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__아시타비와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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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 이기성

 

229__아시타비와 내로남불

 

뚱보강사가 등허리 콩팥이 아파서 한림대학병원에 20일간 입원했다 나왔더니 세상이 많이 변했더군요. 코로나 확진도 하루 100명대에서 1000명대로 늘어났고,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도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고요. 현재의 정치 상황을 알기 위해 진중권 교수와 정치인 홍세화의 글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1220일자 경향신문에서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니 내로남불을 꼬집은 아시타비(我是他非)’랍니다. 한자가 없으면 한글로 내로남불하면 되지, 그걸 억지로 한자를 만들어서... 我是他非 = 신조 한자어 선정은 처음.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이른바 내로남불을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정치·사회 전반에 소모적인 투쟁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7~14일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88(32.4%·복수응답)아시타비를 선택했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같은 사안도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한자어로 옮긴 것으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아시타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396(21.9%)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였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

 

데자뷔, 포스트-윤리의 시대

 

시대의 독설가로 피아 구분 없는 저격수를 자처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목요일 한국일보포스트 트루스시대의 여러 현상들을 미디어 이론을 통해 조명해보는 글입니다. “케네디의 머리를 관통한 총탄은 링컨의 가슴을 관통한 총탄이었고, 그 이전에는 예수를 십자가에 달았던 못이었고, 시저의 가슴을 꿰뚫은 브루투스의 칼이었고, 소크라테스가 마신 독배였고, 아벨을 내리친 카인의 돌이었다.”

 

동일자의 영겁회귀라고 할까.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며 계속 반복되는 어떤 원형같은 게 있는 듯하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이 이미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건 그 때문일 게다. 집권 3년이 채 안 됐건만 보이는 풍경이 벌써 낯익다. 언젠가 본 것 같지 않은가. 그렇다. 드루킹의 매크로는 그전엔 십알단의 댓글이었다. 김태우의 처벌은 이석수의 파면이었고, 조국의 사찰무마는 우병우의 직권남용이었다. 윤석열의 수난은 채동욱의 수모였고, 윤 총장을 노린 한겨레의 저격은 채 총장을 날린 조선일보의 폭로였다. 청와대의 선거개입은 국정원의 대선공작이었고, 황운하의 충성은 김용판의 충정이었다. 조민의 표창장은 정유라의 금메달이었고, 고대생들의 항의는 그전엔 이대생들의 시위였다.

 

대리시험이 오픈 북이라던 유시민은 그전엔 주어가 없다던 나경원이었다. “문프께 모든 권리를 양도해 드렸다는 공지영은 그전엔 나라를 팔아먹어도 1이라던 어느 경상도 아낙이었다. “강남에 건물을 소유하는 꿈을 꾸는 게 유죄냐는 안도현은 그전엔 강남이 일궈온 성공과 가치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정권 잡는 끔찍한 상황을 피하려 악착같이 투표장에 간다던 어느 대치동 사내였다. 서초동 조국기부대는 그전엔 헌재 앞 태극기부대였고, 그보다 훨씬 전엔 이승만 박사의 출마를 청원하던 우마차 부대였다.

 

진보적으로 사유하는 이들에게 이 상황은 당혹스럽다. 진보주의자들은 사회가 선형적으로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진보사관에 따르면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르며, 사회는 나날이 나아져 언젠가 최종목표(텔로스), 즉 완전한 자유와 평등의 유토피아에 도달한다. 그렇게 믿어온 이들에게 사회가 과거보다 나아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더 나빠졌다는 느낌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리라. 진보적으로 사유하는 이들은 이때 참담함 속에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수많은 이들과 촛불을 들고 광화문을 걷고, 탄핵소추가 이루어지던 국회를 에워싸고, 탄핵이 인용되는 장면을 TV로 지켜볼 때만 해도 희망이 있었다. 그때 탄핵 당한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나라를 비정상이 정상의 행세를 하는 곳으로 바꿔놓은 바 있다. 그래서 촛불후보는 장미대선에서 이게 나라입니까?”라고 외쳤고, 당선되어서는 적폐청산의 이름으로 그 비정상을 청산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청산된 국가의 국민은 벌써 이렇게 묻고 있다. “이건 나라입니까?”

