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_ 무능이 유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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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_무능이유능이다--7

뚱보강사

 

무능이 유능이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한때는 치킨집이 골목마다 생길 정도였다. 5년 전 2014년 따비출판사에서 나온 정은정의 <대한민국 치킨전> . 부제도 멋있다 부제: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이 책에서 왜 하필 치킨집이 많은지 이유를 밝힌다. 첫 번째, 특별한 기술이 없어서다. 대부분의 치킨집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바삭한 튀김을 만들기 위한 염지 과정을 거친 닭을 본사에서 공급받는다. 두 번째, 치킨 시장은 특정업체가 독점하지 못하는 완전 경쟁 시장. 치킨 집의 성공여부는 맛보다 가게 근처 소비자 수준에 달렸다. 치킨 한 마리 원가 5300, 한 마리 튀기는 식용유 1000, 배달비 2000원에, 탄산음료와 배달용 박스, 초에 절인 무 등을 합치면 11000. 여기에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를 합치면... 창업 후 3년 내에 폐업하는 치킨집이 절반 가까이나 된다.

 

친구와 동업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친한 친구와는 여행을 같이 가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다. 평상시에는 서로 양보하고 친구를 배려하다가 여행을 가서 한 방에서 자고 종일 같이 붙어 있다 보니, 집이 아닌 타지에서는 불편하고 신경 쓸 일이 많은데다 잠자리도 불편하여 몸 상태도 안 좋고 짜증이 난다. 몸이 건강하면 기분도 좋고 남을 배려할 생각도 나는데, 자기 몸이 안 좋으면 우선 내 몸 챙기기에 바쁠 수밖에.

 

딸내미가 대학 입학 기념으로 친구들과 함께 일본 여행을 갔다. “돌아올 때 제발 전부 함께 와라. 서로 싸워서 따로따로 귀국하지 말고”. 다행히 모두 함께 같이 귀국했다. 어떻게 위기를 넘겼냐고 했더니. 돈이란다. 12시까지 모이자고 9시에 약속하고 각자 보고 싶었던 곳을 갔다 오기로 하고 헤어졌다. 과연 12시 약속시간에 늦은 팀이 나왔다. 회의 결과 벌칙으로 벌금을 정했단다. 1시간에 1000엔씩. 70 넘은 우리는 대학생 때 친구끼리 벌금 내라고 얘기도 못 꺼내고 속으로만 식식댔었는데. 늦었다고 말을 하고 벌금을 걷고 참 합리적이다. 우리 모두 실업자 상태인 지금의 지하철공짜 지공도사는 식당에서도 각자 자기 먹은 것만 돈을 내지만, 20년 전만 해도 술값을 모두 자기가 혼자 내겠다고 서로 다투었던 인간들이었다.

 

100세로 돌아가신 아버님 말씀 중에 자기 자신을 이겨라(克己)'동업 금지가 있다. 요새는 1인 출판사가 많지만 예전에는 몇 명이 자금을 모아 동업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출판사 저자 중에서 베스트셀러 저자는 몇 분 안 되고 책 당 2, 3천 부 기본 부수가 팔리는 분이 상당히 많다. 1년에 책 한권 집필해서 2천 부 나가면 정가 15천원 단행본의 인세 10%300만 원이다. 작가의 1년 수입이 300 만 원, 월수입 25만 원이라면 생활이 안 되니 출판사에 가불을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데 출판사 역시 책이 2000부 나가면 서점에 매출액의 35%1050만 원 수수료를 내고(공급률 60~65%), 종이값, 인쇄비, 제책비를 지불하고 인세 3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면 직원 월급과 사무실 집세 관리비 내기도 힘들다. 갑과 을이 동업을 하는데 A저자가 찾아와 다음 번 책의 인세로 갚을 테니 300 만 원을 가불해 달라고 한다. ‘은 책이 2천 부 팔리면 3000 만 원 매출이니까 큰 돈 같이 보여도 책을 만드는 직접경비, 간접경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설명하고 그래서 가불이 어렵다고 거절을 하는데, 동업자 은 자기가 실세 사장인양 다음 번 서점서 수금해오면 가불을 해준다고 말한다.

