스의 진화VR기기 없어도 ‘OK’. 스타트업 스페이셜’, 인터랙티브 웹 버전 출시3D 아바타, 키보드-마우스로 조작. 교육-놀이-가상전시회 등 영역 확장가상부동산 파는 플랫폼도 생겨. SKT, 메타버스 골프중계 개발중.

 

이제 함께 화성으로 텔레포트(순간이동) 하겠습니다.” 18일 미국의 원격 협업 스타트업 스페이셜(Spatial)’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상의 회의실. 행사를 주최한 이진하 스페이셜공동창업자 겸 최고제품책임자(CPO)350만 달러(56000만 원)에 거래된 디지털 주택 마스 하우스(화성의 집)’를 설명하기 무섭게 화면 배경이 주황빛 하늘과 검은 산맥 전망으로 바뀌었다. 정교한 그래픽 작업을 거친 가상공간뿐 아니라 집, 사무실 등 실물을 그대로 3차원(3D) 스캔한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날 스페이셜은 가상현실(VR) 기기 없이도 PC 모니터 화면을 통해 가상공간 협업을 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웹 버전을 출시했다. 아바타를 움직이거나 파일을 옮기는 등 기존에 VR 헤드셋을 써야만 가능한 모션과 기능의 사용자 경험(UX) 장벽을 없앤 것이다. 실물 사진을 스캔한 3D 아바타를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고, 사진 영상 문서 등을 원하는 크기로 원하는 위치에 옮길 수 있어 대면회의를 하는 것 같은 몰입감을 준다.

 

스페이셜은 원래 증강현실(AR) 기술로 기업의 원격 회의나 작업을 돕는 B2B(기업 간 거래) 스타트업이었다. 로그인 하려면 3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AR안경과 기업용 유료 아이디가 필요했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무료 개방했다. 1년 만에 누적 사용시간이 1000만 분을 넘으면서 교육, 놀이, 가상 예술품 전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스타워즈 팬들이 영상과 굿즈로 꾸민 동호회 아지트에선 아바타가 광선검을 들고 싸울 수 있다. 예술품 작가들은 전시 콘셉트에 맞는 디지털 미술관을 설계했다. CPO최근 디지털 예술품이나 건축 공간 등 3D 콘텐츠를 경험하기 위해 스페이셜을 찾는 일반인 고객이 크게 늘었다. 3D 가상세계가 예술적 표현을 창의적으로 구현하고 문화를 공유하는 메타버스’(현실과 혼합된 가상 세계)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 세계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디지털 작품의 가치와 소유권을 증명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이 도입되며 디지털 그림, 음원 등 10만 점에 전 세계에서 약 2000억 원이 넘는 거래가 성사됐다. 스페이셜이 공개한 마스 하우스도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제트가 만든 AR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아바타들이 놀 수 있는 맵 설계나 의상 디자인으로 매월 3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직업이 나왔다. 가상 부동산 거래 플랫폼인 어스2’에서는 구글 3D맵 기반으로 지구와 동일한 크기로 제작된 가상의 땅을 10m² 단위로 판매하고 있다.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 인기 지역들이 10m²당 평균 22달러(25000)에 거래되며 새로운 가상자산으로 투자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선점하려는 기업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VR 플랫폼 ‘Altspace(알트스페이스)’에서는 이달 15일 가수 하연이 인공지능(AI) 작곡가의 음악을 공연한 가상 콘서트(메타버스 공연)가 열렸다. 하연의 가상 공연장에 입장하여 인공지능 가상 작곡가 에이미문이 작곡한 하연의 음악들을 라이브로 듣고, 작품들을 감상하고, 하연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이 펼쳐졌다. 이 공연은 VR 공연 플랫폼 Altspace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진들을 포함하여 800여명이 관람하였다.

 