 

과거에 진보는 한국정치의 변수였다. 진보정권이란 그저 스쳐 지나가는 현상일 뿐이었다. 국민의정부는 IMF 사태라는 예외적 상황에서 자민련과의 연합으로 가까스로 탄생했다. 참여정부 역시 노무현이라는 예외적 개인의 인기로 탄생해 탄핵역풍으로 겨우 유지됐다. 그러나 지금 한국정치에서 과거의 386들은 어느덧 586이 되어 사회의 주류로 똬리를 틀었다. 1990년대 호경기 때 사회에 나온 그들은 아파트를 가진 중상층이 되었다.

 

반미전사 이석기는 아들을 철천지 원수미국으로 유학 보냈고, ‘구국의 강철대오전대협 의장님의 딸도 미제의 대학에 다닌다. 사노맹의 은수미는 성남 조폭에게 자원봉사(?)를 받았다 하고, 같은 조직에 있던 조국은 아내와 함께 강남에 건물 사는 혁명적 꿈을 공유한다. 그런 586을 젊은 세대는 이미 새로운 기득권세력으로 바라본다. 지난 정권에서 낙하산 태워내려 보낸 수많은 이들의 자리에는 지금 이 정권에서 내려 보낸 수많은 이들이 앉아 있을 게다. 진보가 과거의 보수가 되었다는 불편한 진실은 가끔 검찰의 공소장을 통해서나 알려진다.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요구했다’ ‘민정수석 딸에게 장학금을 준 의사가 어디 의료원장이 됐다’ ‘대통령 친구에게 후보자리를 내준 이에게 공기업 네 자리 중 하나를 권했다. 모든 게 바뀌었는데 하나도 바뀐 게 없다.

 

후안무치

 

바뀐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은 그래도 머리 숙여 사과는 했다. 비록 잘못은 했어도 윤리기준은 존중하여, 그 기준에서 벗어난 자신을 탓하거나 혹은 탓하는 척했다. 문재인 정권의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은 잘못을 해놓고 외려 적발한 사람들에게 성을 낸다. 그냥 비리만 저지르는 게 아니라, 그 행위가 잘못이라 말해주는 윤리기준을 건드린다. 아예 기준 자체를 바꿔버림으로써 자신들은 하나도 잘못한 것이 없는 대안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결과 아빠 찬스는 기회의 평등함이 되고, ‘문서 위조는 과정의 공정함이 되고, ‘부정 입학은 결과의 정의로움이 되었다. 가치는 전도됐다. 비리를 저지른 자들이 외려 피해자 행세하며 그것을 적발한 검찰과 그것을 알리는 언론을 질타한다. 이 적반하장이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왜들 이렇게 뻔뻔해졌을까. 가장 기가 막힌 것은, 부르주아 중에서도 질 나쁜 축에 속하는 이들의 방식으로 살아온 장관후보가 여전히 자신을 사회주의자라 칭하는 대목이었다.

 

부패한 기득권층이 된 지 오래지만 그들은 여전히 자기들이 진보운동을 한다는 환상에 빠져 있다. 종로에 전셋집까지 얻었던 임종석은 한때 정계를 떠나며 앞으로 통일운동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되는 악마의 원환(圓環)’에 빠졌지만 머리로는 여전히 자기가 사회의 진보를 위해 싸운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보수세력의 낙후성은 그래도 이들이 상대적으로는 진보라는 착시를 일으킨다. 여전히 운동가라는 착란은 나를 지키는 게 곧 운동의 대의를 지키는 것이라는 독선으로 이어진다. 운동가는 순결하다. 혁명가는 고결하다. 그런 내가 부도덕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도덕이 잘못된 것이다. 고로 도덕부터 청산해야 한다. 그리하여 부도덕한 자들은 도덕적 인간이 되고, 도덕을 지키며 사는 이들은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가 된다. 그리고 내가 조국이다!”라는 슬로건과 더불어 이 뒤틀린 도덕은 만인의 것이 된다. ‘포스트-진리의 시대는 포스트-윤리의 시대이기도 하다.

