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국군을 추모하며

정진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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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형이 정성들여 만든 좋은영상 무거운 마음으로 잘 보았읍니다.
    막토회 카페에  "정진국 깜놀레져" 라는 게시판이 있는데 ~ 그곳에 올린 글로 댓글 대신합니다. 


    "내앞에 있는 사람들~저마다 저는 안죽는다는 얼굴들일세" 
    "너무 울어 텅 비어 버렸는가~ 이 매미의 허물은"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마쓰오바쇼(松尾芭蕉)의 하이쿠(俳句)다.
    바쇼는 우리보다 약 300년전(1644년)에 태어난 일본의 대표적 시인.
    생전에 약 2,000편의 하이쿠를 써 서양문학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짧은 하이쿠 몇 마디가 우리의 심장을 서늘하게 후벼파는 것은 나이 탓인가?
    그의 하이쿠 시도 훌륭했지만 그의 삶도 멋졌다.
    37세에 사무라이로 문하생 지도하던 일도 접고 은둔생활을 시작해 51세에 죽기전
    10년간은 아얘 여행과 방랑으로 세월을 보내다 삶을 마감했다.

    정진국.
    그는 마쓰오바쇼를 알고 바쇼에 매료되어 바쇼의 삶을 살다 갔다.
    막토회 카페에서 그의 닉네임은 "바쇼"였고 그의 개인 블로그는 "바쇼의 우왕좌왕" 이었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그의 일본여행은 방랑시인 바쇼의 길을 따라 걷는듯~
    시마네 현에서 시작해 아다치 미술관을 거쳐 도호쿠(東北) 3현까지 구석구석을 누볐고
    그 좋은 체격과 다리 힘으로 일본의 높은 산 키다알프스와 호타카 등 안간 곳이 없었다.

    奧の細道(오꾸노 호소미치)라고 그 옛날 바쇼가 걸었던 좁은 시골길들은 아직도 일본에선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방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권하던 중~
    2015년 어느날 북해도 북단의 고도  리시리-레분섬을 같이 가지 않겠냐는 역제안을 받고
    그때 다른 사정이 있어 같이 여행하지 못한 것이 이제는 한으로 남는다. 
    일년에 한두달 날자를 잡아 방문객 수를 제한하며 입도시키는 일본인도 잘 못가는자연의 섬.
    진국은 그 자연 그대로의 섬에서 등치에 어울리지 않게 그가 좋아하는 작은 꽃들을 마음껒 
    찍어 동창회 홈피와 그의 바쇼 우왕좌왕에 실어 보여 주었다.

    이제 그는 우리 곁에 없다.
    먼 산과 작은 꽃을 찾아 떠난 그의 영혼은 어쩌면 그가 갔던 히말라야 산정을 넘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화동이 즐겨 이야기하는 자유 평등 평화 행복이 있는 희망의 나라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
    바쇼 정진국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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