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__ 인상파 모네와 백내장 수술

185_ 인상파 모네와 백내장 수술

뚱보강사 이기성

 

금요일날 저녁 TV조선에서 노인의 눈 건강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그림 2개를 보여준다. 모네(1840 ~ 1926)의 작품 인상, 일출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생겨났듯이, 모네는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하나의 주제로 여러 장의 그림을 그리는 연작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연구했다. 말년의 수련연작은 자연에 대한 우주적인 시선을 보여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같은 곳의 자연 풍경을 60대에 그린 작품과 80대에 그린 작품이 아주 다르다. 현대 의학으로 보면 백내장에 걸리기 전인 60대와 80대에 백내장을 앓고 있던 증상으로 같은 장소의 풍경이 서로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백내장의 증상인 빛과 색감의 왜곡이 일어난 것 같다.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먼 것이나 가까운 것이 둘 다 뿌옇게 보이고, 수정체가 약간 노래지므로 하얀 종이에 노란색 글자가 잘 안 보이는 것이 증상이니까.

 

모네는 그의 모델이었던 카미유와 1870년에 결혼했으며, 1890년 이후부터 연작을 많이 제작했다. 폴 세잔(Paul Cézanne)은 빛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네의 능력에 감탄하면서 모네는 신의 눈을 가진 유일한 인간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모네의 눈에는 매 시간, 매 분, 매 초마다 빛의 변화가 느껴졌다. 때문에 그는 태양이 뜨고 질 때까지 캔버스를 바꿔가며 하나의 대상을 그렸다. 하루 종일 빛을 직접 보면서 작업하느라 모네의 시력은 크게 손상되었다. 예상대로 모네는 말년에 백내장으로 거의 시력을 잃게 되었지만 86세로 사망할 때까지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뚱보강사가 몇 년 전부터 컴퓨터 모니터에서 입력될 문자나 위치를 선이나 흰색 사각형 또는 화살표 모양으로 보여주는 커서(cursor)가 잘 안 보여서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이란다. 어차피 늙으면 걸리는 병이니 수술 받으란다. 수술을 안 받겠다고 하여 수년간 약물로 치료했지만 이제는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장님이 된단다. 종합병원에 가서 정밀 진단을 받으니 왼쪽 눈은 백내장 외에 망막이 분리되고 주름이 생겨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오른쪽 눈은 국소마취를 하고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백내장(cataract)이란 눈 속의 수정체가 어떤 원인에 의해 뿌옇게 혼탁해져서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유전적인 원인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화나 외상, 눈 속 염증, 독소 등에 의해 발생한단다.

 

백내장 수술은 국소마취 후 눈동자 앞의 각막을 2~3mm 절개하고 인공수정체(렌즈)를 삽입하는 것인데 30분 정도면 끝난단다. 그런데 원래의 수정체와 달리 인공수정체는 자동 수축 능력이 없어 먼 데 잘 보이는 렌즈를 넣으면 가까운 데를 볼 때는 돋보기 안경을 써야하고, 가까운 데 잘 보이는 렌즈를 선택하면 먼 데를 볼 때는 근시 안경을 써야 한다고. 수술 후 안경을 안 쓰려면 다초점렌즈를 삽입하면 되는데 이 수술은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어 보통 수술비용의 10배쯤 청구서가 나온다.

 

뚱보강사가 왼쪽 눈을 수술할 때는 전신마취를 했다.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10초 만에 마취가 되었다. 1시간이 채 안 지나서 깨어보니 이미 수술 완료. 두 달이 지난 뒤에 오른쪽 눈 수술은 국소마취라 안심하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눈 아래 살에다 마취약을 넣는데 주사바늘이 들어갈 때 무지 아프다. 다음에는 귓바퀴 뒤쪽에다 주사를 찌른다. 역시 뻐근하고 아프다. 국소마취를 하고나니 눈동자 위에 수술기계가 놓인 것이 보인다. 삼각형 모양의 칼날만 보이고 바로 다음부터 눈이 깜깜해지고 30분 정도 지나 다시 칼날이 보인다. “수술 끝났습니다라는 소리와 함께 수술실을 나왔다.