 

무능하나 순결했던 진보는 어느새 유능하나 부패한 보수로 변신했다. 이는 예외가 아니라 새로운 정상이다. 정권은 바뀌어도 권력은 바뀌지 않는다. 불편한 기시감은 여기서 나온다. 상상인은 그전엔 부산저축은행이었고, 환경부 블랙리스트는 그 전엔 문화부 블랙리스트였다. 추미애의 아들은 그전엔 황교안의 아들이었고, 방송에서 하차 당한 양희은과 박미선은 그전엔 김미화와 김제동이었다.

[진중권 미학자, 전 동양대 교수]

 

운동권

 

64학번인 뚱보강사는 동숭동 문리대를 다니면서 한일회담 반대 데모도 했지만 나 자신은 운동권은 아니라 생각했다. 진중권 교수가 운동권에 대해 쓴 글을 소개한다.

 

<운동권, 그렇게 숭고하고 거룩하지 않습니다. 어느새 잡놈 됐습니다.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학생운동이든, 노동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다 우리가 좋아서 한 겁니다. 누가 그거 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희생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우리가 '옳다'고 생각해서, 내 삶을 바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했던 일입니다. 그거 훈장으로 내세우지 마세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고 뜨거운 맹세를 했죠? 그 맹세, 지켜야 합니다. 더군다나 운동이 '경력'이 되고 '권력'이 된 지금, 명예 타령하지 마세요.

 

당신들 강남에 아파트 가졌잖아요. 인맥 활용해 자식 의전원 보냈잖아요. 운동해서 자식들 미국에 유학 보냈잖아요. 청와대, 지자체, 의회에 권력 가졌잖아요. 검찰도 가졌고, 곧 사법부도 가질 거잖아요. 그 막강한 권력으로 부하직원들 성추행까지 하고 있잖아요. 다 가지고, 명예까지 바라십니까? 과거에 무슨 위대한 일을 하셨는지 모르지만, 더 이상 보상을 요구하지 마세요. 당신들의 그 빌어먹을 업적, 이 사회는 넘치도록 보상해 드렸습니다.

 

'명예'를 버린 건 당신들 자신입니다. 자신들이 내다버린 명예, 되돌려 달라고 사회에 요구하지 마세요. 나를 포함해 운동권, 그렇게 숭고하고 거룩하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어느새 잡놈이 됐습니다. 그걸 인정해야 합니다

[진중권]

 

이번에는 1219일 중앙일보 오원석 기자가 보도한 글. ‘진보계 원로 홍세화의 일침’, ‘임금님' 때린 홍세화’ "586 민주건달, 한국에 진보는 없다". 최근 한겨레신문의 칼럼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착한 임금님'으로 비유해 비판한 진보계 원로 홍세화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문 정권을 재차 비판했다. 홍씨는 문 대통령이 무슨 생각으로 집권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는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민주적 통제가 아닌 더 큰 권력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

 

홍씨는 19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무슨 국정 철학을 갖고 있고, 무슨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무슨 미래 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보이질 않지 않나"라고 했다. 국정 최고지도자라면 의견이 나뉜 현안에 대해 자신의 뜻을 피력하고 토론하고 설득해야 하는데, 문 대통령은 비판적 목소리는 외면한다는 게 홍씨의 생각이다(, 비판적 목소리는 외면한다).