하연은 인공지능이 작곡한 ‘Eyes on you’로 가요계에 데뷔를 하여, 지난 1월에는 ‘Walk Away’, 4월에는 ‘idkwtd’를 발매하였고 이 세곡은 모두 인공지능 가상 작곡가 에이미문이 작곡한 노래이다. ‘idkwtd’는 세계 최초로 NFT 형태로 공개된 인공지능이 만든 노래이고, 국내 최초 NFT 형태로 발매된 KPOP 음반이며 뮤직비디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제작되어 눈길을 끈다. NFT대체 불가능 토큰(Non Fungible Token)’을 뜻하는 말로,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을 이용해, 그림, 영상, 음악과 같은 디지털 파일에 고유의 식별 정보를 부여하는 디지털 자산으로 아티스트들이 직접 구매자에게 기존 틀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디지털 컨텐츠를 제작해 소유권을 판매할 수 있다. 가상 작곡가 에이미문은 사람이 아니라, 딥러닝과 뉴럴네트웍스(인공신경망) 기술을 활용한 AI 음악 생성 엔진으로 A.I.M이 제작하는 모든 콘텐츠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다. 에이미문은 제페토 공식 파트너 제페토(Zepeto) 크리에이터(Creator)인 제페터(Zepetor)로 제페토 내에서 인공지능 가상 작곡가로 활동하여,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대기업 중 처음으로 메타버스부서를 만든 SK텔레콤은 아이돌 아바타를 활용한 K팝 메타버스 프로젝트와 동시에 카카오VX와 손잡고 메타버스 골프중계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최근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상대방을 손에 만져질 듯 생생하게 볼 수 있는 3D 영상대화 프로젝트 스타라인을 공개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필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하여는 뚱보강사 칼럼 #92. ‘뉴스마사지, 미디어 리터러시, 신문/방송에 속지 않기’, #96. ‘스마트폰 리터러시와 페이스북 리터러시’, #97. ‘아나털 시대의 인터넷 리터러시 교육에서 살펴본 바 있다. 2021516일에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이 [한겨레]에다 피싱 메일 몰라?한국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의견을 기고했다. ‘PISA 21세기 독자보고서. 읽기 ‘5불구, 정보 신뢰성 평가는 OECD 꼴찌. 정보편향 판단 교육도 평균 이하. OECD, “21세기엔 새 문해력 필요”. “정보 신뢰성 판단이 문해력 핵심전문가들 긴 글 못 읽는 세대 소통 우려”. “학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필요”.

 

한국 청소년들의 디지털 정보 문해력(디지털 리터러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바닥권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에서 인터넷 정보의 편향성 여부를 판단하는 교육을 받았다는 비율도 오이시디 평균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지난 3(현지시각) 발표한 <피사(PISA)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 한국의 만 15살 학생(3, 1)들은 사기성 전자우편(피싱 메일)을 식별하는 역량 평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피싱(Phishing)은 개인의 중요한 정보를 부정하게 얻으려는 공격 시도이다. 피싱 메일 여부 식별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덴마크·캐나다·일본·네덜란드·영국 학생들은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 반면, 한국은 멕시코·브라질·콜롬비아·헝가리 등과 함께 최하위 집단으로 분류됐다.

 

또한 한국 학생들은 주어진 문장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들의 평균 식별률이 47%인데, 한국 학생들은 26%에 그쳐 꼴찌였다. 이와 관련이 깊은 정보가 주관적이거나 편향적인지를 식별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을 받았는가?”를 묻는 조사에서도 한국은 폴란드·이탈리아·그리스·브라질 등과 함께 평균 이하의 그룹에 속해, 학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문항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은 54%인 데 비해 한국은 절반 이하(49%)로 나타나, 평균보다 낮았다.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덴마크·미국 등에서는 70% 이상의 학생들이 정보가 편향되어 있는지를 판단하는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번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가 회원국 위주로 만 15살 학생들을 대상으로 3년마다 실시하는 2018년 피사 결과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관련 내용을 분석해 만들어진 자료다. 읽기 능력 평가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 2018년 피사에서 한국은 읽기 영역 점수가 오이시디 평균(487)보다 높은 514점으로 상위권(37개국 중 5)을 기록한 것으로 나왔지만, 이번 발표로 한국의 디지털 문해력과 관련한 교육이 바닥권이라는 게 드러났다. 한국 학생들의 문해력은 2006년 피사 조사에서 556점으로 조사대상국 중 1위였으나, 이후 12년간 조사 때마다 점수와 순위가 함께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정보의 신뢰성을 식별하는 조사는 학생들에게 유명 이동통신사 명의를 사칭한 피싱 메일을 보낸 뒤 양식에 맞게 이용자 정보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을 받을 수 있다는 링크에 반응하는 태도를 조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테스트는 지문을 제시한 뒤 5개의 문항을 통해 평가하는 국어 시험 형태로 진행됐다. 그중 하나는,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교수의 저서 <<문명의 붕괴(Collapse: how societies choose to fail or succeed)>>의 내용과 평가를 다룬 지문을 제시한 뒤 진행한 테스트다. “이 책에서 작가는 여러 문명권이 스스로 결정한 선택과 환경에 끼친 영향으로 인해 붕괴를 맞았다고 서술했다라는 문장이 사실 기술인지 의견인지를 묻는 유형의 질문이었다.