 

TV에 출연한 안과 의사들이 시청자의 질문에 답변을 한다.

(1) “백내장이 발견되면 바로 수술을 하는 것이 좋으냐? 약물 치료하다 나중에 수술하는 것이 좋으냐?” 60대는 60%가 백내장 보유, 70대는 70%가 백내장 환자이니까 늙으면 다 하는 것이려니 하고 진단이 나오면 바로 수술을 하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수술해야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건강하고 젊을 때인 60대에 백내장 수술은 3주면 회복이 되지만 70대 중반이면 완전 회복에 3달이나 걸린단다.

 

(2) “백내장이 오래되면 어떻게 되나?” 오래되면 시세포가 죽는 녹내장으로 진행될 수 있다. 녹내장(glaucoma)이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시야 결손이 생기게 되고 방치하면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된다. 특히 외국인과 달리 한국인은 80%가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3) “라식, 라섹 수술한 사람도 백내장 수술이 가능한지?” 라식과 라섹 수술은 각막을 수술하는 것이고 백내장 수술은 수정체(렌즈)를 수술하는 것이므로 부위가 달라 수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두 수술 다 야간에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나므로 수술 후 회복시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4) “황반변성과 백내장은 같은 것인가?” 전반적으로 뿌옇게 보이는 것은 백내장이고, 선명하지만 선 모양이 부분적으로 휘거나 찌그러지면 황반변성이다. 5mm 그래프용지(방안지) 같이 생긴 암슬러격자 테스트로 조기 발견 가능하다.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10이상이 노인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질병을 앓고 있다. 늙어서 황반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시력이 떨어지거나 상실되는 질병인데 일반적으로 이 질병으로 인해 시력장애가 시작되면 이전의 시력으로 회복할 수 없다. 고도근시, 흡연과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환경오염, 낮은 항산화비타민, 햇빛 노출 등 여러 원인이 있다.

 

황반변성에는 건성과 습성 두 종류가 있는데 건성 노인황반변성이 90를 차지한다. 황반에 있는 시세포가 서서히 파괴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황반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부 시력이 감소한다. 처음에는 한쪽 눈에서만 생기는데, 다른 눈도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습성 노인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이 되는 황반부의 아래층을 구성하는 맥락막에 비정상적으로 새로운 혈관이 많이 생겨서 증세를 일으킨다. 진행이 빨라서 2개월에서 3년 사이에 실명하는 경우도 있다. 황반변성은 진행하면서 심한 시력저하와 함께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게 보이고, 직선이 굴곡을 이룬 것처럼 보이며, 시야에 흐릿한 점이 보인다. 시야 중심이 검거나 빈 부분이 있는 것처럼 보이며,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기도 한다. 조기에 치료하면 시력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항산화비타민과 아연이 질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습성 노인황반변성은 레이저 치료로 급속한 악화를 막을 수 있다(참고: #167__ 황반변성과 날파리).

 

(5) “백내장에 좋은 음식은?” 루테인이 많은 달걀 노른자, 몸속에서 비타민A로 변하는 베타카로틴이 많은 단호박이 좋다. 루테인은 백내장, 녹내장,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에서 방출하는 청색광의 피해 회복에 좋다. 눈의 혈관과 망막혈류에 좋은 아스타잔틴(Astaxanthin)이 들어 있는 새우, 꽃게, 연어, 바다에 사는 미세조류인 헤마토코쿠스(Hematococcus pluvialis)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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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3년째치료중.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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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반변성을 극복하는 사람들' 모임
    https://cafe.naver.com/maculardegeneration/26249
    [뚱보강사] 167__ 황반변성과 날파리 
    뚱보강사 | 2017-08-11 10:24:18 | 조회 101 | 추천 1 
     167__ 황반변성과 날파리
    성도 형님, 감사합니다.
    뚱강 올림
    뚱보강사 형아는 모든 면에 내공이 대단하십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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