정치의 '팬덤화'를 지적한 홍씨는 지난 11월 한겨레 칼럼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을 쓴 뒤 무수한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평생 먹을 욕 다 먹었다. 나이 칠십이 넘은 내게 '헛소리 그만두고 (파리로) 가서 택시 운전이나 하라'더라"라며 "지금 우리 사회는 합리적 사고가 진영 논리에 완전히 갇혀버렸다. '논리의 힘'이 아니라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제거가 검찰개혁 됐다". 공수처와 관련해 홍씨는 "공수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더 큰 권력일 뿐"이라고 했다. 공수처가 민주적 통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홍씨는 프랑스를 사례로 들었다. 프랑스에서는 검찰이 기소를 독점하지 않고 범죄 피해자가 직접 소추할 수 있는 사소권(私訴權)을 인정(사인소추제도)하는 것으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는 "시민적 통제가 가능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민주적 통제이고, 국회가 할 일"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윤석열만 제거하면 된다, 싫으면 내 편에 서라가 검찰개혁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홍씨는 '586 운동권'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는 민주건달"이라고 했다. 자신이 2009년쯤 한 얘기라면서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한국 사회에 진보는 없다고 진단했다. 수구세력이 엉겁결에 보수 행세를 하느라, 보수세력이 엉뚱하게 진보 행세를 하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홍씨는 "이렇게 권력의 요요 게임을 하는 구도가 서로에게 윈-"이라며 "겉으로는 티격태격하는데 내용상 별반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홍씨는 "상대를 부정하는 것을 정체성으로 삼는 세력이 진보일 순 없다"고 했다. 또 그는 '조국수호', '우리가 정경심이다', '추미애 수호' 등 문재인 정부에서 등장한 여권 지지층의 구호와 관련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홍씨는 "박근혜 대통령 때 친박’ ‘진박하는 게 우스웠는데 이 정권에선 조국 수호라니, 왜 한 사람을 수호하나"라며 "그것도 하면 안 되는 일까지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기회의 사재기'를 한 가족을 위해 '우리가 정경심이다!'라고 외친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도대체 이런 일을 지지하는 40%가 어떤 멘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했다.

 

[참고] 이성희 기자, 경향신문, 2020.12.20. mong2@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2201030001&code=940100

 

[참고] 진중권, <5>데자뷔, 포스트-윤리의 시대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2121152355219

 

[참고] 오원석 기자, '임금님' 때린 홍세화 "586 민주건달, 한국에 진보는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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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I뉴스
    [강준만의 직설] 영웅 욕보이는 민주당의 '배은망덕 내로남불'
    UPI뉴스  / 기사승인 :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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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공익제보엔 따져볼 게 많다.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다거나 불순한 동기로 하는 공익제보도 있을 게다. 그러나 민주화에 기여한 공익제보들도 처음엔 정권으로부터 그런 대접을 받았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공익제보에 대해 일단 선의 해석을 하면서 차분하게 살펴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어떻게 했던가? 세 가지 사례만 감상해보자.

    2018년 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기재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의혹과 4조 원 적자 국채 발행 문제와 관련한 문제점을 폭로하자 여당 의원들은 즉각 총공세에 나섰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것"(홍익표), "스타 강사가 되기 위해 기재부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 메가스터디에 들어간 사람"(박범계), "막다른 골목에 이른 도박꾼의 베팅…불발탄을 양손에 든 사기꾼"(손혜원) 등 온갖 모욕을 마다하지 않았다.