 

누구는 싫은 소리 하기 좋아하겠는가? 그런데 저자들은 가불을 거절 안 하는 을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이라고 부르면서 은 사람이 안 좋다느니 인격이 부족하다느니 궁시렁거린다(표준말은 궁시렁이 아니라 구시렁이란다). ‘은 가불을 해주겠다고 얘기한 의 체면을 생각해서 어려운 회사 자금 사정이지만 어떻게 하든 변통하여 가불을 해주곤 하였더니 저자들은 알지도 못하고 은 깍쟁이란다.

 

공부 잘하는 교수들 중에는 속이 좁거나 성격이 삐딱한 사람이 많다고 성격이 대범한 영업부 출신 친구가 병뚜껑이 희한하게 생긴 중국 연태주 술을 한 잔 먹고 떠든다. 교수가 중심으로 모인 학회를 보면 한 업계에 비슷한 학회가 여럿 있는 것이 보통이다.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장점이 있긴 하다. 중국의 출판계는 편집학회와 출판학회로 양분된다. 우리나라는 출판학회(KPSS), 편집학회(KES), 출판문화학회, 전자출판연구회(CAPSO), 한국전자출판학회(KDIPS)로 세분된다. 출판학 전공 교수는 몇 명 안 되는데 학회 수가 많으니 회장이 될 확률은 높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똑똑하거나 학식이 높거나 능력이 뛰어난 교수는 회장이 되기 어렵다는 현실이다. 도리어 적당히 무능하거나 무난한 인물이 회장이 되기 쉽다. a, b, c3명이 입후보를 했는데, 객관적으로는 누가 보아도 학식이 뛰어나고 능력이 있는 a가 회장감이다. 그러나 b를 지지하는 층에서는 만일 양보한다면 강적인 a만 빼고 나머지는 괜찮다고 하고, c를 지지하는 층에서도 a만 빼고 다 좋다고 한다. 투표 결과는 당근 a가 탈락이다. 너무 유능하면 적이 많은 것이 인간 세상이다. 물론 전부 그렇지는 않지만, 일부 선거판에서는 무능이 유능이다?’.

 

[참고] 정은정 <대한민국 치킨전>, 따비출판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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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출판계는 크게 
    교과서/학습참고서, 아동/전집, 단행본, 잡지, 기타로 구분된다.

    1) 2018년도 출판매출액은 교육출판 2조8244억원(70.6%), 
    단행본출판 1조 1698억원(29.3%), 
    기타 40억원 총 3조 9982억원이다.
     
    2) 2018년 말 기준 문체부 등록 출판사는 5만9306개. 2018년에 출판 실적이 있는 출판사는 8058개(13.6%)이다. 

    3) 전자책, 만화, 잡지를 제외한 발행종수는 8만1890종으로 2017년 8만 130종보다  1760종(2.1%) 늘어났다.


    https://bookedit.tistory.com/718?fbclid=IwAR19CwoXQiTqomP-JXyaOf4NYJDCmri63x4U5MnJQUUlls6lygGnKviCSfc
    [펌] 한필훈
    어제 오전 6:29
    당신은, 어떤 출판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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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은 독자와 일대일 관계를 맺는 일]

    책을 한 권 쓰고 만들어서 3,000부 판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이 책 읽는 데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가치가 있겠어.’ 결심하고 1-2만 원 책값을 지불한 사람이 3,000명이나 된다니, 가슴 벅찬 일이다. 책읽기는 공짜로 이것저것 감상할 수 있는 유튜브 보기랑은 차원이 다른 일이니까.

    일본에서 만난 나츠하샤의 시마다 준이치로 대표는 이런 말을 했다. “출판은 독자와 일대일 관계를 맺는 거라고 생각해요. 책을 2500부 파는 건 1대 2500의 관계가 아니라 1대 1 관계를 2500개 맺는 일이죠. 이것이 불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하는 방식입니다. 1인 출판사의 장점은 나 자신이 출판사의 색깔이 되는 거예요. SNS로 독자들과 인간적 소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내 책을 사서 꼼꼼히 읽어주는 독자에게 감사하며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 이것이 출판인의 기본 자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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