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_ebook과전자출판2019-5-5----5 순바탕-medium서체

188_ ebook과 전자출판

1. 출판과 전자출판의 뜻

출판과 전자출판은 출판물을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출판물은 출판 행위로 탄생한 결과물로서 책을 말하고, 전자출판물은 전자출판 행위의 결과로 탄생한 전자책을 말한다. 종이책, 종이 신문, 종이 잡지를 아날로그 제품이라 말하고 전자책은 디지털 제품이라 말한다. 출판은 영어로 publishing이고 출판물은 publication, book이라고 한다. 전자출판은 computer aided publishing(CAP)이나 electronic publishing(EP), electronic book publishing(EBP), digital publishing(DP)이라 한다(<전자출판>, 영진출판사, 1988).

책은 도서와 잡지로 나누기도 하고 교과서, 학습참고서, 전집물, 단행본, 잡지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1년이나 한 달, 한 주일에 한 번씩 발행하는 책은 연간, 월간, 주간 잡지라 하고, 매일 발행하는 책은 일간 잡지라 안 하고 일간 신문이라 한다. 책중의 꽃은 단행본이고 책중의 왕은 교과서라고 한다. 전자출판(CAP)을 컴퓨터를 이용한 출판으로 정의하면 전자출판에는 종이책출판(paper book publishing)과 비종이책출판(non-paper book publishing)으로 구분된다. 이것은 최종출력물(final output)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

2004년 국제 IBEC 세미나에서 발표된 ‘The development and diffusion of technology in the publishing industry' 논문에 의하면 전자출판(CAP)을 ‘the act of Computer-Aided Publishing'으로 정의했고, 전자출판은 1980년대는 매체(media)가 종이에서 디스크로 변화하고, 1990년대부터는 디스크에서 통신망에 연결된 화면(network screen)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통신망에 연결된 책의 플랫폼은 개인용컴퓨터(PC)에서부터 PDA같은 차세대PC까지 확장되고,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 산업시대에서 전자매체 출판 시기(electronic-publishing industry age)를 거치면 모바일 출판 시기를 거쳐 유비쿼터스 출판(ubiquitous-publishing)시기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출판을 전통출판과 전자출판으로 나누지 않고 아날로그출판과 디지털출판으로 나누는 것은 출판전문인이 아닌 학자나 IT쪽 분야에서 출판이 아니라 출판물을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기 쉽다. 출판은 책을 만드는 행위인데 디지털출판은 어떤 행위를 말하는 것인지.

2. 전자책과 전자출판

ebook은 전자책이고, 전자출판은 CAP이다. ebook을 미디어에 따라 분류하면 싱글미디어(single media) 전자책에는 텍스트 없이 음성(audio)만 나오는 오디오북이 있다. 다중미디어(multi media) 책에는 텍스트와 오디오, 오디오와 비디오, 텍스트와 오디오와 동영상이 나오는 책이 있다.

전자출판(digital publishing이 아니고 CAP임)은 종이책을 만드는 전자출판과 비종이책을 만드는 전자출판이 있다. 종이책을 만드는 전자출판 행위에는 중대형 컴퓨터를 사용하는 컴퓨터조판(CTS)과 책상 위에 올라가는 크기의 개인용컴퓨터를 사용하는 탁상출판(DTP) 시스템이 있다. 비종이책(non-paper book)을 만드는 전자출판 행위에는 최종 출력 매체로 디스크(메모리, CD, DVD, USB)를 사용하는 디스크책 출판과 통신망을 연결한 매체를 사용하는 화면책(network screen book) 출판 방식이 있다.

전세계가 인터넷이나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현재는 화면책이 오디오북이나 CD-ROM 디스크책보다 더 발전하고 있다. 전자출판도 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전송 속도와 안정이 확보되면서 언제어디서나 통신망이 연결되는 유비쿼터스책,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공유하는 구름책(cloud book) 시대로 들어섰다.