    2020년 9월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에 대해선 이름까지 공개한 데다 "산에서 놀던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온 산을 태워 먹었다. 언행을 보면 도저히 단독범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당직 사병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 공범 세력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황희)는 망언까지 나왔다. 당직사병은 이 망언을 비롯한 여권의 집중공격에 "너무 많이 시달려 정신과 병원에라도 가봐야 할 지경"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2021년 1월 정부·여당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금 및 은폐' 의혹을 폭로한 공익 제보자를 수사 기밀 누설로 고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1992년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내 부정투표를 고발했던 영웅인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공익 신고 대상인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상습적으로 하는 적반하장식 레퍼토리"라며 "공익 신고자 보호를 100대 국정 과제로 내세웠던 현 정부가 어떻게 이렇게 나올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나 그게 바로 민주당의 민낯이다. 야당일 땐 27건의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을 정도로 공익신고를 정의와 개혁의 주요 수단으로 여겼던 민주당은 집권 후 '공익신고 탄압당'으로 변신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제보를 하면 '의인'이고 불리한 제보를 하면 '도박꾼'이나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놀라운 변신이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 비판할 힘도 없다. 차라리 읍소라도 하고 싶다. 그 어떤 내로남불을 저지르더라도 자신들의 오늘을 있게 만든 공익제보 영웅들을 욕보이는 배은망덕형 내로남불만큼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이다. 제발!
    중아일보 오피니언 [진중권] 
    민주당은 항일 정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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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news.joins.com/article/23989635?fbclid=iwar1cavy_lqeso3t4fl7tt78_fm5ctunlgtsu2kdkj0kqzfffobovpvfrm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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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이 몰라서 그러겠는가. 민주당이 선점한 의제를 중립화한 후 해저터널을 새로운 의제로 설정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내 관심을 끈 것은 여당에서 맞불로 내놓은 ‘친일’의 프레임. 히데요시의 ‘정명가도’까지 등장하고 난리가 났다. 총선은 한·일전 만들더니, 보궐선거는 아예 임진왜란으로 치르려나 보다.

     
    여당의 친일 프레임은 선거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가령 징용공 판결로 일본이 경제보복에 나섰을 때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일본회의』라는 책을 들고 회의에 나왔다. SNS에 ‘죽창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 문제가 행여 정권 책임론으로 번질세라 민족주의 정서를 소환해 상황을 돌파하려 한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그들의 조국은 한국이 아니다, 민주당 586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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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 민주당의 모체인 한민당은 친일·친미 반공세력의 결집체. 이승만의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지지했으니 그들 논리로라면 분단의 원흉인 셈이다. 게다가 상당수가 토지개혁에 반대하는 친일 지주들. 다들 무상몰수·무상분배를 외칠 때 유상몰수·유산분배를 말하던 기득권 세력이었다.

     
    홍영표 의원은 이승만 대통령이 반민특위를 가로막았다 하나, 그것은 자신을 돕던 한민당 인사들이 수사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한민당은 특위 해산의 공범이었다. 그 당의 조병옥은 미군정 경무부장으로 4·3 사태 당시 강경 진압을 지시해 ‘학살 원흉’이라 불린다. 후에 그는 민주당을 결성했고, 그 아들은 새천년민주당의 대표를 지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고생해도 친일파의 후손들은 국회의원이 되어 다들 잘 먹고 잘 살았다. 민주당의 신기남·이미경 전 의원의 아버지는 일본 헌병이었다. 김희선 전 의원의 아버지 가네야마 상은 특무경찰로 이재오 전 의원 아버지를 체포한 인물. 홍영표 의원의 조부는 일제 강점기에 고위직을 지냈다.

     
    한편, 친일파라는 이승만은 독도를 빼앗았다고 해서 일본에선 외려 반일인사로 간주된다. 독립기념관을 지은 것은 친일파의 후예라는 민정당 정권이었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한다며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한 것은 김영삼 정권이었다. 반면 광복회 회장인 김원웅씨는 친일 후예 정당인 공화당·민정당·한나라당을 두루 거쳤다.

      
    우리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

     
    한마디로 ‘민주당=독립군, 국민의힘=토착왜구’라는 상상계는 역사가 아니라 그들 머리에만 존재하는 ‘서사’일 뿐이다. 그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는 체제가 전혀 다른 남한과 북한도 외세에 저항하는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표상된다. 그들이 말하는 ‘조국’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이 상상의 민족국가를 가리킨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자주적 입지”(조국백서)라는 말은 결국 외세를 배격하고 우리의 운명을 우리 민족이 결정하자는 뜻이다. 이 낭만적 관념은 상상계의 북한을 현실의 북한으로 착각한 데서 비롯된다. 이 혼동이 북한의 선의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감을 낳는다. 이번 북한 원전 사건도 그와 관련 있어 보인다.