 

오이시디는 보고서에서 인터넷 덕분에 누구나 언론인이나 발행인이 될 수 있지만, 정보의 참과 거짓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워졌다“21세기의 문해력은 지식을 스스로 구축하고 검증하는 능력이라고 밝혔다. 오이시디는 정보가 많아질수록 독자들은 불명확함을 탐색하고 관점을 검증하는 방법이 중요해진다고 지적했다. 2012년 피사 조사에 15살 학생들의 평균 온라인 이용시간은 1주에 21시간(하루 3시간)이었는데, 2018년 조사에서는 주당 35시간(하루 5시간)으로 67%가 늘어났다. 오이시디는 피사 조사가 코로나19 이전에 이뤄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고 가정에서 온라인 교육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 위기는 불확실하고 모호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청소년들이 자율적이고 앞선 독해능력을 개발하는 게 시급해졌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문해력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방송>이 지난 3월 방송한 6부작 다큐멘터리 <당신의 문해력>을 제작한 김지원 프로듀서는 디지털 기기에 길들여진 청소년들이 긴 글 읽기를 어려워하고 있으며 어휘력이 떨어져 있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광범하게 확인됐다지금 10대는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양한 출처의 문서를 읽고 검증하는 방법을 모르는 데다, 비판적 읽기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사흘’ ‘글피와 같은 어휘를 모르는 세대가 성장하면 세대간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길 우려도 있다는 게 김 피디의 생각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의 영향력이 커지고 코로나19 관련한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용자 스스로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에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참고] 책 소개: <<문명의 붕괴>>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이 책에서 붕괴(Collapse)의 개념을 상당히 넓은 지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일어난 인구 규모, 정치·사회·경제 현상의 급격한 감소로 표현하고 있다. 그가 택한 문명의 붕괴 지역은 단순히 지배계급이 전복되고 교체된 지역이 아니라 지금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는 곳, 또는 서서히 붕괴의 조짐을 보이는 곳이다. 곧 로마 제국이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몰락보다는 마야 문명, 남태평양의 이스터 섬, 아시아의 앙코르와트 등처럼 단순한 쇠락이 아니라 완전히 몰락해버린 사회들을 주로 비교,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와서 붕괴의 조짐이 보이는 곳, 즉 르완다, 아이티, 중국, 오스트레일리아의 상황도 점검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사회들이 붕괴한 이유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눠 관찰한다. 곧 환경 파괴, 기후 변화, 이웃 나라와의 적대적 관계, 우방의 협력 감소, 사회 문제에 대한 그 구성원의 위기 대처 능력 저하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결국에는 한 사회나 문명이 붕괴하거나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환경 훼손에 대한 그의 관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사회나 문명이 몰락하는 이유가 꼭 환경 훼손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 문제에서 시작해 다양한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결국에는 붕괴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 소개: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생리학, 진화생물학, 인간생태학, 생물지리학에서 대가의 경지에 오른 르네상스 지식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생리학으로 과학도로서 삶을 시작한 다이아몬드는 현재 UCLA 지리학 교수로 재직하며 인간생태학과 생물지리학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전미과학상, 타일러 환경공로상, 일본 코스모스 상, 맥아더재단의 연구위원 직위, 그리고 록펠러 대학이 시인이자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루이스 토마스 상을 받았다. 1998년에 출간한 , , 로 퓰리처 상을 받았으며,왜 섹스는 즐거운가? Why Is Sex Fun?, 3의 침팬지 The Third Chimpanzee등을 저술했다.

 

 

[참고]

[중앙일보] 2021.05.15. 김경록

https://news.joins.com/article/24058426?fbclid=IwAR3krnukeo70vOruNWfDNLYcAY6DyBltS0NZfYuQW7t1WEFQb_fn5QFplG4

[참고]

[dongA] 2021-05-21. 신동진 기자.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10520/107038768/1?fbclid=IwAR1XEh1BVwgwi3pxnsJq7VJceb_RJu0u05xSG-HcezcPhv9bDI9LN_Ygdlk

[참고]

[한겨레] 2021-05-16.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https://www.hani.co.kr/arti/science/future/995403.html?fbclid=IwAR2eTm1ZvBVlLYPUSWodFTClj3gl40QHBVvPT_b4st444fSgNqH87-0QQzs

[참고] 경기60회 칼럼, #278__ 문맹과 문해, 가짜 진보.

http://kg60.kr/cmnt/2342/boardInfo.do?bidx=767931

 

-

-


화살표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