출판 방식도 원고 하나로 종이책 한 권을 제작하던 OSOP(One Source One Single Product) 방법에서 원고 하나로 종이책, 디스크책, 화면책 등 여러 형태의 출력물을 제작하는 OSMP(One Source Multi product) 방법으로 발전했다. 또한 같은 원고라도 책, 드라마, 영화, 게임, 캐릭터상품 등 다양하게 제작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방법도 출현했다. 아날로그 매체만 사용하다가 컴퓨터혁명 시대를 만나서 종이라는 아날로그 매체는 물론 메모리와 디스크라는 디지털 매체를 둘 다 사용하는 아나털(Ana-tal)시대로 진입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는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이 섞여서 사용되는 혼합미디어(Mixed media) 시대이므로 이를 이용한 출판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3. 출판과 조판

출판은 기획, 편집, 제작, 마케팅의 4단계로 구분된다. 컴퓨터혁명 이후 정보사회에 들어서자 아날로그 활자인 납활자, 목활자, 도활자, 수동사식활자로 책을 조판하다가 디지털 활자인 폰트가 등장한다. 납활자는 손으로 그린 활자원도를 사람이 손을 사용하여 벤톤조각기로 놋쇠자모를 만들고 끓는 납을 부어 만들어낸다.

디지털 활자는 원도를 디지털 형태로 바꾸어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필요한 활자를 컴퓨터에서 골라내어 조판을 해야 하는데 이때 사람과 컴퓨터가 서로 뜻이 통하는 언어가 필요하게 된다. 이 언어를 코드(code)라고 하는데 한글을 조판할 때에는 한글코드로 의사소통을 한다. 1980년대 출판인이 아닌 정보산업 전문가들이 한글코드를 제작해서 그런지 책을 조판할 때 부적합한 한글코드로 한국의 표준으로 지정되었다. 현대 한글 글자가 1만 1172자인데 2350자만 한글 표준코드(KS5601)로 제정한 것이다. 모자라는 8822개의 한글은 책마다 일일이 출판사나 조판소에서 직접 써넣어야 되는 환경이 된 것이다.

한글이 1만 1172자의 반의 반밖에 조판을 못하니까 한글이 아니라 5공화국이 만든 ‘반글’, ‘반쪽글’이라 부르고 출판인, 국어학자, 국문학자, 한국전자출판연구회, 대학생 등이 주축이 되어 ‘5공 반글 반대’ 운동을 전개했다. 공업진흥청에서 한글 글자가 부족한 KS5601 규정을 변경하여 일부 글자를 추가하기는 하였으나 온전치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정보통신 분야 학자들이 생각한 한글코드는 경제성이 우선이었고 출판이나 국어학 분야 학자들은 문화가 경제보다 우선이었다. 일반적으로 98%는 아주 좋은 성적이지만 문화 분야는 100%가 아니면 부정확하다.

한글 1만 1172자 중에서 자주 쓰이는 2350자로 98%의 사용빈도를 나타내니까 괜찮다는 것이고 출판문화 쪽에서는 한글은 1만 1172자 모두 표현이 가능해야지 2% 사용빈도이지만 음절수로는 8822자로 79%나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다. 통계학적으로도 문화는 정성적으로 분석을 해야지 정량적으로 분석하면 안 된다는 것인데. 십년이 넘는 투쟁 끝에 출판계, 전자출판연구회, 국어학회, 국어정보학회의 주장대로 한글 1만 1172자가 모두 표현되는 한글코드가 표준코드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KS규격은 물론 국제표준규격까지 1만 1172자 모두 표현되는 한글코드로 제정되어 어느 나라에서 제작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라도 한글 1만 1172자가 화면에 보이게 되었다.

온전한 한글코드가 제정된 다음에는 다양한 한글폰트의 제작이 필요하다. 세종대왕이래 600여년 간 세로쓰기 위주된 조판된 책이 현재는 주로 가로쓰기 조판으로 변해서 과거 활자 모양을 그대로 원도로 사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1980년대 말부터 문화관광부에서 한글 본문체 글자본 규정을 제정하고, 주로 종이책에 사용할 본문체(문화바탕체), 네모체(고딕체, 문화돋움체), 제목체, 궁서체, 쓰기체(필기체) 등을 글자본 규정에 맞추어 개발했고, 30년 뒤인 2016~2018년에 출판진흥원에서 종이책과 전자책에 사용할 순바탕본문체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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