     
    그 계획을 ‘이적행위’라 부를 일은 아니다. 다만 공무원들이 왜 자료를 삭제하려 했는지는 아직 설명되지 않았다. 아마 윗선의 지시로 당시에 용인되던 수준과 속도를 넘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 한 모양이다. 어쩌면 ‘통치행위’라는 윤건영 의원의 말은 탈원전이 아니라 북한 원전을 가리키는지도 모른다.

     
    북한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실언이 잦은 것 또한 ‘조선은 하나’라는 NL 상상계와 관련이 있다. 태영호 의원을 “변절자”라 부른 문정복 의원의 폭언이나, “미국은 핵 5000개인데 북한은 갖지 말라는 법 있냐”는 송영길 의원의 실언은 그 상상의 공동체와 맺은 정서적 유대감이 무의식적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상상은 현실이 아니다

     
    소설 『태백산맥』은 NL 상상계의 중요한 일부를 이룬다. 한 세대가 이 소설로 현대사 공부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그 책도 한때는 반공의 터부를 깨는 진보적 역할을 했을 게다. 하지만 그 저자가 “반민특위를 부활시켜 150만에 이르는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그 이면의 반동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NL 상상계는 여러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방해해 왔다. 위안부 문제도 ‘한·일전’ 프레임으로 양국 시민사회를 갈라놓을 일이 아니었다. 민족이 아니라 세계시민의 관점에 서서 그것을 개인에 대한 국가의 폭력,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에 반대하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공동 의제로 만들었어야 했다.

     
    상상계로 현실을 대체할 수는 없다. 내수용 죽창으로 외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일. 그 난리를 치더니 강창일 주일대사는 ‘일왕’한테가 아니라 ‘천황폐하께’ 신임장을 받았고, 대통령은 위안부 판결이 “곤혹스럽다”며 일본 자산을 강제집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애초에 민족을 불러낼 일이 아니었던 게다.

      
    민족이 너를 부른다


     
    걱정스러운 것은 이 철 지난 대립적 민족주의가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는 것이다. 비교적 이념에서 자유로운 젊은 세대의 반일은 ‘일본에 먹힌다’는 피해의식보다 ‘이제 해볼 만하다’는 대결의식에 가깝다. 낡은 NL 서사가 그 이념의 공백을 틈타 철없는 ‘국뽕’ 게임에 세계관을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얼떨결에 주체로 호출당한 이들은 뇌용량이 1비트로 축소되어 세상을 흑백의 이분법으로 바라보게 된다. 검찰=사법부=언론=국민의힘=토착왜구. 이 등식은 필요에 따라 임의로 연장된다. 문제는 토착왜구라는 표현에 담긴 인종주의 정서다. 집권당이 나서서 인종주의 편견을 용인하고 조장하니 한심한 일이다.

     
    ‘해방후 친일청산이 안 돼 아부하는 자들이 출세하고 정의로운 이들이 핍박받는 굴절된 현대사를 갖게 됐다.’ 검찰 인사를 보면 그들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과연 권력의 주구들은 영전했고 원칙을 지킨 이들은 좌천됐다. 이렇게 그들은 열심히 현대사를 ‘굴절’시키고 있다. 대체 누가 친일파의 후예란 말인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출처: 중앙일보] [진중권의 퍼스펙티브] "그들의 조국은 한국이 아니다, 민주당 586의 망상"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989635?fbclid=iwar1cavy_lqeso3t4fl7tt78_fm5ctunlgtsu2kdkj0kqzfffobovpvfrmlm
    용주 형님,
    카나다에서 안녕하시지요?
    그곳은 화이트 크리스마스 희망이 있는지요?
    카나다 여행가이드 칼럼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피 뉴 이얼~
    뚱강 올림
    성도 형님, 감사합니다.
    빨리 코로나19를 넘기고 만나뵙고 싶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뚱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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